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우회전(右回轉)”은 립서비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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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우회전(右回轉)”은 립서비스 아닌가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4.01.2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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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를 앞두고 10%대 지지도에서 허우적대는 민주당에 ‘안철수 신당’ 비상등이 켜졌다.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에 쏠림현상을 보이는 ‘중도층’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민주당의 우(右)회전·우(右)클릭은 립서비스일까, 유권자 선택파울을 유인하는 ‘할리우드 액션’일까.

총선·대선에서 ‘한명숙-이정희-문재인’ 극좌파 남매가 연출하던 좌회전 일방통행에서 우회전 리턴을 모색하는 민주당의 ‘신장개업’시도가 관심을 모은다.

작년말 한국 갤럽여론조사에 따르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지지율(32%)이 민주당(10%)의 3배를 넘었다.

문재인 의원의 차기대선행보가 역풍을 부르는 가운데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국회의석 126석의 거대야당 민주당을 압도하자 민주당은 경악했다.

‘호남민심의 상징’ 광주 사수(死守)가 발등의 불이 됐다.

지난 20일 민주당 지도부는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한 뒤 재래시장을 찾아 “호남의 지지가 없다면 민주당도 없다”며 ‘미우나 고우나 믿어 달라’며 읍소작전을 펼쳤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 김한길 대표 등 지도부는 악천후를 무릅쓰고 연평도를 방문했다.

평화공원을 찾아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서정우 하사 부조상을 어루만지면서 “평화를 파괴하는 일체의 무력도발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평도를 찾아 ‘안보행보’를 펼쳤다.

김 대표의 우(右)클릭 행보에 민병두 의원과 송영길 인천시장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골수 운동권 출신으로 민주당의 전략통(戰略通)으로 꼽히는 민병두 의원은 “연평도 포격 때 민주당 의원들은 왜 북한을 향해 쏘지 말라는 얘기를 못했냐”·“북한의 인권실상에 대해 민주당이 지적하는 것을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했다.

송영길 시장은 “민주당은 부자들 돈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지매·임꺽정 리더십으로는 안된다”며 “민주당도 성장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군을 해적(海賊)이라고 하는 세력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통 중진들의 우클릭에 친노들의 반발도 거세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신년부터 ‘우향 앞으로’라는 말만 들린다”면서 “문재인 찍었던 지지자들을 멀리하고 박근혜 찍었던 사람들에게 구애의 손짓을 한들 무슨 소용있겠는가”라고 김 대표의 ‘우회전’ 시도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의총(議總)에서 “내부에서 서로 총질 말라”며 분파주의 극복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당 상임고문들과도 만나 “총·대선 패배를 딛고, 이기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며 ‘중도 강화론’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친노·호남출신 의원들은 “현재 민주당의 위기는 야당답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다. 민주당이 쌓아온 정치적 자산을 처분하고 선거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며 반발했다.

민주당의 ‘우회전’·‘중도 강화론’은 6·4지방선거의 승부수가 될까.

18대 대선에서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으면 이긴다’는 승리방정식을 내걸고 투표율 높이기 ‘생쇼’를 벌였다.

민주당의 소원대로 투표율은 높았고, 문재인 후보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도 많은 표를 얻었다.

구 YS계·구 DJ계 등 야권 올드보이들까지 뭉쳤어도 패배했다.

민주당이 거세게 전력(前歷)을 비판했던 ‘독재자의 딸’은 폐지를 줍는 어르신·콩나물 값을 걱정하는 자모님의 열화 같은 지지을 모아 ‘청와대에 입성했다.

‘선거의 여왕’ 박근혜 후보는 ‘경제 민주화’·복지공약 등 좌클릭을 거듭해 정책대결에서 극좌파 문재인 후보를 압도했다.

박근혜 후보가 좌클릭으로 중도층을 공략할 때 문재인 후보는 극좌파 이정희 후보의 공개지원을 수용하면서 극좌회전으로 중도층 공략을 외면했다.

