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십다섰 마주막 인생” 빈병 팔아 35만원 기탁한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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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다섰 마주막 인생” 빈병 팔아 35만원 기탁한 어르신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3.12.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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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을 때는 내 자식 키우느라 좋은 일 한 번 못했는데 이제는 자식들도 부자는 아니어도 배곯지 않고, 춥지 않게 잘 수 있으니 적은 돈이지만 인생 처음으로 불우한 어린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경북 안동시 80대 어르신이 1년간 빈병을 팔아 모은 돈 30만원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행정기관에 기탁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필희(85·안동시 옥동) 어르신이다. 지난 7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필희 어르신은 12월 5일 1년간 빈 병을 팔아 모은 돈과 생활비를 조금씩 아껴 만든 30만 원을 한 통의 편지와 함께 옥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복지관에서 늦게 배운 글이라 비록 맞춤법은 서툴지만 편지에는 이필희 어르신이 성금을 조성한 배경과 진한 이웃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는 "내나이 팔십다섯을 마주한 인생을 살면서도 좋은 일 한 번도 못해보고, 내자식 오남매 키우고 가르치며 사느라고 힘들게 살면서 없는 사람 밥도 한 술 못줘보고 입은 옷 한 가지 못줬다"면서 "저도 남의 옷을 만날 얻어 입고 살아 왔다"고 했다.

이필희 어르신은 인생길 마지막에 좋은 일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난 1월부터 이달 초순까지 12개월 동안 쓰레기장에서 빈병을 수거 판매해 15만 원을 만들었다. 여기에 자식들이 준 용돈을 조금씩 아껴 마련한 15만 원을 보태 총 30만 원을 "불우 어린이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내놓았다. 

기탁된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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