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국가의 큰 어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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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국가의 큰 어른 잃었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09.02.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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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7일 오후 김수환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된 명동성당을 방문,정진석 추기경의 안내를 바등며 조문을 하고 있다.
李대통령, 김 추기경 빈소서 조문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중구 명동성당을 방문,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명록에 “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함께 할 것입니다”라고 적어 김 추기경에 대한 존경의 뜻을 표했다.

정진석 추기경과 안병철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의 안내로 명동성당 대성전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박신언 명동성당 주임신부의 영접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대성전 안에 안치된 김 추기경의 유리관 앞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1분여간 고개를 숙이며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김 추기경의 선종이 믿기지 않는 듯 유리관 오른편과 왼편으로 번갈아 이동하며 영면의 잠에 빠진 고인의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이 대통령은 정진석 추기경과 사제관에서 잠시 환담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성탄절에 만나서 다행이었다. 그 때는 대화도 나눴는데…”라며 “그 날 교회에 갔다가 갑자기 만나고 싶어서 병 문안을 가게 됐다. ‘힘드니까 그냥 계시라’고 만류해도 자꾸 말을 하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정 추기경은 이에 “그 때가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그 뒤로는 기력이 더 떨어져서 옆 사람과 얘기 나누는 것도 힘들어 했다”며 “김 추기경은 나라를 위해 큰 일을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40년 전 추기경이 됐을 때만 해도 한국이란 나라의 존재감이 없었을 때인데, 한국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어렵고 힘든 때 국민들에게 ‘사랑하고 나누라’는 큰 가르침을 남겼다”고 추어올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도 “안구기증을 통해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희생정신이란 큰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던졌다”며 김 추기경을 추모했다.

이대통령은 “국가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국무위원전체이름으로 애도하고 정관들도 조문해달라고 말했다. <뉴시스>


MB와 김추기경의 인연

이명박 대통령이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70년대 현대그룹 고위 임원으로 재직 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가난했던 대학시절 우연히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병원을 소개받아 기관지 확장증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던 이 대통령이 당시 김수환 추기경을 찾아가 ‘병원을 세우고자 하는데 천주교에서 맡아 운영해 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요청도 하기 전에 이렇게 먼저 말을 해줘서 고맙다”고 화답했고, 이렇게 두 사람의 인연으로 1975년에 세워진 병원이 ‘현대 혜성 병원(현 울산대 병원)’이다.

이후 이 대통령은 연초나 명절 때 주기적으로 김 추기경을 찾아뵙고 인생의 지혜를 구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기간 중에도 ‘고비’때마다 김 추기경을 방문해 조언을 구했다. <문화일보>

정리 = 김기환기자 rlarl11@kbje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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