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신문협회, ‘환상의 하롱베이 섬’을 다녀오다
상태바
경북지역신문협회, ‘환상의 하롱베이 섬’을 다녀오다
  •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연합
  • 승인 2012.11.13 1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천개의 섬, 천궁동굴…세계7대경관 감탄
자치규약 ‘鄕約’이 주민단결 이끌어

▲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회원사 대표들이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베트남 하롱베이 ‘키스바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 남녀노소 차량과 함께 도로를 꽉 채우며 사고 없이 달리는 오토바이의 행렬,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쌀국수, 특히 환상적인 하롱베이의 섬 등은 베트남을 떠난 뒤에도 계속 떠오르는 인상들이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회장 권영해) 회원사 대표·편집국장 11명은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된 베트남 하롱베이(Ha Long Bay) 등을 견학하고 베트남의 지방자치제도와 각종 문화를 체험한 후 돌아왔다.

경북지역신문협회 대표들은 이번 베트남 방문기간 동안 하노이 엔뜨 국립공원 탐방에 이어 나무배(木船)에 몸을 싣고 하롱베이의 그림 같은 바다 섬을 감상하면서 연신 감탄했다.

▲ 하롱베이 절경
▲ 하롱베이 절경

이곳은 1994년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UNESCO(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자연공원)으로 등록된 바 있다.

‘키스바위’를 비롯한 바다 위의 기암괴석 등으로 베트남 최고의 관광지로 유명한 하롱베이는 중국과의 국경 근처에 있는 넓이 1,500㎢에 이르는 만(灣)이다.

석회암의 구릉 대지가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닷물이나 비바람에 침식돼 생긴 3,000여개의 섬과 기암이 에메랄드 그린(emerald green)의 바다 위로 솟아 있어 절경을 이룬다.

‘하(Ha)’는 ‘내려온다’, ‘롱(Long)’은 ‘용’이라는 뜻으로, ‘하롱’이란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의미다.

하롱베이 국립공원은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됐던 곳이다.

하롱베이 섬 가운데 석회암 동굴로 1993년 발견된 천상의 궁전 ‘천궁(天宮)’은 동굴의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가 고드름 모양으로 자란 종유석과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동굴 바닥에 닿으면서 탑 모양으로 쌓인 석순, 그리고 종유석과 석순이 맞닿아 생긴 석주 등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 1969년 9월 2일 사망한 호찌민의 묘소는 하노이 바딘 광장에 있다. 1975년 9월 2일 완공된 석재묘소로 건물 내부에 그의 시신이 유리관 속에 안치돼 있다. 공교롭게도 호찌민의 사망일과 묘소 완공일, 그가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언일(1945년) 모두가 9월 2일 한 날이다. 호찌민은 생전에 화장을 원했으나 베트남 국민의 단결과 통치를 위해 묘소 건물로 만들었다.

■평생을 독신으로 인민을 사랑한 민족주의자 호찌민
특히 베트남 하면 공산주의자이기 전에 민족주의자로 평가받는 호찌민(1890∼1969년)을 빠트릴 수 없다.

호찌민은 1945년 9월 2일 베트남민주공화국의 독립을 선언하고 정부 주석으로 취임했다. 호찌민은 민족주의를 내세운 북베트남이 독립의 쟁취를 위해 프랑스와 치른 제1차 전쟁(1946∼1954년) 및 미국의 비호를 받은 남베트남과 치른 제2차 전쟁(1960∼1975년)을 각각 승리로 이끈 민족의 지도자이다.

호찌민이 죽은지 6년 후인 1975년 남베트남의 수도 사이공이 함락되면서 1976년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 성립됐고, 사이공은 그의 이름을 따 호찌민 시(市)로 개칭됐다.

호찌민의 묘소는 1945년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던 하노이(베트남 현재 수도) 바딘 광장에 대리석을 사용한 러시아 양식의 호화 분묘로 만들어졌고, 그의 시신은 방부처리한 상태로 유리관 안에 보관돼 경배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묘를 만들지 말라는 그의 유언이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이를 통해 호찌민의 정신을 기리자는 취지지만 결국 우상화·성역화라는 지적에 따라 앞으로 10년 이내 그의 묘소가 철거될 수도 있다고 한다.

