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고향 도시의 자부심 탄식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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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고향 도시의 자부심 탄식으로 남는다.
  • 김종서
  • 승인 2010.11.07 16: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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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취재국장

포스코 신제강공장 건립공사가 비행 고도제한에 걸려 1년이상 표류하면서 지역경제가 파탄 난다며 온통 시끌벅적 했고, 주민들의 걱정도 대단했다.
심지어 제6전단을 물러가라는 억지 주장도 폈다.
그런데 다행히 이달이나 다음 달께는 마무리 공사가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최종 발표가 기다려진다.

1년여 동안 공사 중단으로 인해 포스코도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
그것은 이미 예견된 사항이었다.
포항시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허가 당시부터 고도제한에 걸리면 경제 논리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하고 내준 불법 허가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이렇게 심각하게 꼬여 장기간 표류할 것이라고는 예측을 못한 듯하다.
대통령 고향이라는 기댈 언덕을 믿고 허가를 강행했고, 이번 일이 이 정도 선에서 재개할 수 있는 것도 대통령 고향이기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국가 안보에 걸림돌이 되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포항시장은 물론 상당수 관련자들이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고, 공장을 허물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포항시가 아니라고 하지만 대통령 배경을 믿고 밀어붙인 무모한 행정 행위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남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포스코의 경우 철강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신제강공장 건립을 재개 할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사 중단으로 생긴 큰 손실액과 향후 비행고도제한 완화 조치로 전제 될 수 있는 활주로 확장 등에 투입되는 비용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고민거리로 남는다.

대통령 고향에서 벌어진 이번 신제강공장 문제를 놓고 얻은 교훈은 너무나 많다.
일일이 나열 하려면 끝이 없겠지만 대통령 배경을 믿고 설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교훈을 얻었다.
또 법을 어기면 그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반드시 치룰 수밖에 없다는 교훈도 남겼다.

무엇보다 뼈아픈 교훈은 주민을 대표하는 지도자는 법치를 허무는 불도저가 되어서는 아니 되고 준비성도 남달라야 한다는 교훈이다.
특히 지도자는 행동이나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대통령 고향 도시이기에 있음직한 교훈도 남겼다.
원칙 없이 좌충우돌하면 패가망신 한다는 교훈이 그것이다.

포항 출신이 대통령이 됐으니 지역민들은 무작정 어떻게 하던 큰 발전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게 사실이다.
박승호시장이 조 단위의 공사비가 들어가는 신제강공장 허가를 불법으로 선뜻 내주면서 잘 될 것이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그 생각이 점차 빗나가자 주민들은 가슴을 치고 있다.

대통령 임기가 3년차가 다 되도록 눈에 띄는 발전 사항이라고는 없다. 그러니 허탈감에 더 빠질 수밖에 없고, 이제는 늦었다며 낙담하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대통령 임기 5년 중 이미 3년을 넘기고 있다는 것은 이미 권력누수 현상 밖에 더 있겠냐 하는 비관적 여론이 그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과 달리 포항은 왜 이 지경이 됐을까?
포스코 신제강공장 문제도 그랬지만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된 원인은 대통령 배경만 믿고 준비성도 없는 지역의 리더들이 말만 앞세워 허풍을 치면서 우쭐했기 때문에 화를 부른 것이라 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 다시 거론하고 싶지 않지만 또 한 번 되씹어야 할 것 같다.
MB 대통령 당선 1년차가 되는 지난 2008년도 11월께 서울 모 호텔에서 가진 지역 출신들 모임인 영포회 개최가 철천지한이 된다는 것이다.
“예산이 줄줄 쏟아진다”, “물 좋을 때…”, “동해안 발전을 위해 엄청난 예산을 확보해 놓았다”는 등 사례 깊지 못한 혀끝 놀림이 화를 자청한 것이다.

중앙부처 한 고위간부는 “대통령이 된 그 당시만 해도 정부 각 부처에서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자신들이 척척 알아서 포항시가 요청했던 각종 예산을 당연히 내려 보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한창 밀어주고 있을 때 엉뚱하게 ‘예산이 쏟아진다’는 영포회 모임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면서 제동이 걸린 게 사실이다”고 술회했다.
그는 “4대강 때문에 예산이 줄어든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그 당시 1년여 간은 포항시에서 제대로 계획을 세워 조직적으로 대처 했다면 타 지역보다는 차별나게 더 많은 예산을 확보했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들고 일어나 일명 ‘형님 예산’이라고 이름 지어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다.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이 대통령도 그 당시부터 여론에 밀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중앙 정계의 일반적 여론이다.

그 당시에는 중앙 주요 부처를 장악하고 있는 간부들조차 대부분 호남 지역 사람들이 많았다 한다.
그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 고향 도시에 산다고 자부심을 가졌던 포항시민들은 참 불행한 팔자인지 모른다.
제대로 된 리더들을 만나지 못한 탓으로 주어진 지역발전 기회를 다 날려 보내고 뼈아픈 교훈만 껴안고 뒤늦게 탄식해야 하는 처지가 돼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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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0-11-09 12:42:11
신제강 공사는 1조4천억공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알았던 몰랐던 인허가 과정에서의 문제로 이렇게 되었는데 포스코가 원했던 포항시가 몰랐던,아님 알았던 그간 책임을 어떻게 지고 있나가 중요하죠 기사도 앞으로 해결이 어떻게 나던간에 책임자 처벌이나 공사표류로인한 피해보상에 맞춰야겟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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