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주관 실크로드 1차 대장정 ‘큰 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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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주관 실크로드 1차 대장정 ‘큰 족적’
  •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연합 이성원 기자
  • 승인 2013.04.2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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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경주로 이어지는 활발한 통로, 역사적 현장에서 확인
▲ 시안(西安) 입성식
박 대통령-시진핑 주석 시대… 최초로 민간 외교무대 넓혀 ‘눈길’

이스탄불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홍보를 위한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가 보름간 중국 각지를 탐방하면서 실크로드 기점이 중국 시안이 아니라 경주라는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린 데다 지방자치단체 주관으로 민간 차원에서 우리나라 외교무대를 넓히는데 큰 족적을 남기고 돌아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은 시점에서 실크로드 탐험대는 양국 정상회담이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 자격으로 대원 75명이 민간 외교차원에서 최초로 중국 곳곳을 누비며 한중(韓中)간 새로운 인적·문화적 교류의 불을 지피고 무사히 귀환한데 역사적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경북도(도지사 김관용) 실크로드 탐험대(대장 윤명철)는 지난달 21일 경주에서 출발해 지난 4일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에 도착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열린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성공기원 행사 및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 출정식’에서 축전을 통해 “길을 따라 인류는 새로운 문명을 만나고 문화를 창조했다. 역사의 길이자 문화의 길이었던 실크로드의 대장정을 통해 인류문명 교류사에서 우리의 실크로드 역사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통해 동서양 문화를 융합하여 세계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융성의 시대를 열어갈 것을 성원한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경북도 ‘실크로드 프로젝트’ 기획위원장인 김주영 소설가는 “낙동강이 강의 면모를 갖춘 곳은 상주이지만 안동이나 그 위에서도 낙동강이라고 볼 수 있듯이 실크로드의 시발점은 시안이 맞지만 경주도 분명 실크로드의 지리적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지금은 이념과 종교적 장벽에 가로막힌 실크로드에 매장된 문화와 유적을 새롭게 발굴해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관용 도지사는 지난 5일 중국 산시성 성도인 시안시의 한 호텔에서 가진 경북도-中산시성 자매결연 행사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문화·경제통상 등이 어우러진 국제교류 협력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중국과 국제교류 협력이 상호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내실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러우친젠(婁勤儉) 산시성장과 양측 지방정부 관계자, 송필각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삼성전자 현지법인장, 황찬식 재중한인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자매결연식에서 양측은 경제 통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경북도는 지난 5일부터 시안에서 열린 ‘중국 동서부 경제 박람회’에 도내 20개 기업체를 중심으로 경북관을 운영했다.

▲ 용문석굴

■ 각종 교류가 중국 시안∼경주로 이어진 사실, 현지에서 확인

우선 국내 답사를 통해 중국 교류를 확인한 실크로드 탐험대는 경기 화성의 당성이 현재 방조제 때문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않지만 삼국시대만 해도 중국과 해상교역 통로로 이용됐다는 사실을 현지에서 목격했다.

중국 황해 연안의 옌타이시 펑라이(蓬萊), 수성(水城), 웨이하이시 적산 법화원(赤山 法華院), 양저우시 최치원기념관, 항저우시 고려사, 안후이성의 구화산 등을 둘러보며 신라인을 비롯한 우리민족이 중국과 교류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확인했다. 탐험대는 삼국시대나 발해·신라시대에 육상-바닷길로 중국과 통상은 물론 문화교류 등을 활발히 펼쳤다는 것도 찾아냈다.

요컨대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대는 보름간 경주∼중국 시안까지 5,066㎞를 누비면서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갖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경제·문화교류로 활용한 실크로드(Silk Road;비단길)가 고대 중국 시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경주까지 이어졌다는 사실을 새롭게 조명, 실크로드 역사를 재정립하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는데 큰 획을 그었다.

윤명철 탐험대장은 “신라를 비롯한 우리 역사는 국제성을 띠고, 주변 지역과 문화교류는 물론 무역도 활발했다. 또 주민들간에도 교류가 있었다. 특히 실크로드는 육로와 연결되면서 고대부터 동양과 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인데, 이 실크로드의 중요한 거점이면서 동쪽 종점이 신라 경주이다. 더구나 서역의 실크로드는 오늘날 석유자원 등의 보고(寶庫)이며, 우리가 경제적으로 진출하고자 할 때 반드시 알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장은 이번 탐험의 의의에 대해 “실크로드를 경주까지 연장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에 새로 발견한 것은 없지만 인식을 새롭게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국 시안이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알려졌으나 망구조(네트워크)로 본다면 경주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문화교류는 거점을 중심으로 한 망구조로 볼 필요가 있다. 시안 외에도 거점이 되는 도시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시안이 모든 실크로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 김지장왕보살 입상

■탐험대를 냉소하는 듯한 중국… 실크로드가 경주까지 이어지려면
중국 시안 대당서시박물관에 세워진 실크로드 지도에는 한반도의 신라 금성(경주)과 일본의 교토 등에도 육로나 해로로 문물이 교류했음을 나타내는 선을 표기해 놓았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웨이하이나 허난성에서 예정했던 실크로드 탐험대 환영행사를 모두 취소했고 실크로드 기념비나 상징물도 세우지 못하게 했다.

중국 정부가 이같이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실크로드 기점이 경북도 경주가 어림없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면서 냉소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1차 탐험을 바탕으로 2차 경북도 실크로드 탐험 등을 통해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현안 과제이리라. 시안이 실크로드 기점으로 공인된 만큼 경주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란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오랜 기간동안 연구와 고증이 필요하다는 역사학자의 지적에서 이번 탐험은 서막에 불과하다고 본다.

경북도는 2차 탐험의 주요 기점인 중국 간쑤성과 우즈베키스탄 타쉬켄트주, 이란 테헤란주 등과도 우호협력 협정을 맺을 계획이고, 실크로드 거점 국가들과 공동으로 국제 학술회의와 학술상 등 실크로드 사업을 추진, 실크로드 동단 기점을 경주로 확장할 방침이다. 그러나 1·2차 실크로드 탐험이 단순한 답사나 일회적인 자매결연 행사에 그친다면 실크로드는 경주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중국 시안에서 그칠 것이다.

중국 시안에서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연합 이성원 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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