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회의원 당선자는 분열된 지역 민심을 화합으로 추슬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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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국회의원 당선자는 분열된 지역 민심을 화합으로 추슬러야 한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2.04.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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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서 취재국장
19대 총선 성적표는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 3석으로 확정됐다.

새누리당은 모든 여론 조사와 전문가들의 예측을 뒤엎고 과반수 제1당이 되었다.

19대 총선은 한마디로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여론 조사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탄핵역풍에 휘말려 좌초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해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MB심판론 공세에 휘둘리는 새누리당을 이번에도 구해냈다.

박근혜 선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MB정권의 대안세력’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명박의 한나라당’을 ‘박근혜의 새누리당’으로 변모시켜 ‘MB정권 심판론’을 희석시켰다.

박 위원장은 총선 기간 내내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폐기와 제주해군기지 재검토 주장을 ‘말바꾸기’라고 통박하면서 “극좌파 통합진보당과의 연대가 과반의석을 차지하면 한미동맹폐기, 국가보안법 폐지논란으로 국회가 이념 투쟁의 장으로 변질된다”·“이런 세력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호소하는 것이 표심을 움직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항의 표심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끈 새누리당 두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박 위원장은 지난 5일 포항시청 앞 합동유세에서 “포항발전을 위해 저도 힘을 보태겠습니다”·“김형태 후보는 포항의 현안 사업을 족집게처럼 짚어낼 감각을 갖춘 후보입니다”며 자신의 언론특보단장직을 맡고 있는 김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다.

박 위원장의 구체적이고 이례적인 지원 당부를 지역의 여권 인사들이 어떻게 대응했는가.

포항 남·울릉지역구 6선 의원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도 지난 11일 오전 10시께 지역구를 찾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지난해 12월 11일 19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이 의원은 이날 부인 최신자 여사와 포항시 남구 연일읍 제6투표소(유강초등학교)를 찾아 투표 후 소회를 밝혔다.

이 의원은 포항 남·울릉 선거와 관련 “지난 연말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운을 뗀 뒤 “자신의 후계자를 지명하는 정치 풍토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시민들의 뜻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가만히 있었다”고 그 동안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 의원의 중립 견지가 자기를 6선까지 공천했던 새누리당에 대해 의리(義理)를 보인 행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이상득 의원 조직을 24년간 관리해오던 새누리당 포항 남·울릉 지구당의 핵심인사들이 대거 탈당해 ‘무소속 정장식 후보’를 지원했다.

정장식 후보 캠프는 “이상득 의원 분신 박권태 소장과 이상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전 경북도의회 의장)과 김을성 선거대책부위원장(전 테크노밸리 사장) 등이 적극 조직선거를 한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들 탈당 인사들이 정장식 캠프에서 합류해 ‘제수 성추행’ 막장 드라마 같은 폭로극을 연출했다.

10년 전으로 거슬러 가서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공개하면서 ‘패륜 후보’라고 공격한 것이 득표에 도움을 줬을까.

포항 남·울릉 지구 유권자들은 폭로한 정장식 후보의 2배가 넘는 지지를 보내 김형태 후보를 당선시켰다.

좌파언론들이 ‘성(性)누리당의 완결판’이라며 포항의 자존심을 먹칠하게 한 ‘비열한 폭로극’의 연출자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것이다.

이상득 의원 24년 권력 철옹성에서 호가호위했던 그룹들이 ‘막장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을 때 4선의 낙천의원 김무성은 대인(大人)의 풍모를 과시했다.

김 의원은 공천에서 고배를 마셔 5선이 좌절된 통한의 상황속에서도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격전지인 부산·경남(PK) 선거의 승리를 위해 뛰었다.

박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어려운 결단을 했다”·“부산 사나이다움을 보여주셨다”·“감사하다”는 말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가 집중 지원했던 PK에서 새누리당은 40개 지역구 가운데 36곳에서 승리했고, 김 의원에게는 공천 탈락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김무성 의원과 이상득 의원의 차이는 ‘마음을 비운 사람’과 ‘마음을 비우지 못한 사람’의 모델로 비쳐지기 까지 했다.

이상득 의원으로 인해 영포회, 실속없는 형님 예산에 휘말려 구설수에 올라 포항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던 것도 이 의원이 적절한 시기에 마음을 비우지 못한데서 비롯됐다.

아무튼 총선은 치렀지만 7개월 이후면 대선이다.

좌파들은 2013체제(남북한 연방제) 구축을 호언하며 리턴매치를 벼르고 있다.

한미FTA 착근·양극화 해소 등 정책적 과제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보수정권 재창출이 요구된다.

지역의 표심 왜곡을 획책했던 토착 수구 세력들은 자숙해야 한다.

또 두 당선자도 선거로 편가르기로 얼룩진 지역 민심을 추슬러 화합의 무드를 마련해야 한다.

한표의 소중한 주권 행사로 선출된 리더들 중심으로 보수층들이 재집결해 정권 재창출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포항~울산간 고속도로 건설·국가산업단지(블루밸리) 조성 등 현안 사업이 ‘형님예산’으로 묶여 차질을 빚는 사례가 없도록 19대 두 포항의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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