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정치적 배경 업고 특혜 받은 외주사를 차제에 퇴출시켜야 한다
상태바
포스코는 정치적 배경 업고 특혜 받은 외주사를 차제에 퇴출시켜야 한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5.03.28 03:0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종서 취재국장
포스코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건설 베트남 법인장을 지낸 박 모(52) 전 상무가 비자금 조성혐의로 최근 첫 번째로 검찰에 구속됐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검사를 통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에 대해 충분한 소명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베트남 고속도로 건설사업 등의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에 지급할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07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중 4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상무를 상대로 횡령자금의 구체적 사용처, 윗선의 지시여부 등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조만간 정준양 전 회장을 비롯해 전 현직 고위임원을 차례로 줄 소환해 부실기업 인수 등 비자금 관련 각종 의혹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에서 조성해온 국내외 불법 비자금이 얼마가 될지,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는지 여부 등 검찰수사가 광범위하다.

게다가 유보자금 수조원을 다 날린 부실기업 인수 과정에서 생긴 비리 또한 수백억원이 될 지 수천억원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이에 따라 불경기에 시달리는 포항 지역민들은 숨을 죽이고 검찰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부패 뿌리를 찾아 덩어리까지 덜어 내라고 강력한 어조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에 특히 주목한다.

왜냐하면 검찰이 과거처럼 포스코 수사를 적당한 선에서 덮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기가 얼어붙어 힘들어도 차제에 철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팽배한 이유가 그 때문이다.

무엇보다 포항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것은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차관 측근 추종 세력들의 향후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이 차지하고 있는 외주사와 출자사 등이 알짜배기인데다 정치적 배경을 업고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 수사에서 그들이 비자금 조성 관여 등 각종 특혜 비리가 적발되지 않고 또 운좋게 피해 간다 하더라도 포스코가 이번에는 특혜 세력을 가만히 두면 안된다는 여론이 많다.

금전적 지원·학연 지연을 동원해 정치적 배경을 만들고 부당하게 기생한 것이 사실이고, 그 자체가 국민기업 윤리 경영 취지에 어긋난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포스코가 그들에 대해 퇴출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바닥에 떨어진 이미지 회복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수십년간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사 등에 기대어 온갖 부당한 특혜를 받아 온 그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부를 축적했다.

그들은 축적한 부와 막강한 정치적 배경으로 지역민들 위에서 군림하고 거들먹거리면서 오만불손한 언동을 해 온 것은 사실이다.

포스코 불신도 그들로 인해 유발된다.

일례로 도시락 업소를 하던 지역의 이 모 씨 경우이다.

그가 포스코와 포스코 건설사에 어떻게 외주사를 등록하게 됐는지 지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게다가 국내는 물론 외국까지 진출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대의 각종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한 것도 누구의 입김에서 특혜를 받았는지도 다 안다.

그래서 포스코가 정신 나갔다는 비난을 받는 것이다.

특혜를 받아온 인물이 누군가.

비록 무혐의로 풀려나긴 했지만 박영준 전 차관의 비자금 관리 책 아닌가.

지난번 검찰 수사에서 중국으로 급히 피신했다 적당한 시기에 들어와 건재한 척 하지만 과연 혐의가 없어 무혐의를 받았다고 믿는 포항 시민들은 아무도 없다.

국민기업 포스코가 정치권력에 이렇게 놀아나도 되는가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도 그런 데 있다.

포스코가 생긴 뒤 지역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한번 따져보자. 지역 경제가 크게 도움 받고 있는 것을 부정 할 수 없다.

하지만 유무형의 폐해를 받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지도 포스코는 알고 있는가.

포스코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바로 그들이다.

포스코가 들어선 뒤 40여년간 쇳가루 공해를 마시고, 지금도 아침 저녁에 매캐한 공기에 휩싸여 숨쉬기조차 힘들어도 그들은 포스코를 향해 원망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그에 대해 포스코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원인 모르게 폐결핵 환자가 늘어나고, 각종 질병으로 앓다가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지만 포스코를 상대로 소송한 주민들은 없다.

그들이 유무형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선량한 주민들인 것이다.

반면 엄청난 특혜를 받은 정치권력 끄나풀들은 넘쳐나는 부축적으로 군림하는 꼴불견 언동과 행태가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윤리경영이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경영 전략이라고 포스코가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 끄나풀들에게 부정 특혜를 주는 것이 윤리 경영인가.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윤리 규범 준수를 계속 강조해 왔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포스코는 특혜 받아온 문제의 외주사들을 모조리 퇴출시켜야 옳지 않나.

포스코가 이 지경이 된 이유가 뭔가.

부패한 정치권력에 놀아났기 때문 아닌가.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 땀 흘리는 현장 근로자들에게 면목이 있는가.

특히 불모지에 포스코를 건설한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 전 회장이 부패 정치권력에 휘둘리는 포스코의 위기를 지켜보고 어떤 심정일지 생각해 봤는가.

아무튼 포스코가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자세는 부패한 정치권력 영향력을 과감히 배제하는 것이다.

그래야 강직하고 청렴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포항인 2015-03-30 16:17:35
오랫동안 타지생활후 고향에 잠시 왔는데 냉정한 비판정신에 입각한 이런 훌륭한 신문이 포항에 있었네요. 앞으로도 정론직필에 입각하여 진실만을 말하는 신문을 만들어 주십시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