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시장 포항시민을 봉으로 취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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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호시장 포항시민을 봉으로 취급하고 있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1.01.0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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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박승호 포항시장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시민들이 위기에 처한 돌발 상황에서 51만 시민의 대표 격인 시장의 대처 관리 능력이 수준 이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3일 포항지역에는 기상 관측이래 가장 많은 눈(적설량 평균 30cm)이 내려 도심전역이 교통마비로 인해 주민 불편과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농민들이 애써 가꾼 부추와 시금치 등을 재배하는 전국 최대의 비닐하우스 단지가 눈 폭탄을 맞아 약 117ha가량이 초토화가 되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게다가 기계면 지역에는 구제역이 발생해 소 412두를 살처분하는 등 요 며칠 사이에 포항지역이 온통 쑥대밭이 됐다.
그런데 포항시가 보여준 위기관리 행정 능력은 너무나 실망스러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는 비난 여론이 팽배하다.

대설 주의보가 내려져 2일 밤부터 도심지 전역에 폭설이 시작됐으나, 시는 제설 작업에 대비한 준비 태세가 전혀 안 된 가운데 방치했던 것이 피해를 더 키웠다.
적이 쳐들어오는 것이 눈앞에 보이는데도 군을 이끄는 장수가 “별 것 아니다”며 과소평가하면서 무장해제시켜 전멸당한 꼴이 바로 이번 포항시가 당한 피해와 흡사하다.

시가 제설작업 방치로 입은 눈피해와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고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민들의 비닐하우스 피해는 수백억 원대에 육박하고 제설작업 실패로 겪은 주민 고통과 불편은 돈으로 환산이 안 된다.

눈이 내린지 4~5일이 지나도 도심지 주요도로 구간 곳곳은 빙판길로 방치돼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해야 하는 지경에 처한 불편함은 주민 고통으로 이어졌다.
한 택시 기사는 “박승호 포항시장과 공무원들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더 많은 눈이 내렸다 해도 주민 불편이 이렇게 잇따르도록 늑장 대처한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현상은 왜 벌어졌을까?
한마디로 박승호 시장의 판단력 부재와 초보수준인 재난 위기관리 능력이 빚어낸 현상으로 지적된다.
한 공무원은 “포항에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릴 줄 전혀 몰랐다”고 말해 평소 포항시의 대민 봉사 행정 능력이 얼마나 허술하고 준비성이 없었는지 잘 엿볼 수 있다.

세계 도처에 폭설·폭염·호우 등 기상 이변 현상은 우리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에 대비해야 할 시가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는데도 재난 대비를 소홀리한 행정 행위는 엄격히 보면 직무 유기에 해당한다.
미리 대비하고 대처했다면 눈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막대한 눈 피해는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그보다 시장의 무신경 때문에 피해를 더 키웠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를 입증시킬 수 있는 사실들이 즐비하다.
지난 2일 밤부터 이미 눈폭탄이 쏟아지고 있었으나 박 시장은 제설작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피해가 예상되는 현장에 공무원들을 신속히 배치하는 발 빠른 대처보다 1시간여 동안 시무식을 거행하는 무신경함을 보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지역 축산 농가 농민들은 400여 두의 소를 땅 속에 묻고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영하의 날씨에 밤잠을 설치며 방역작업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데 박 시장은 뭘 했는가.
그날 경북도내 경제인과 자치단체장, 유관기관 등을 초청한 대구 모 일간지 주최의 신년교례회 행사에 참석했고, 또 대구지역 신문사를 두루 방문하는 여유까지 보이는 행동을 했다 한다.

눈폭탄에 도심지 교통이 마비되고 농민 피해가 속출하여 아우성인데 포항을 벗어나 타지역의 교례회 행사에 참석하는 여유를 보인 박시장의 행태는 이해가 안간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친다.
더욱이 그날 행사에는 포항 인근 시군 자치단체장과 상공의원들까지도 거의 참석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제역 방역과 대설 주의보에 대비한 눈 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초비상 상태로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시장과 너무나 비교되는 준비된 자세가 아닌가.

그렇다면 박승호 시장은 왜 그날 그 행사에 포항을 버리고 ‘묻지마 참석’을 했을까?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모 정치인이 그날 행사에 참석하기로 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해준다.

눈도장을 찍으러 갔다는 것이다.
이미 주어진 시장 임기(3년6개월)는 누가 뭐래도 보장 되지만 차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참석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물론 박승호 시장이 잘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일로 박시장을 향한 부정적인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권모술수에 능한 정치인들은 미안함에 대한 반성도 진정으로 걱정도 하지 않는다.
주민이 봉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 정치의 구조적 모순이 그들을 거만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지난날도 그랬고, 미래도, 또 오늘도 주민을 속이고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박승호 시장은 그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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