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대변신’ 가져올 새로운 성장 동력 유망분야 발굴해야 살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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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대변신’ 가져올 새로운 성장 동력 유망분야 발굴해야 살수 있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5.05.0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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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포항철강공단내 생산과 고용의 큰 몫을 담당해온 대표적 전기로 철강업체 동국제강이 휘청거리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제품 경쟁력 약화와 후판 생산량 재고 누적에 따른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포항제강소내 연산 150만t 규모의 후판 2공장에 대한 영구 폐쇄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판 2공장이 폐쇄하면 본사 직원 100명은 당진 등 다른 부서에 배치되지만 협력사 5·6개사 직원 300여명은 직장을 잃게 된다.

또 포항 후판 2공장이 폐쇄되면 형강·봉강 제강공장에 근무하는 900명(본사인원 500명)만 남게 되어, 1990년대 연산 250만t을 자랑하던 후판 공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후판은 일반적으로 6mm 이상의 두꺼운 강판을 말한다.

국내에서 생산된 후판의 대부분은 선박 건조에 사용되고 있으며, 동국제강은 10개 국가 선급협회로부터 제조법 승인을 받아 선급 일반강과 선급 고장 력강을 생산해 왔다.

조선사들의 저가 수주와 신규 수주가 크게 감소해 후판 생산업체 동국제강은 작년 1분기에서 영업 손익-185억원 기록하는 등 적자 누적 경영난을 겪어오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300억원에 달하는 회사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 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아 구속영장이 지난 28일 청구되었으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가 이를 기각했다.

서울 중앙지법은 “일부 범죄혐의에 관한 소명 정도,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장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전(有錢)불구속”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검찰이 사법부를 향해 “돈 있는 사람은 풀어주었다”고 공개 비난한 것은 ‘초유의 일’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했다.

검찰은 “장 회장의 도박상습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개인 비리를 추가해 최대한 신속하게 영장을 재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이 거액의 비자금 조성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는 포항시민들에게 동국제강 후판 2공장 영구폐쇄 검토에 이어 장세주 회장의 개인 비리까지 드러나자 충격이다며 당혹해 하고 있다.

철강 경기 악화로 포항 경제가 죽을 쑤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온 ‘동국제강 악재’는 ‘지역 경제계’를 더욱 불안 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포스코건설·동국제강 등 포항에서 자리잡은 대기업들이 ‘윤리 경영’이란 도덕적 잣대를 폐기하고 비자금 조성 등 부도덕 경영으로 빠져드는 것은 생존을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어서 극력 경계해야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북 동해안의 경기는 정말 심상치 않다.

포항항 물동량으로 밑바닥 실물 경제를 체크하는 경북항운노조는 물동량 감소로 평소 급여의 20%나 가위질 당하고 있다며 생활고(苦)를 호소한다.

영일만항(港)을 이용한 자동차 수출은 러시아의 수요 위축으로 감소세를 계속 기록 중이다.

울릉도 입도 관광객 수는 작년 동기비(比) 40% 격감 수준을 보이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관계자는 “올해는 죽었다는 생각 밖에 안 들 정도로 어렵다”며 “포스코만 바라봐야 할 처지여서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1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에서 연결기준 매출 15조 1010억원, 영업 이익 7310억원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비 소폭 줄였고 영업 이익은 작년 1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포스코가 1.4분기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속사정을 뜯어보면 그 내용이 탐탁지 않다.

포스코의 실적 개선은 원가 하락의 영향에서 비롯됐다.

수출 호조세가 아닌 원자재 값 하락 영향으로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수출둔화세로 철강 업계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항철강공단의 중견기업들의 실적도 급락했다.

세아제강-30%·넥스틸-76%·아주베스틸-55%나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비(比) 각각 줄어들었다.

실적 급감은 경영난으로 직결된다. 미국 세일가스 채굴 업체에 불황이 닥쳐 세일 가스를 뽑아내는데 필요한 대형 파이프를 생산하는 포항의 대표기업들이 시름에 빠졌다.

특히 세아제강은 직원들의 급여만으로 따져 포항 전체에서 3위권에 드는 탄탄한 중견 기업이지만 미국의 세일가스 생산급감 여파를 견디다 못해 구조조정을 본격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세일가스 개발업체들이 국제유가 하락 파급 악영향을 견디지 못해 파산과 해고의 소용돌이에 빠진 것으로 밝혔다.

조선용 후판 수요격감에 이어 세일가스 채굴용 대형파이프 수요마저 줄어들고 있어 포항철강공단의 불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7월 포항상의·포스텍 관계자 13명 미국 북서부에 있는 피츠버그와 시애틀을 10일간 방문했다.

과거 철강 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피츠버그는 철강산업사 양화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세기 후반 ‘세계의 대장간’으로 각광 받았던 피츠버그는 1970년 초입 ‘뚜껑이 날아간 지옥’으로 묘사되기도 했었다.

70년대 말부터 시(市) 주도의 변신작업이 성공해 의료·정보통신(IT)·금융도시로 부활했다.

특히 피츠버그 대변신은 철강업종 중심의 포항이 글로벌 경기 위축·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타격을 입을 때마다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되어 오고 있다.

2014년 6월 미국 피츠버그대(大) 마크 노덴버그 총장이 포항을 찾아 ‘피츠버그 재탄생’을 주제로 강연했다.

노덴버그 총장은 “철강도시 포항도 비츠버그를 참고해 산업의 다양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작년 12월 포스코가 파트너가 된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가 들어섰다.

포항철강공단이 새로운 미래산업의 트렌드에 맞는 대혁신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피츠버그는 대학과 기업·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을 고민하는 모임’을 만들어 철강업종을 대신할 5개 유망 분야를 발굴했다 한다.

의료, 에너지, 정보통신(IT), 첨단제조업, 금융서비스 등 5개 분야이다. 그로인해 휘청거리던 철강도시가 지식기반도시로 부활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휘청거리는 포항 경제를 제대로 살릴려면 포스코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할 중요한 시기 임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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