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회장의 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된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 발표 이후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에 따르면 7일 체포된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이 발표되기 전까지 자신 몫인 3억원은 물론 권 여사에게 전달한 100만 달러도 자신이 쓴 것이라고 진술했다.
정 전 비서관은 그러나 이날 오후 노 전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이 받은 돈은 아내가 빌려 쓴 것’이라는 취지의 사과문을 발표할 즈음 변호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
자신 몫인 3억원을 제외하고 ‘노 전 대통령 측의 요구에 돈을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에 맞춰 100만 달러를 청와대 자신의 집무실에서 받은 뒤 대통령 관저로 건너가 권 여사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이처럼 진술을 번복할 만큼 증거인멸을 시도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현재까지의 수사 정도로는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진술과 이날 체포한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조만간 소환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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