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재 의원 현 정부에 반기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포항에서 극진히 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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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재 의원 현 정부에 반기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포항에서 극진히 환대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3.11.2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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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의원, 金 전 위원장에게 차량 제공하고 강의 장소에 시·도의원 붙여 모셔
여야 넘나드는 정치 9단 김 전 위원장에게 위기 탈출 비법 조언 구했을 수도
▲ 지난 27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포항시 북구 죽장면 포항서포중학교에 방문하여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로강연을 가졌다.

윤석열 정부 반대 세력으로 분류되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 있는 포항 서포중학교를 찾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로 강연을 가졌다.

이 학교 전교생 수는 12명이다. 사회 각계각층의 유력 인사들을 초청하여 학생들의 진로 강연을 펼치는 행사에 김 전 위원장도 같은 맥락으로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의 관심은 이날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포항북구)의 행보다. 포항을 찾은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시·도의원을 붙여 극진히 모신 행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강연장에도 김정재 의원이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둔 시점이라 대부분 정치인들은 몸을 낮추고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을 아마추어로 폄하하고 심지어 내부 총질로 대통령을 갈구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감싸고도는 김 전 위원장을 환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김정재 의원의 정치적 계략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교체지수가 높고 정당 지지율보다 자신의 지지율이 낮아 내년 총선에 컷오프될 것이라는 설이 무성하여 비상이 걸린 처지다.

​최근 국힘 혁신위에서 발표한 46명의 컷오프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국민의힘 또는 정치권에 영향력이 있는 김 전 위원장에게 위기 탈출 비책 조언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는 계파가 많아 콩가루당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중 김정재 의원의 정신적 지주는 장제원 의원이다. 그도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때 친윤 정권 실세로 불렸다. 그가 갑자기 입지가 좁아진 것과 김정재 의원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만남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전교생이 12명 있는 오지 학교에 강의 온 것도 이례적이고 김정재 의원이 환대한 것도 수상하다. 위기 반전 전략 조언을 구한 게 아니냐 하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장제원 의원은 안철수 단일화에 앞장서는 등 정권 창출에 일등 공신으로 꼽혀 왔다. 그런데 한두 달 전부터 정치 기반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 윤 대통령 장모와 처남 문제를 장 의원이 처음 끄집어낸 것이 불씨가 돼 현재 둘 다 감옥에 가 있다.

​지난 일이고 당시는 야당으로 어쩔 수 없었다지만 그로 인해 장 의원 스스로 자격지심이 없을 수 없다. 그런데다 용산 대통령실과 당 주변에서 대하는 분위기 또한 예전 같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럴수록 장 의원은 신중하고 겸허(謙虛)해야 했었다는 지적이다.

​혁신위가 낙동강 하류 지역 중진 의원과 친윤 인사들은 험지 출마나 불출마 선언을 하라는 혁신안이 냈을 때 만약 장 의원이 앞장서 총선 승리를 위해 불출마와 백의종군을 선언했었다면 큰 정치인으로 각인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런데 92대 관광버스에 지역구 주민들을 동원하여 자신의 세를 과시해 보였다. 특히 ‘권력자에게도 할 말은 한다’는 등 반기를 넘는 정면 도전 막말 행태를 보인 것이다. 어려운 시기에 당의 혼란을 부추기고 윤석열 정부를 흔든 꼴이 됐다.

​큰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갖춰야 할 덕목과 통찰력을 찾아볼 수 없는 경솔한 행동이었다.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자청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적 뿌리와 기반이 아무리 없다 해도 검찰 조직을 안고 가는 정부다. 더욱이 3년 이상 임기가 남은 살아 있는 권력이고 그런 사소한 도전에 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윤석열 정부 성공과 국가 안위는 안중에 없고 계파 간 뭉쳐 살아남기 위한 권력 다툼에 혈안이 된 생계유지형 정치꾼들이 현 정부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대열에 김정재 의원도 포함됐다는 의혹이 있다.

​이들은 마지막 정부 압박 카드로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준비하는데 합류한다는 설이다. 위기에 몰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야당과 합세하여 김건희 여사 특검에 동조할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외나무다리 위기 반전 공작으로 해석된다. 여야를 넘나드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만남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관측이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합류할 경우다. 김 의원은 이준석 대표를 존경한다고 찬양했다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저격수로 나섰다. 같은 계보인 장제원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관계도 앙숙이다.

김정재 의원이 포항을 찾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극진히 모신 배경에는 이런저런 관계 개선 전략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위기 탈출을 위한 정치적 공작과 계략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형국이다.

​한편 이에 대해 김정재 의원 한 측근은 “두 분이 만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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