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공단 불황 보완 대책은 ‘포항세일즈’… 외투기업 유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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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공단 불황 보완 대책은 ‘포항세일즈’… 외투기업 유치해야”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6.05.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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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전 세계가 철강 공급 과잉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살포된 선진국 자금 유입과 설비 증설로 두자리 숫자 성장률을 이어가던 중국이 결국 상품 공급 과잉 진원지가 됐다.

철강 공급 과잉은 기업 수익 및 소비의 감소를 초래해 경기 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글로벌 과잉 시대 한국·중국 등 세계 각국이 조선·해운·철강 등 과잉 공급 업종의 구조조정 진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빚더미에 오른 기업들은 자산을 매각해서 버텼지만 이제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해양 플랜트 사업에서 천문학적 손실을 냈던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 가뭄을 맞았다.

세계 경제 호황에 선박을 경쟁적으로 늘렸던 해운사들이 급격히 줄어든 물동량에 운임 수입이 반토막으로 격감했다.

한국의 대표적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도산 위기에 허덕이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 역시 중국의 값싼 철강 제품 밀어내기 수출에 몸살을 앓았다.

중국 정부는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함께 꺼내들었다.

과잉 생산 능력해소 과정에서 철강분야 50만명, 석탄분야 130만명 실업자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들의 일자리 재배치 재원으로 1000억위안(약 17조 6000억원)을 책정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소업체간 인수합병에도 재정 지원을 약속하고, 한계 기업에 대해서 금융지원을 봉쇄하는 등 과감한 퇴출 정책 추진을 병행하고 있다.

생산 과잉 기업의 구조조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정부는 지난달 26일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구조조정 1순위로 해운업과 조선업을 지목했다.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발표에 따른 압박으로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지난주 최대 4천여명의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하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방만한 사업구조도 조선업 위주로 단일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조선업 불황과 구조조정 여파로 대우조선이 자리잡은 경남 거제시의 각종 경기지표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거제시 전체 카드매출액은 2356억원으로 2월(2632억원)보다 10.5%가 줄어들었다.

원룸 공실률도 3월말 현재 6.6%에 달했다. 음식점 수는 지난 3월말 기준 4,181개로 지난해 6월 4,793개보다 12.7%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숙박업소는 403개에서 331개로 17.8%가 준 것으로 조사됐다.

거제시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전통 시장과 대형마트의 매출이 10~20%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절박한 해운·조선업에 비해 철강산업은 어떠한가.

지난달 26일 ‘포항뿌리회’는 포항지역 경제발전을 모색하는 ‘안개속 포항경제 등대를 찾아라’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주제 발표에 나서 유승록 포스코 철강연구센터 상무는 “한국 철강시장은 양적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95년을 피크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동차산업은 생산 소비증가의 한계점에 봉착했고 조선산업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는 등 국내 철강수요 산업의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유 상무는 국내 철강한국 철강산업의 근원적 문제 해결을 위해 설비폐쇄 등을 통한 구조조정 추진의 불가피성을 제시했다.

포항철강공단의 중소 가공업체들은 조선업 최악의 불황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달 3000~4000t의 후판을 절단해 현대중공업에 납품하던 중소기업은 50여명 직원을 해고하고 문을 닫았다.

철강공단 주변 도로 곳곳에는 공장 임대·매매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공단 내 대형 철강업체에 근무하는 이 모(40) 씨는 “일부 업체에서 철근 생산라인을 특수강으로 바꾸는 등 자구 노력을 하지만 내수 부진과 선박, 플랜트 등 글로벌 연관 산업 경기 추락으로 생산과 수출이 감소하면서 구조조정이 가시권에 들었다”고 우려했다.

공단관리 관계자는 “기업마다 쉬쉬하지만 ‘구조조정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국내 제1의 철강도시 포항의 ‘구조조정 불안감’은 가시화됐다.

270개 업체 중 최근 3년간 45개 업체가 휴폐업하고 5곳이 법원에 경매 매물로 나왔다.

철강공단 관계자는 “2014년 1만 5120명이었던 고용인원이 2015년 1만 4240명으로 감소했다”·“이들 업체의 협력사를 포함하면 1년간 일자리를 잃은 철강공단 근로자는 2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대규모 구조조정 등 노동시장 급변에 대비 ‘고용 상황반’ 가동에 들어갔다.

고용부 포항지청은 “기업 동향을 세밀히 파악, 구조조정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고용유지지원제도를 활용토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강공단 불황은 포항지역 경제를 침체의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포항지역 불황의 끝은 어디쯤일까.

지난 9일자 ‘한국경제’는 ‘2년새 2조 끌어온 포항세일즈’를 대서특필하고 전국 외투(外投)기업 1578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포항시가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포항시가 30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 메탈 실리콘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중국 유젠그룹에 시청공간을 사무실로 무상제공한 사실을 부각시켰다.

포항시는 외투기업에 사무실을 공짜로 빌려주고 기업별로 전담공무원을 두는 등 ‘포항세일즈’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철강공단 불황으로 세수 부족 재정난을 겪고 있는 포항의 새 활로는 외투기업 유치이다.

‘포항세일즈’는 이강덕 시정(市政)의 승부수이자 지역 새활로 개척의 지름길이다.

‘포항세일즈’의 가시적 성과에 주목하며 영일만 산업단지에 외투기업이 속속 입주하는 큰 성과를 도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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