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지난 2일 경북 경주시 동부동의 한 주택에서 그동안 실물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던 신라 문무왕릉비의 상단부분을 확인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문무왕릉비편은 수도검침원이 검침을 위해 주택을 방문했다가 수돗가에서 글자가 새겨진 비편을 확인하고 김윤근 신라문화동인회 부회장에게 연락함으로써 발견됐다. 진정환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비편의 앞면에서만 200여자의 글자가 확인된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경주부윤을 지낸 홍양호(1724~1802)의 ‘이계집(耳溪集)’은 682년 경주 사천왕사에 세워졌던 문무왕릉비의 조각들을 1796년(정조 20)에 발견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조각들의 탁본은 청나라 금석학자 유희해(劉喜海·1793~1853)에게 전해져 그가 쓴 ‘해동금석원(海東金石苑)’에 내용이 실렸다.
이 조각들은 그 이후 있는 곳이 다시 묘연했으나 1961년 비석의 하단 부분이 경주시 동부동에서 발견돼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며 이번에 상단 부분이 발견됐다.
상단 부분은 주택의 수돗가에 박혀 있었으며 표면이 훼손되고 가장자리 등 일부는 심하게 마모됐지만 비문의 전체 내용을 읽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박물관 측은 설명했다.
<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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