승리의 방정식은 ‘댓글공작’이 아니라 ‘중도층 공략’에 있었다.

노무현 정권 때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교수(국민대)는 “민주당이 민주주의 위기를 계속 얘기하는데 민주진영(야권)의 정책적 무능이야말로 민주주의 위기의 본질일 수 있다”·“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을 만들어 낼 능력이 없으니까 일년내내 네거티브만 했다”고 ‘멍청이 민주당’을 질타했다.

최창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국민은 누가 더 진보적이냐 도덕적이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경제문제를 개선할 대안을 만들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다”며 민주당의 대선패인(敗因)으로 ‘정책적 무능’을 제기했다.

총선·대선에서 연달아 패배한 민주당에 대한 중도층들의 소망은 ‘집권당 독주는 견제하되 경제와 안보에서 만큼은 수권정당으로서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소박한 내용이다.

민주당이 분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한명숙-이정희의 정책연대’로는 중도성향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음을 자명했다.

2012년 3월 10일 민주당 한명숙 대표와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19대 국회에서 양당이 추진하기로 한 ‘공동정책합의문’을 발표했다.

‘소득최상위 1% 슈퍼 부자 증세’와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범위 축소’를 공약했다.

우리나라 소득상위 1%가 부담하는 것은 전체 소득세수의 40%.

미국의 35%보다 5%가 더 많다.

세금 안내는 근로자 등 40%를 선동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와 대기업을 압박하면 ‘자본탈출’을 파생시켜 ‘제2의 그리스’가 되었을 것이다.

소름끼치는 내용들이 즐비한 ‘민주당-통진당 정책합의문’은 계속 유효한 것인가.

중도층 포용을 시도하는 민주당은 ‘경제정책변경’을 확실히 해야 중도층의 믿음을 얻게 될 것이다.

먹고 사는 문제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는 것.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은 물론 건강한 기업과도 연대하는 성장전략을 보여줘야 중도층 공략이 가능할 것이다.

18대 대선패배 직후 민주당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앞세워 현충문 앞에서 ‘석고대죄 삼배’를 올렸다.

이름도 거창한 ‘회초리 민생투어’도 하면서 정권교체 실패에 대한 용서를 구했다.

그 이후 1년 내내 ‘댓글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면서 천막·노숙 투쟁을 벌였다.

민주당의 ‘생떼’·‘대선불복’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대선패배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자숙모드’를 보여야 할 문재인 의원은 차기 대선출마를 공언(公言)하고 ‘정의구현사제단’과 연대해 불복전선을 확대했다.

국민들은 ‘만년야당’을 굳히는 민주당의 운동권 체질을 개탄했다.

운동권 체질은 말 뒤집기·공약파기가 특질인가.

최근 철도노조 파업관련 민주당의 대응은 ‘기회주의 전형(典型)’이었다.

노무현 정부시절 철도노조가 불법파업에 돌입하자 3시간 이후 곧바로 공권력을 투입했다.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철도 적자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민영화 추진 좌절을 아쉬워했다.

철도노조 파업은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는 ‘불법’이었고,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합법’이 되는가.

민노총 건물에 은신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공권력이 투입되었을 때 문재인 의원은 ‘왜 이리 정부가 강경합니까’라는 비난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철도민영화 방지법’을 발의하겠다며 민노총에 아첨을 떨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동심으로 돌아가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 교훈을 음미해야 한다.

사람은 거짓말을 계속하면 진실을 말해도 믿을 수 없게 된다.

평소에 정직해야 신뢰와 도움을 얻게 된다.

한미FTA·제주도 군항건설 등을 싸고 말뒤집기 행각을 되돌아보고 우회전 행각이 국민들의 신뢰를 살 수 있겠느냐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국민들을 졸(卒)로 보고 말바꾸기 행각을 계속 벌이면 선거연패는 피할 수 없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우회전 행보의 진정성·영속성 여부를 자문해 보고 국민들의 신뢰를 쌓는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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