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립 55년 역사에 처음 있는 임·단협 결렬 경영진 책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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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창립 55년 역사에 처음 있는 임·단협 결렬 경영진 책임론 대두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3.10.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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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측, 기본임금 16.2만 원, 일시금 600만 원 지급 제시에도, 노조가 교섭 결렬 선언 주장
노조 측, 崔 회장 자사주 1천412주 배당, 임금 63% 인상 등 격차 심해 형평성 논란 가중
포스코 홍보보다 崔 회장 얼굴 내보내는 우상화 언론 홍보에 직원들 불만 극에 달해 있어
▲ 지난달 7일 오후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 앞에서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 등 조합원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포스코가 창립 55년 역사에 임금 협상이 처음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권위적인 현 경영진들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향후 전개될 추이가 크게 주목되는 형국이다. 만약 포스코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할 경우 국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노동계와 산업계는 물론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워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특히 현 정부가 최정우 회장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꾸준히 요구해온 가운데 벌어진 임단 협상 결렬과 파업 우려로 인해 경영진 책임론 등 후폭풍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 노조 측은 임단 결렬은 사측의 협상안이 일방적이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事態)라고 주장했다. 또 기본급 인상에 대한 내용 없이 노조에서 제시한 임금 요구안 23건 중 5건만 수용하는 것이라 교섭 결렬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사측에 기본급 13.1% 인상과 자사주 100주 지급, 성과 인센티브 신설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최 회장 등 일부 임원진들에게 돌아간 스톡그랜트(회사보유주식 임원진에게 무상 배당) 3천여 주 등 무려 31억 6천498원의 배당금 등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중 최 회장은 1천412주를 챙겼다는 것이다. 임금 인상도 최 회장 63%, 부회장 58% 등 직원들 임금 인상과 너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익명의 포스코 노동조합(한국노총) 한 관계자는 “국민기업 근로자들이 파업을 목적으로 임단 협상을 결렬시킨 것은 아니다”며 “노조의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요구 사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최정우 회장 등 현 임원진들을 향한 불만도 얽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포스코 한 전문가는 “노조원들이 최정우 회장 등의 현 임원진들을 향한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방위 사퇴 압박이 있어도 버티면 한 달에 수억 원을 챙기고 또 이념이 같은 측근들 자리 보존도 될 수 있어 견디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받는다”고 주장했다.

또 한 노조원은 “국민 기업에 근무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 때문에 임금 동결을 반복해온 직원들은 겨우 2.3% 수준의 임금 인상에도 참아왔다”며 “주인 없는 회사지만 수해 피해 복구가 한창일 때 상상을 초월한 임원진들의 주식 배당과 높은 임금 인상 등은 현장 직원들 가슴에 대못을 박아 온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익명의 한 노조원은 “최 회장은 주인 없는 포스코그룹을 손아귀에 넣어 제왕적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며 “막대한 홍보비로 언론을 포섭하여 포스코 로고가 나가야 할 언론 홍보에 최 회장을 우상화시키고 있어 직원들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 일가 사기업이 아니다”며 “최 회장 등 임원진들이 박태준 창업자 업적을 지우려 하는 오만을 부리고, 또 노동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근로자들을 하찮은 졸(卒)로 취급하는 권위적 행위가 도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한 노조원은 “노조원들이 기업의 성장과 함께 한다는 뜻으로 투쟁을 빼고 소통 구호를 넣었다”며 “노사 간 화합을 바라고 있으나 경영진들의 독선과 불성실한 교섭 태도에 화가 난다”고 주장했다.

반면 포스코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고 수준의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본임금 16만 2천 원 인상, 주식 400만 원·상품권 50만 원·현금 150만 원 등 일시금 600만 원 지급, 격주 주 4일제 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임금 협상에 제시된 회사 재원은 전년 대비 150% 수준인 약 1천700억 원에 달하고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피해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협상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 한 관계자는 “상반기 영업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하는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타결을 위해 예년 대비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다"며, "직원 평균 인상률은 5.4% 수준이며, 가장 낮은 직급인 사원급 직원들의 인상률은 약 7.2%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노조 측은 “언론 플레이에 능한 경영진의 주장은 실제 상황과 다르고 앞뒤까지 전혀 맞지 않는 일방적 주장만 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포스코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국립 현충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이날 노조 관계자들은 현충원의 포스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하기도 했다.

노조는 향후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거친 이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 투표에 나서기로 하여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포항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10일부터 노사분쟁 중재 및 협상 테이블 마련 등 노사 간 노동쟁의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갈등조정위원회를 긴급 발족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등 조정에 나섰다.

노사민정협의회 구성원은 근로자 대표 2인, 사용자 대표 1인, 공익 대표 1인, 민간 전문가 1인, 위원회 간사 1인 등 총 6명으로 돼 있다.

결론은 포스코 역사 55년 만에 처음 발생한 임금 협상 결렬이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경영진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것인지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는 형국이다.

전방위 사태 압박 속에 임단 협상 결렬로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는 최정우 회장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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