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식당에 줄선 회장님…MZ세대가 선호하는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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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에 줄선 회장님…MZ세대가 선호하는 리더?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04.1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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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8월 30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팔십이 다 된 노인이 아들 걱정에 비타민 많이 먹어라, 맥주 많이 마시지 말라고 하시네요."(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제 배가 나온게 아니고 옆에 클라운과 똑같이 해볼려고 내밀어 본겁니다. 진짜일겁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리더 스타일은 '소통형'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제 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현장에서 MZ세대들과 격의 없는 모습을 보이며 소통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MZ세대 8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경영진 리더십 유형으로 직원과 함께 고민하고 개방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소통형'(77.9%) 리더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젊은 경영자들이 보이는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 행보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70.2%로 높았다. '부정적' 평가는 단 7.9%에 그쳤다.

실제 삼성 이재용, SK 최태원, LG 구광모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과거와 달리 MZ세대와 형식을 파괴하며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경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MZ세대들에게 직접 차기 전략 제품 보고를 받고, 자유로운 소통 시간을 가졌다. 이 회장은 현장 방문시 점심시간 구내식당에서 직접 식판을 들고 줄을 서 급식을 받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오너 중 유일하게 소셜미디어를 운영 중이며, 현장 방문시 간담회나 '번개'를 통해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공식적인 간담회 외에도 냉동 삼겹살, 빈대떡, 매운탕집 등 SK 직원들이 자주 찾는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해 SK텔레콤 인공지능(AI) 사업팀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자신을 회장님이 아닌 '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토니'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으로, '아빠 곰 토니'라는 뜻의 인스타그램 아이디 '파파토니베어(papatonybear)'도 여기서 따 왔다. 최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세포배양 연어 등 사업과 관련된 사진뿐 아니라 야식으로 먹은 라면, 운동, 산책 등 일상 사진을 올리며 MZ세대와의 소통 행보를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가 총괄 디렉터를 맡은 포도뮤지엄 전시에서 '1빠'로 봤다며 광대와 나란히 앉아 배를 내밀고 축 처저 있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제 배가 나온게 아니고 옆에 클라운과 똑같이 해볼려고 내밀어 본겁니다. 진짜일겁니다"라고 밝혔다. 

1978년생으로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MZ 직원들의 건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고객가치를 창출한 LG 구성원들의 성과를 수상하는 'LG 어워즈' 현장에 참석, 개인 휴대폰을 수상팀 사진을 찍고 박수를 보내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MZ세대들은 생산과 투자, 일자리 창출 등 기업의 전통적 역할 이상으로 기업 구성원 간 '소통'을 중시한다"며 "MZ세대들을 끌어안으려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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