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한우축제’혈세만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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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판 한우축제’혈세만 날렸다
  • <기동취재팀>
  • 승인 2009.09.2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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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주최 신문사에 2천만원 지원… 식육점 상인들 항의에 취소
72개 먹거리업소 항의소동… 예산지원 압력여부 조사 해야

포항시가 포항지역에 본사를 둔 일간 D.K신문사가 주최하는 한우축제 행사에 수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나 축산기업중앙회 회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쳐 행사가 취소되면서,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미 D.K신문사는 시 예산 2천만원을 지원 받아 1천만 원은, 행사 취소로 먹거리 장터 상인들에게 발생한 손실 보전금으로 지급되고 500만원은 광고비로 지출됐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K 신문사는 재미있는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전국에 분포돼 있는 먹거리 장터 72개소 업자들을 불러 들였으나, 행사 취소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자진 철거에 반대하자 포항시가 뒤늦게 진화에 나서는 소동을 벌었다.

때문에 지난 25일 이들 먹거리 장터 점포들을 철거하기 위해 시청 공무원들이 부서별로 동원되는 등 업무가 마비될 정도의 대 소동이 벌어졌다.
포항시민 한모씨(55)는 “문제의 언론사에서 시에 압력을 가해 시가 예산을 지원했는 지의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백해 무익한 행사에 주민 혈세를 마구 잡이로 낭비해도 되는 것인지, 포항시가 반드시 시민들이 공감 할 수 있는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한 포항축협이 행사장에서 쇠고기를 할인 판매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의 식육점 경영자들이 생업에 큰 타격을 입는다는 이유로 행사 취소를 시에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시가 행사를 개최하기 이전에 지역 식육점 상인들에게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행사 일정을 스스로 알아낸 식육점 상인들이 들고 일어나 시청으로 몰려가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는 등 말썽이 되는 바람에, 행사가 취소되고 수천만원의 예산 낭비까지 발생하는 행정 허점을 드러냈다.

축산기업중앙회 포항지회 한 관계자는 “시 예산이 1조1천900억원에 달하고 있으나 농축산 관련 예산은 형편없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포항시장이 선거 공약을 하면서 3.5%에 불과한 농축산 예산을 8%로 올려 주겠다고 해 놓고 겨우 0.05%인상된 4%에 그치고 있다”며 “말로만 경제 살리기를 하겠다고 하고 농축산인들의 형편을 고려치 않고 언론사와 축협의 이득을 챙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으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이들은 “이 행사를 주최한 언론사도 지역 영세 상인들의 입장은 추호도 생각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수입 잡기에 눈이 멀어 언론사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사명감까지 저버린 장사꾼 같은 행위를 자행한 것이다”고 비난 했다.
이에 대해 D.K 신문사 관계자는 “지난 25일부터 3일간 ‘영일촌 한우축제’를 개최키로 하고 시로부터 2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행사를 계획하다, 행사가 너무 단조로울 것이라는 기획사의 의견을 쫓아 상인들을 불러들인 것이다”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촉진하기 위한 행사를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식육점 상인들이 행사를 하지마라는 것은 명분이 안된다”고 해명 했다.

또 이 행사를 주최한 언론사에서 자릿세를 받고 먹거리 장터 상인들을 불러 들였다는 의혹에 대해 “돈을 받고 이들을 끌어 들인 것은 결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가 행사를 빌미로 시에 무언의 압력을 가해 주민 혈세를 뜯어내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사법기관의 진상 조사가 요구된다.
더구나 시가 예산의 탄력적인 운용을 위해 목(目)을 정하지 않고 편성된 POOL예산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어 시의회의 엄격한 행정 감사가 요구된다.

박경열 포항시의회 의원(흥해읍)은 지난 25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통해 “영일만항 개장 기념과 전혀 관계없는 직장대항 축구대회를 주최하는 K신문사에 1천만원을 지급하면서 멋대로 POOL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하고 “반면 농로 포장 등 소액의 예산이 소요되는 일에는 예결위의 엄한 예산 심사를 거치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어, 향후 POOL예산을 집행하는데도 엄중한 심사가 요구된다”고 질책했다.
한편 포항시는 각종 축제 행사때 언론사에 지원하는 막대한 예산이외에 올해 체육 행사명분으로, 지역 언론사에 지원된 예산만 무려 3억여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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