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펌프장 설치 "헛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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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펌프장 설치 "헛공사"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0.08.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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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죽도동 상가등 18가구 잠깐 내린 비에 침수피해
"수백억원 들인 장비 늑장가동 물난리 방치" 원성

포항시가 180여억원을 들여 완공시킨 북구 죽도동 소재 빗물펌프장이 지난 8일 쏟아진 집중 호우에 주민들이 꼼짝없이 물폭탄을 맞아 펌프장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사고 있다.
특히 이날 영흥초등학교 주변지역과 죽도 어시장 인근 주민들은 집중 호우가 쏟아져도 빗물 펌프장이 제기능을 발휘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가 끔찍한 물난리를 당했기 때문이다.

죽도동 인근의 상가와 주택 등 18가구가 빗물에 침수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크게 고조되고 있다.
주민 B모씨는 “잠깐 내린 비에 상가가 침수될 정도로 비 피해를 당하고 있는데 수백억원이나 들여 펌프장을 왜 만들었는지 시가 해명해야 한다”며 “더욱이 시가 사전에 집중 호우에 대비하지 않고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더욱더 비 피해를 키웠다”고 비난 했다.

더욱이 “이날 주민들은 도로에 빗물이 차오르자 시에 계속 민원을 제기했지만 펌프장이 가동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방치하는 바람에 상가 침수를 막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포항시가 주민 민원이 잇따랐으나 빗물 펌프장을 뒤늦게 가동하는 바람에 비 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드러나, 침수피해에 대한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1시간 동안 많은 비가 내렸지만 죽도 빗물펌프장은 2시께 가동된 것으로 밝혀져, 백여억원의 고가의 설비를 설치만 해 놓고 포항시가 늑장 가동을 하는 바람에 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하수도과 관계자는 “영흥 펌프장이 완공이 되지 않아 물난리가 난 것이다”며 “영흥초교 주변에 침수가 일어났다”고 말해 시의 늑장 행정으로 피해가 확대된 사실을 면피하는 답변을 쏟아 놓았다.

시에 따르면 사업비 362억원을 들여 추진되고 있는 죽도빗물펌프장 공사는 지난달 이미 완공된 죽도빗물펌프장과 유입 및 토출관로 757m에 이어, 35%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영흥펌프장을 10월께 완공 목표로 하고 있다.

준공된 죽도 펌프장은 분당 400t의 물을 펌핑할 수 있고 1천500t의 저장고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폭우에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주민들은 비 피해를 고스란히 입은 것이다.
또 우수기에 열려야 할 수문을 제때 열지 않아 비피해가 확대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문을 관리하고 있는 포항수질환경이 2시께 양학천 수문을 연 것으로 드러나,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포항수질환경이 침수 등의 민원이 발생했을 때 수문을 연다는 원칙 때문에 사실상 주민들이 침수 피해를 입고 난 후 수문을 열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수백억원을 들여 설치한 펌프장이 제 기능을 못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포항시는 수백억원을 들여 펌프장을 설치 해놓고 빗물 침수 피해가 따르는데도 뒤늦게 가동하는 바람에 주민 피해를 불렀는가 하면, 신속하게 열려야 할 수문조차 제때 열리지 않는 바람에 주민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포항시는 1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지대가 낮은 14개소에 빗물펌프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펌프장을 건설한다 해도 시기적절하게 제대로 관리 운영이 안되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어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더욱이 시가 도심지 중심으로 흐르는 칠성천 등 6곳에 하천복개사업을 하면서 1천여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으나, 집중 호우에 대비해 빗물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유역에 맞춘 하수관로 크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않고 폭이 좁은 관로를 매설했다.

뿐만 아니라 관로의 기울기(일명 구베)가 완만해 우천시 복개된 하천에서 빗물이 도로로 심하게 역류되면서 물난리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하천 한 곳도 남겨두지 않고 시내 전역을 복개한 것도 우천시 빗물이 쉽게 빠지지 않고 되레 역류해 침수피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결국 물난리가 잦아지자 비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는 또다시 1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도심지 곳곳에 빗물펌프장을 14개나 만들고 있어 이중적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한편 지난 2007년에는 69억원을 들여 만들어진 북구 창포 배수펌프장이 집중 호우에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인근 상가 35곳이 삽시간에 침수되기도 해, 그 당시 창포동 주민들은 펌프장 설치 이전보다 비피해가 더욱 심화 됐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포항시민 박모씨(59)는 “포항시가 주민의 각종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각종 사업들이 왜 이렇게 엇박자가 생기고 허술한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러한 허점들은 시의 업무 추진이 즉흥적인데다 계획부터 허술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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