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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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 찾아
  • 함정민 기자 정리
  • 승인 2014.04.1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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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을 찾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과 실종자가족대책본부를 지난 17일 찾았다.

당초 박 대통령은 침몰 현장만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진도 실내체육관도 방문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돌발상황을 우려해 현장 방문을 만류했지만 박 대통령은 “가기로 한 것 아니냐”며 만남을 강행했다고 한다.

오후 4시 30분께 체육관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위로의 말과 함께 30여분간 실종자 가족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박 대통령이 체육관 출입구로 들어서자 누군가 앉아서 큰소리로 “애 엄마와 아빠의 생사를 모릅니다. 꼭 구해 주십시오”라며 울부짖었다.

부모 없이 홀로 구조돼 안타까움을 샀던 권지연(5) 양의 고모였다. 권 양 고모를 비롯해 실종자 가족·구조자 600여 명은 저마다 “우리 애 좀 살려 주세요”·“구해 주세요” 등 절규를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출입구에서 단상까지 100여m를 걸어가는 동안 실종자 가족들의 손을 잡거나 위로의 말을 일일이 건넸다.

박 대통령은 “참담하겠지만 희망을 잃지 말고 정부의 구조 소식을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가 동원 가능한 자원과 인력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실종자 가족이 묻고 박 대통령이 답한 내용이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TV 방송 다 봤어요. 선장이 먼저 탈출해 지금 해경에 있죠. 해양수산부·해양경찰 빼 주세요. 못 믿어요.

“철저하게 조사할 거고 원인 규명도 확실하게 할 거고 거기에 대해 엄벌에 처할 겁니다. 반드시.”

-대통령님, 제가 두 번 현장에 다녀왔어요. 지휘체계도 문제지만 12명이 작업 중이라고 해 놓고 실제로 가 보니 2명만 들어갔어요. (정부와 해경이) 무엇을 했는지를 왜 우리는 몰라야 하나요.

“가족분들이 가장 힘들죠. 크레인이 몇 시에 도착할 거고 그런 걸 더 철저하게 요구사항이 있으면 실천을 해야죠.”

박 대통령 옆에 있던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크레인부터 말씀드리겠다”고 하자 실종자 가족들이 핀잔 투로 말을 끊었다.

- 잠수부도 못 들어가는데 공기라도 넣어 줘야 할 거 아니에요.

“공기라도 넣어 달라는 게 가족들 기대인 거 알고도 왜 안 되나요.”

박 대통령의 질문에 김 청장이 “공기를 넣는 진입로 확보작업을 계속하고 있다”·“크레인을 끄는 데 필요한 바지선 승인이 안 났었다” 등 해명하자 가족들이 거친 야유를 보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모든 걸 가족들 위주로 더 자세하게 (공기 주입)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세세하게 아시도록 설명하는 게 좋겠다”고 즉석에서 김 청장에게 지시했다.

-지휘체계 무시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한 분만 선출해 보내 주십시오.(※가족들 일제히 박수 침)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배치돼 가족들이 요청하는 것을 즉각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기를 넣어 주세요.

공기 주입 요청이 거듭되자 박 대통령은 김 청장에게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기를 넣으면 안 된다면 왜 그런지 자세한 설명을 해야죠. 애만 타고 안 되지 않습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애타는 가족들의 절박한 질문은 계속됐다.

-우리가 원하는 건 아무리 물살이 세고 캄캄해도 계속 잠수부들을 투입해 식당·오락실에 있다고 하는 아이들을 구하는 겁니다. 1초가 급합니다.

이때 김 청장이 “저희는 어떤 여건에서도 잠수부 500여 명을 투입하고…”라고 해명하려 하자 여기저기서 또 야유가 쏟아졌다. “뻥 치지 마”·“**새끼” 등 비난과 욕설이 대통령 면전에서 김 청장에게 쏟아졌다.

야유가 한동안 계속되자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 대통령에게 귓속말하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김 비서실장을 손짓으로 밀어냈다.

-이런 지휘체계로 24시간이 지났습니다.

“가족분들이 이야기하신 거 실행되도록 지시하겠습니다.”

-명령을 내려주세요. (공무원들) 말 안 들어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분들 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는 얘기를 했고 이게 바로 (대통령의) 명령입니다”고 말하자 또다시 박수가 이어졌다.

-대통령님, 대한민국 주인이 누굽니까.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이죠.”

대화가 끝나고 한 남성이 단상에서 내려가려는 박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약속해도 안 지킬 수 있다”고 외쳤다.

박 대통령은 이 남성에게 “전화번호를 주세요”라면서 손을 내밀었다. “제가 확인해 앞으로 모든 것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전화를 드리겠다”고 말한 뒤 실제로 이 남성의 전화번호를 받아 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진도 현장을 오가는 동안 버스·비행기·선박 등 운송수단을 11번이나 갈아탔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식사도 아침에 구내식당을 이용한 뒤 돌아오는 길에 샌드위치로 때웠다고 한다.

함정민 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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