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의 변호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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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김정일의 변호사’인가”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1.10.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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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미지를 먹고 산다. 특히 시장지배력을 갖춘 재벌급 기업은 좋지 못한 소문들이 신문을 장식하지 않도록 극력조심한다. 자수성가 기업이 대부분인 한국에서 창업가들은 수성(守成)에 애착을 갖고 사회공헌성 기부를 한다.

재벌을 비판한 이후 재벌활용 제1인자로 부상한 박원순이 시민단체 활동을 접고 권력잡기에 나섰다. 반(反)기업정서에 불을 지피고 나서 재벌의 기부를 받아내면서 ‘한국판 로빈후드’로 자처했던 박원순이 서울시장자리는 ‘따논 당상’으로 알고 내친김에 ‘청와대 입성’까지 기획하는 속내를 서슴치 않고 내비치고 있다. ‘재벌 가지고 놀기 마당극’으로 거금(巨金)을 조성한 이후 한국 최고의 권력 장악에 나선 형국이다.

박원순의 야심은 우파들의 염장을 질러 ‘그물망 검증’ 장애물을 불렀다. 박원순은 참여연대 부설로 ‘좋은 기업 지배 구조연구소’를 만들어 ‘국제 투기꾼’ 론스타의 거액 기부금도 수령하는 ‘조폭 경제학’을 창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차명진 의원(한나라당)은 “박원순 후보는 한손으로 채찍을 들어 재벌들의 썩고 냄새나는 상처를 내리치면서, 다른 손으로 모금함을 내밀어 삥을 뜯는 식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 박원순이 지난 10년동안 모금한 928억원 중 재벌의 등을 쳐서 모금한 액수가 300억원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은 “부자(富者)의 돈을 받아내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이 뭐가 나쁘냐”고 반격한다. 박원순이 만든 ‘아름다운 재단’은 ‘로빈후드 마케팅’이란 경영학서를 번역출판하고 모금 극대화 방법론을 제시했다. 박원순을 ‘의적(義賊) 로빈후드’로 미화하는 작업을 펼친 셈이다.

기업의 약점을 은근슬쩍 고지하고 기부를 받아 내는 것이 칭송받는 선행(善行)이 될까. 로빈후드는 12세기 영국 잉글랜드 셔우드 숲을 무대로 활동했다는 전설 속의 도둑이다. 로빈후드는 많은 추종자들을 이끌고 포악한 관리나 욕심많은 귀족들의 재산을 빼앗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로빈후드의 주무대에는 귀족과 부자 등 경제추체들이 다른 곳으로 피신해 가난한 사람들만 남았다.

귀족과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 분배한 결과는 빈익빈(貧益貧)이었다. 경제학 용어에 ‘로빈후드 효과’가 있다. 지나친 분배정책을 실행하여 국민소득이 감소하는 현상을 이를 때 쓰는 용어이다. 재벌들의 당면과제는 기부가 아니고 일자리 창출이다. 인간의 심리저변에 도사린 로빈후드식 분배 희망을 ‘원시공동체적 본능’이다고 정의하는 경제학자도 있다.

그러나 20세기 인민들은 분배위주의 포퓰리즘이 오히려 기아와 빈곤을 자초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회주의 사망선고를 내렸다. 반(反)기업정서를 해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이 시대 최대의 선(善)이다. 재벌을 비판해 지배구조가 건전한 국민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은 지식인들의 사명이다.

‘울며 겨자먹기식 기부’를 많이 하는 기업보다 세금 많이 내는 기업을 육성함이 선결과제다. 좌파지식인들이 재벌의 돈을 뜯어 선행한다고 자랑하는 것은 ‘조폭 경제학’에 다름아니다. 세계 10대 무역대국의 주력기업에 삥땅치는 큰손들은 의적(義賊)아닌 비적(匪賊)일 수 있다.

박원순의 어두운 그림자는 반강제성 모금과 함께 북한의 김부자(金父子) 경외심을 반추하고 있다. 박원순은 그의 저서(악법은 법이 아니다)에서 김일성 사망당시 조문(弔問)논쟁이 빚어졌음을 개탄했다. “북쪽에서 ‘민족의 태양’으로 숭배 받는 그가 남쪽에서는 ‘세기의 독재자’ 또는 ‘전범자’로 몰렸다”며 남쪽의 김일성 평가절하를 비판했다.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서 억울한 장병이 수장됐다”며 천안함 폭침의 책임도 MB정권에 돌렸다.

MB정권이 퍼주기 등 종북(從北) 정책을 쓰지 않은 것을 북한 도발의 원인제공 행위로 치부하는 박원순은 ‘김정일의 변호사’를 자처한 셈이다. “삼성·현대 등 4대 재벌그룹의 부가가치 창출액이 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5%(1995년)로 급증했다. 경제력 집중은 국민경제의 왜곡을 낳는다”며 재벌의 성장을 혐오했다. 재벌의 얼굴에 침을 밷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비적(匪賊)의 면모를 여지없이 과시했다.

5% 지지세에 허덕이던 박원순이 ‘안철수 바람’을 타고 유력후보가 됐다. ‘김정일의 변호사’·‘재벌가지고 노는 마당극의 1인자’ 앞에 서울시장 취임의 레드카펫이 깔린 것인가.

서울하늘에 ‘붉은 바람’ 주의보가 요란하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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