“포항시의 기업유치 ‘MOU체결’ 이제 말잔치로 그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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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 기업유치 ‘MOU체결’ 이제 말잔치로 그쳐선 안돼”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4.12.0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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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이강덕 포항시장이 기업 유치에 올인하고 있어 성과에 기대가 모아진다.

중국 감숙성(省) 관저우시(市)에 본사를 둔 유젠그룹이 포항에 대규모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낭보(朗報)가 전해졌다.

포항시 기업유치과(課)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동안 중국 유젠 물류그룹과 태부그룹을 방문, 회사 관계자들과 포항투자실무협의를 가졌다 한다.

이 자리에서 유젠그룹은 올 연말안으로 영일만 배후단지 부품소재전용공단에 3천만 달러(한화 300억원) 투자를 위한 합의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1차적으로 외자 도입에 따른 100만 달러 투자 MOU를 포항시와 우선 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유젠그룹은 지난 10월28일 포항시와 메탈실리콘(MG-Si) 생산공장 건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유젠그룹은 포항부품소재전용공단 내 3만6천466㎡의 부지에 반도체, 태양전지, 합금철, 유기실리콘 등의 원재료가 되는 메탈실리콘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1차적으로 130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유젠그룹이 생산하게 될 메탈실리콘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규석을 정제해 만들어지는 기초 소재로 반도체, 태양전지 등의 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원재료로 쓰인다는 것이다.

현재 전량 중국 및 유럽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포항에 공장이 들어서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수요량에 대한 수입 대체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업 유치를 반기면서도 MOU에 대한 불신이 적지 않다.

박승호 전 시장 시절 100건이 넘는 MOU 체결을 맺었으나 기업 유치를 성사 시킨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강덕 시장도 그같은 전철을 밟는 것은 아닌지 시 관계자들은 사전에 세밀한 점검과 검토를 통해 MOU를 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만의 차별화한 투자인센티브 개발과 함께 언제 어느 곳이든 찾아가는 투자유치설명회를 통해 포항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민선 6기 핵심 과제로 내건 이 시장은 지난 10월 27일 부산롯데호텔에서 도 기업유치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달 1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1+1 포항 세일즈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이 시장의 기업 유치 행보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활발해 보인다.

많은 시민들은 기업 유치 성과가 언제부터 현실적으로 나타날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는 과거 기업 유치 방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어 기대가 모아진다.

시의 지난해 투자유치 실적 경우 2개 기업 265억원에 불과 했지만 이 시장 취임이후 올해는 6개 기업 유치에 2천5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시는 전방위적 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수도권 기업인 삼승철강을 유치하고 덕성학원과 복합리조트 투자유치를 성공한 데 이어 중국 유젠물류그룹과 3천만불의 외자 유치를 성공하는 등 연이은 국내외 기업유치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시의 기업 유치가 절박한 당면 과제로 급부상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포스코와 철강공단기업들이 포항시에 납부하는 지방세가 급감해 포항시 재정 운용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올해 포항시에 납부한 지방세는 고작 250억원 수준.

한때는 포항시 전체 지방세의 30% 정도를 차지했을 정도로 지방세를 많이 냈다.

철강경기가 호황기이던 2006년 859억원, 2008년 655억원, 2009년에는 1000억원에 가까운 979억원의 지방세를 납부했었다.

하지만 철강경기 침체기로 들어섰던 2010년 375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252억원 납부에 그쳤다.

올해 250억원 수준은 2009년에 비해 무려 500% 가까운 감소이며 포항시 전체 지방세의 7% 수준에 불과해 세수 감소에 초비상이 걸린 셈이다.

15년전 지역 출신 한 대학교수는 “15년 이후가 되면 포스코 철강 경기가 크게 위축돼 포스코가 고철 덩어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 경제가 아주 어렵게 될 것”이라며 “그에 대비한 새로운 동력을 미리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예측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그 예측이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믿고 기댔던 포스코가 갑자기 휘청거리면서 세수 확보가 크게 줄어들고 덩달아 지역 경제가 엉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이제 새로운 기업 유치는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적 요소가 됐다.

재정난의 타개책으로 생산 유발·인구 유입·고용 촉진·지방세수 증대 등의 효과는 오직 기업 유치 뿐이기 때문이다.

포항시가 민선 5기 시절 ‘기업유치 MOU체결’이란 보도자료를 수 없이 배포 했었다.

‘기업유치 MOU체결’이란 계약(법적인 행동)을 하기 이전 단계로 계약 조건을 산정하겠다는 약속이다.

MOU 내용대로 계약 조건을 산정하다가 서로가 제시하는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도 흔히 있을 수 있겠지만 그 많았던 박 전 시장 시절 민선 5기 기업유치 MOU체결은 모두 엉터리였고, 거의가 본계약 체결 무산으로 흐지부지 됐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엄청난 행정력 낭비가 따랐고, 결국 민선시장의 ‘홍보용 MOU 체결’이란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이강덕 시장 민선 6기에는 기업유치 각론(各論)을 섬세히 세워 MOU 체결이 본계약으로 이어지게 경영 마인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수십년간 지역 국회의원들과 자치단체장 등 수많은 정치인들이 포스코에 기대어 온갖 혜택을 다 누렸다.

그러면서 지역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는 기업 유치에는 방관한 탓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불경기 속에서 허덕이고 세수 확보에 초비상이 걸리는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포항 경제가 최대 위기에 내몰린 책임은 개인 출세욕에만 급급한 지역 정치인들에게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시 재정 자립도가 33.52%로 전년보다 5%p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 자립도 44.8%보다 낮은 수치이다.

경북 제1의 도시 포항 위상이 계속 추락하고 있는 꼴이다.

시는 포스코 다음으로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될 기업 유치가 ‘자족 도시 포항’ 위상 유지의 시급한 관건이 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밤 잠을 설치며 기업 유치에 올인하고 있는 이강덕 시장의 경영마인드에 기대를 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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