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값만 1만원 넘는데”…3만원권 발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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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만 1만원 넘는데”…3만원권 발행될까
  • 정혜진 기자
  • 승인 2024.02.2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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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화폐 가치 하락, 고액권 관심 증가
실용성 높은 2, 3만원권 필요성도 대두
많은 세금 들여 신권 만드는 것 쉽지 않아
▲ 지난 1월 15일 서울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정리하고 있다. 

물가 오름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 서울 지역에서는 냉면을 먹으려면 평균 1만원이 넘고, 비밤밥도 9000원 넘게 지불해야 한다.

고물가 시대에 1만원의 무게감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화폐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명절이나 결혼 성수기에는 더하다.초·중학생 조카들 세뱃돈을 주려면 1만원은 적고, 5만원은 고민된다. 얼굴만 아는 직장 동료의 결혼식에 5만원을 내기도 부담스럽다.

고물가에 화폐 가치 하락이 이어지며 새로운 고액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실에서는 실용성이 높은 3만원권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10만원권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회폐시용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10만원권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29.1%로 나타나 2019년(19.7%)에 비해 10%포인트 증가했다. 2만원권 도입 응답도 14.8%를 차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새로운 고액권을 발행하기는 쉽지 않다는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화폐 제조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실익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3만원권이 등장하면 전국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설비 교체부터 해야한다. 홍보비용과 도안 모델 선정에 따른 잡음 등 사회적 비용도 적지 않다. 

과거 5만원권을 도입할 당시에는 2007년 고액 발행 계획을 공식 발표한 이후에도 2년이 지난 2009년이나 돼서 발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도안 모델도 백범 김구냐 신사임당이냐를 놓고 논란도 컸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신용카드와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네이버페이 등 비대면 상거래 확대로 화폐사용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화폐 등장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거론된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일평균 8451억원으로 직전년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 간편결제 8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용건수는 13.4% 증가한 2628만건으로 금액과 건수 모두 201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현금 없는 사회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화폐 발행을 담당하는 한은 역시 3만원권 발행 계획에 선을 긋는 만큼 새로운 화폐 등장은 한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 권종에 3만원권이 새로 생기면 개인의 관리가 어렵고 혼선이 올 수 있는 데다 국가적으로 세금을 많이 들여서 새로운 화폐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만원짜리도 상당한 고액권으로 10만원권도 탈세라든지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물가가 크게 오르는 몇십 년 뒤에나 검토해 볼 만한 사안으로 현 상황에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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