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대응 “풍속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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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대응 “풍속도가 바뀐다”
  • <김기환 기자>
  • 승인 2009.09.0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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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성당에 손세정제 비치…수학여행 포기
3일 대전 유성구청에서 관내 초·중등 보건교사와 유치원 원장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신종플루 예방과 대처법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국내 신종플루 사망자가 4명으로 늘고, 전체 누적 감염자가 4300명을 넘어섰다. 대학가·스포츠 경기장·종교시설·수학여행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전과 다른 풍경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4일자 조선일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신문보도에 따르면 고려대와 연세대는 오는 11~12일 열리는 정기 '고연전(연고전)'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야구·농구·럭비·축구·아이스하키 등 5개 종
경기아이누리 체험여행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3일 경기도 광명시에서 귀체온계로 체온 측정을 받고 있다. 이번 체험여행을 개최한 경기관광공사는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귀체온계와 손세정제를 준비했다.
목에 걸쳐 격전이 벌어지는 올림픽 주경기장과 목동 아이스링크가 자칫 신종플루 확산의 장이 될 수 있어서다. 두 학교 정기전에는 경기마다 1만~3만명의 관중이 몰린다.

올해 정기전을 주최하는 연세대 관계자는 "대회 취소까지 고려했지만 1945년부터 이어온 행사를 거를 수 없었다"고 했다. 일단 고연전을 열기로 결정한 만큼 두 학교는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두 학교는 국제공항 검역소에서 쓰이는 대당 3500만원짜리 체온감지기를 빌려 경기장마다 비치하고, 조금이라도 열이 나는 환자는 곧바로 현장 의료지원소에 보내 정밀 체온검사를 할 방침이다.

경기장 입구에서 신종플루 예방 수칙 팸플릿을 나눠주고, 경기장 입구와 복도에 500mL짜리 손 세정제 100병을 비치할 방침이다. 연세대 한태준 총무팀장은 "세정제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수소문 끝에 겨우 구했다"고 했다.
마스크는 준비하지 않기로 했다. 연세대 안강현 학생복지처장은 "경기장에 3만명이 모여 응원전을 벌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라고 해봤자 듣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손 씻고 응원하라'고 전광판 등을 통해 수시로 홍보할 방침"이라고 했다.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와 사랑의교회(담임목사 오정현)는 지난주부터 예배실에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대성전 입구 20곳에 자동분사 소독기를 설치했다.
사랑의교회도 예배위원 200여 명에게 손 세정제를 배포해 신도들과 주일학교 학생들이 손을 씻고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사랑의교회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더 확산되면 최악의 경우 담임목사·사회자·성가대 등 필수인원만 예배에 참석하고 일반 신도는 인터넷으로 예배를 보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했다.

불교 조계종은 5~18일 열리는 행자(行者·예비승려) 교육 일정을 3주에서 2주로 단축했으며, 큰 방(대중방)에서 함께 생활하던 교육방식도 2~4인실로 나눠 생활하도록 했다. 또 참가자 170명에게 병원과 보건소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받아오게 했다. 직지사·갑사 등 템플스테이 사찰들도 일정을 연기하는 곳이 많다. 조계종 관계자는 "다음 주 전국 사찰에 신종플루 예방 지침을 시달하고 체온계와 손 세정제 등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주교는 서울 지역 일부 성당의 노인대학이 휴강했고 오금동성당 등은 손 세정제를 비치하고 있다. 또 가회동성당, 수색성당 등은 주보와 미사시간 중에 예방 수칙을 알리고 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주와 제주도 신종플루 위협에 떨고 있다. 지난해 9~10월 경주시 보문단지에 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을 찾은 수학여행단은 1만9290명이었다. 올해는 아직 단 한건도 예약이 없다. 지난 1일 방문하기로 예약했던 경기 성남시 A초등학교 수학여행단 170명은 막판에 예약을 취소했다. 오는 22일로 예약한 경기도 평택시 B초등학교 수학여행단 90여 명도 "일정이 불확실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엑스포공원 인근 놀이공원인 '경주월드'의 박진효 판촉과장은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러 나가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가을 수학여행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제주도도 비슷한 상황이다. 청소년 수련시설인 제주시 명도암 유스호스텔에 따르면 1일부터 3박4일간 이곳에 숙박하기로 한 강원도 홍천군 C고등학교가 예약을 취소했다.

한 대형 콘도업체는 "연말까지 잡힌 단체 예약이 20건인데, 그중 9~10월에 잡혀 있던 예약 4건은 이미 취소됐고 나머지도 어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모 중견 여행사 관계자도 "다음 달까지 잡혀 있던 수학여행 예약 5건이 도미노처럼 모두 취소됐다"고 했다.

또 이 신문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제주도를 찾은 교육 관련 단체여행객은 44만98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5만799명)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제주도관광협회 정윤종 기획팀장은 "9월에 접어들며 줄줄이 예약 취소 사태가 빚어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학생 단체를 상대로 하는 제주지역 숙박업계와 식당, 전세버스, 유람선, 여행업계 등이 하반기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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