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승복·공천불복…어느 쪽이 아름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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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승복·공천불복…어느 쪽이 아름다울까”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2.03.1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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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각 정당이 전략지역 공천자와 경합지역구를 속속 발표해 전국 246개 지역구의 여야 대진표가 짜여져 가고 있다.

새누리당의 이른바 ‘쇄신공천’과 민주통합당의 ‘공천혁명’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공천 보복, 밀실 결정 등 불만과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을 할 경우 지역의 정치적 토호(土豪)들이 후보를 독차지 하게 되는 역작용을 우려해 전국 246개 지역구 중 118곳을 전략공천했다.

이른바 ‘강남좌파’ 조국 교수(서울법대)는 막노동을 하면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고 5수(修) 끝에 서울대 법대에 수석합격했던 장승수 변호사나 손수조 후보(부산 사상)를 새누리당이 영입한 것을 “야당 능가하는 새피 수혈이다”며 호평했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은 “친노세력이 당권 장악을 위한 패권주의에 빠져 ‘공천혁명’이란 미명아래 김대중(DJ)계 인사를 철저히 소외시키고 있다”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해찬 전총리가 최근 민주통합당의 공천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총리는 기득권의 지분 나눠먹기에 분노가 폭발해 탈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 공천 결과에 따라 민심도 출렁이고 있다.

올들어 줄곧 1위를 달리던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내려앉기 시작해 새누리당에 역전당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여론 조사 업체 ‘리서치뷰’와 ‘오마이뉴스’ 등 지난달 27일 실시한 ARS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38.6%를 기록해 민주통합당(31.1%)을 7.5%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여론 조사기관 ‘리서치뷰’의 지난 7일자 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천을 어느 당이 더 잘하고 있느냐’는 항목에서 새누리당이 40.1%로, 민주통합당 32.5%보다 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을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가 46.8%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36.6%)보다 10.2%가 많았다.

여론 조사 결과는 공천 경쟁에서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에게 밀리고 있음을 나타냈다.

민주통합당이 자체 여론 조사를 바탕으로 서울 48개 지역구의 판세를 분석한 결과 우세가 예상되는 곳이 15~16개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인천에서도 전체 64개 지역구 가운데 우세지역은 18석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에서 최소 70석 이상을 얻어 전체의석수의 과반수 확보를 자신하던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3월 8일자 중앙일보 보도)

이것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통합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형국이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새누리당 활로 타개 승부수가 주효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MB(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보느니 차라리 한국이 망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거대한 안티세력·야당의 집요한 ‘부자정권’ 낙인으로 망해가던 보수정당이 ‘벼랑끝’에서 기사회생하고 있다.

그러나 반전(反轉)의 토대를 마련한 새누리당에도 공천후유증이란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 모두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물들을 발굴,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내려는 ‘물갈이 경쟁’을 펼쳤다.

특히 새누리당은 ‘현역의원 하위 25% 컷오프’ 공천원칙을 추진해 선수(選數) 구별없이 전방위적 현역교체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현역의원 25% 컷오프는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며 원칙에 따른 공천을 확인하면서 낙천자 저항은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공천정국(政局)에서 새누리당은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새누리당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식 공천에서 벗어나 확실한 ‘쇄신공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던 4선 이윤성 의원이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힌 가운데 공천승복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도전장을 냈다가 이 지역에서 3선에 도전하는 진영 의원에게 고배를 마신 배은희 의원(새누리당 대변인)은 ‘공천불복’ 아닌 ‘아름다운 승복’을 보여주었다.

배은희 의원은 진영 의원의 선거캠프를 찾아 “반드시 승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배 의원은 “공정하게 경쟁하고 결과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새누리당 당원의 의무이다”고 겸손해했다.

포항의 북구 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이병석 후보 공천이 확정되자 김철문·노태형·이상곤 예비후보가 공천 결과를 수용한 뒤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당원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모든 열정을 바쳐 헌신할 뜻을 밝혔다.

또 이들은 “포항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이 압도적 득표로 정권재창출의 선봉장이 되도록 지역민들의 지지와 성원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포항 남·울릉지구 3명의 예비후보는 새누리당의 전략공천에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지역 한 언론은 “새누리 포항 남·울릉 ‘각본 공천’ 의혹”이라는 타이틀로 ‘친이계 배제’를 부각시켰다.

전략 공천은 특정의 정치적 목표를 위해 지역의 여론보다 당의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해서 공천하는 것을 말한다.

3인은 일제히 높은 지지율을 탈당의 명분으로 삼았다. SD(이상득 의원) 그늘 아래서 단체장·광역의회의장을 역임했던 지역정가의 중진들의 탈당 행보를 지역민들은 어떻게 볼까.

‘공천승복’보다 ‘공천불복’을 높이 평가할까.
4월 11일 표심이 ‘가치판단’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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