오로지 민족해방과 혁명완수를 위해 모든 인민을 사랑하는 정신으로 평생을 독신으로 산 그의 사후 재산 목록을 보면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부임 6조’(관리가 부임할 때 지켜야 할 6가지 계율) 중에서 “청렴한 목민관의 행장은 겨우 이부자리에 속옷, 그리고 고작해야 책 한 수레쯤 싣고 가면 될 것”이라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한 세계의 유일무이한 지도자로 우리의 가슴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 하롱베이 천궁동굴 경관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 원인 중 하나 마을자치 '향약'
한국학중앙연구원(전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도현 교수는 자신의 '향약의 조직원리와 지역자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베트남 향약(鄕約)은 완전한 자율 영역도 아니고 정부의 말단 행정기구도 아니다. 정부와 비(非) 정부의 가운데 즉 제3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 대해 ‘종속적’이라고는 하지만 공동체 성원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고 주민들간의 공동체적 유대와 띤깜(서로 믿고 이해하며 마음이 통하는 인간 관계)을 위해 활동한 조직이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일각에서는 프랑스와 미국이 베트남을 끝까지 지배하지 못하고 전쟁에 패한 이유 중 하나로 향약을 들고 있다.

베트남의 향약은 각 마을의 책임과 권리, 납세, 안보와 병역·부역, 안보, 상벌 등과 관련된 마을 사람들의 규약이다.

이는 개인과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 마을이 주민을 대표해서 국가와 협의하는 것으로 향약은 마을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가 식민통치 기간 동안 향약을 개혁하려고 했지만 완강한 거부로 실패하게 된다.

▲ 베트남 쌀국수(PHO)는 소나 닭의 뼈와 고기로 만든 국물에 쌀(안남미)로 만든 국수와 얇게 썬 안심고기와 향차이, 숙주나물, 칠리고추, 라임 등을 적당히 섞어 독특한 향과 맛을 내고 있다. 이번 베트남 여행객 모두가 입맛에 가장 맞고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사진에 나오는 고추장은 한국에서 가지고 간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전쟁에 서 막강한 화력을 쏟아 붓고도 패전한 것은 북베트남의 비정규 게릴라전, 특히 땅굴작전 등과 함께 향약에 기초한 자치권을 가진 주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전 인민의 자기방어 정신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향촌 사회의 상부상조와 질서 유지를 위해 마련한 자치 규약인 향약(鄕約)이 있었다.

이웃이 어려울 때 서로 돕고 구원하며, 권선징악(勸善懲惡; 착한 일을 권장하고 악한 일을 징계함) 등을 포함하고 있다.

조직으로는 지방 관아라든가 향청(鄕廳) 등의 자치 기구를 중심으로 향약정(鄕約正)·부약정(副約正)·직월(直月) 등의 임원을 두며, 대개 그 지역 향촌민들을 가입시켰다.

베트남과 조선시대의 향약은 오늘날 지방자치로 변화·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는 자기 고장의 일과 살림살이를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는 민주 정치제도이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주민 모두가 자기 고장 모든 일에 참여하고 실천할 수 없으므로 그 지역의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뽑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으로 하여금 그 지방의 일을 대신 처리하게 하는 것이다.

풀뿌리민주주의 지방자치가 정착되면 될수록 중앙정치의 지배에서 벗어나 각 지역의 실정에 맞는 이상적인 주민자치의 실현으로 국민 모두가 잘사는 시대가 오기를 한국·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기대해 본다.

▲ 하롱베이 만에서 노 젓는 작은 배에서 수산물과 생필품을 팔고 있는 베트남 아낙네들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무엇이 다른가?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논술과 철학강의(1)에서 “한 민족 자체내의 분열상황이라는 측면에서 동아시아 30년전쟁의 3축인 중국내전, 한국내전, 베트남내전은 동일하다. 그러나 중국내전과 베트남내전은 ‘조국통일’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잉태했다. 오직 한국내전만이 그 참혹한 전화(戰火)를 거치고서도 아무런 변화 없이 제자리걸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전쟁전과 전쟁후의 상황이 ‘민족해방’이라는 과업의 수행에 있어서 한 치의 진보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퇴보했을 뿐이다. 퇴보해도 한참 퇴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연합
이성원 기자 newsir@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