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마당’이 통일 추진동력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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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장마당’이 통일 추진동력 만든다”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5.02.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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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붕괴’ 폭발음을 울리게 될 거대한 시한폭탄이다.”

북한 전문가들이 ‘붕괴 필연성’으로 제시하는 추론(推論)은 대략 3가지. 그 첫 번째는 지도자의 리더십과 비전의 실종이다.

북한의 김정은은 ‘최고 존엄’으로 즉위하자마자 장성택 총살-정치범 수용소 학대-탈북자 학살-반대파 숙청 등 살벌한 인간 학살 만행을 일삼았다.

이런 삼대(三代)세습 안정화를 위한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개혁·개방은 불가능하다.

그 두 번째는 북한정권의 부패와 경직성(硬直性)이다.

1980년부터 중국은 해마다 1만명의 학생과 학자들을 국비로 해외유학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들 90%는 미국으로 갔다.

지금도 ‘중국의 인재’ 해외 연수정책은 계속되고 있다.

개혁·개방의 설계자 등소평(鄧小平)은 “그들이 귀국하지 않을까 걱정말라. 10%만 돌아와도 된다. 나머지는 천천히 돌아와도 된다”며 ‘중국 인재들의 애국심’을 믿었다.

지금 중국의 요소요소 책임자들이 대부분 미국 연수 귀국생들이다.

북한은 걸핏하면 소수의 유학생들도 소환해 ‘사상 재교육’을 시킨다.

‘수령 김일성’ 영도의 우월성을 찬양하는 ‘주체사상’ 판박이들이 해외연수를 거쳐도 ‘우물 안 개구리’를 자처하게 만든다.

그들은 ‘슈퍼노트’ 등 위폐 유통, 해외에서 ‘밀무역’ 외화벌이 일꾼으로 내몰린다.

‘북한 붕괴필연성’의 세 번째 추론으로 제기되는 것이 ‘북한 주민의 깨어남’이다.

지난달 22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가진 유튜브 스타 ‘행크 그린’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되고, 가장 제재를 많이 받고, 가장 단절된 국가이다”며 “북한 정권은 여러 다른 독재정권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며 결국 무너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작심하고 ‘북한 붕괴론’을 제기하면서 “인터넷 환경이 북한에 침투해 각종 정보가 유입되면 잔혹한 독재정권을 유지하는 것은 지극히 힘들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가속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보 유통’의 신봉자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를 선언할 때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을 믿는다”며 여행·교역 자유화 조치를 단행했다.

오바마는 ‘자본주의 날라리풍(자본주의 국가들의 유행을 추종하는 현상)’이 북한을 바꾸는데 군사적 압박카드보다 더 효과적이다고 믿는다.

미국의 라디오·인터넷을 통한 ‘북한 흔들기’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정보로 북한의 통제력을 흔들자는 요구는 미국의회에서도 제기하고 있다.

대북 라디오 방송을 하루 11시간 하는 것을 종일 방송으로 늘리기 위해 800만 달러 예산을 1600만 달러로 증액하는 조치가 구체화 되는 등 ‘보이지 않는 제재’가 강화되기 시작했다.

정보침투에 의한 북한정권 교체가 가능할까.

‘북한에는 또다른 정부, 장마당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탈북자들은 한결같이 “북한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유롭고 활발한 곳이 장마당이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북한 전역에 1000개가 넘는 장마당이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의 80%가 이 장마당에서 뭔가를 사고 팔아서 입에 풀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당을 제외하고서 북한을 얘기한다는 것은 허구(虛構)에 불과해 북한의 미래도 장마당에서 찾아야한다는 주장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북한 장마당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북한을 변화시키고 통일을 이끌어 낼 에너지원(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붕괴’를 유도해 낼 추동력(推動力) ‘인터넷 보급-정보 유입’이 장마당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이미 실행되고 있다.

남한의 인기 드라마는 방영된 지 3일도 안 돼 CD로 장마당에서 구입할 수 있다.

DVD플레이어는 가격이 저렴해 많은 가정이 구입해 남한 방송이 담긴 DVD를 시청한다.

최근 탈북자들 조사에 따르면 북한주민 75%가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발전했고 잘 산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외부정보가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되고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장마당은 김씨 세습 왕조가 자원을 배분하고 생필품을 공급하는 ‘정부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해 주민들 스스로가 만든 ‘작은 정부’이다.

북한의 장마당은 자본을 유통시키고, 자원을 배분하고, 물건의 수요와 공급을 이용해 물가를 조절한다.

작년에 탈북한 장마당 장사꾼은 “북한의 정권만 사회주의고 시장은 자본주의다. 쌀 배급이 끊긴지 오래된 북한에서 쌀을 공급하는 곳이 시장이다”고 증언했다.

또 “무상의료는 허울 뿐 대부분은 시장에서 약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모든 서비스나 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장마당=작은 정부’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탈북단체에 따르면 지난 한해 북한 장마당에서 베스트셀러는 평판TV로 불리는 LCD나 LED 텔레비전과 도난경보기.

평양판 한류(韓流)로 불리는 남한 영화·드라마를 손쉽게 볼 수 있는 ‘노트텔(EVD플레이어)’도 중국에서 은밀히 반입되어 거래된다고 알려졌다.

북한 장마당에서 가장 대접받는 화폐는 미국 달러.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퇴출시키려 외국인 상대 매장에서 유로화 결제를 강제했지만 달러 쏠림은 막을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북한 장마당 주민들의 진심 어린 사랑을 받는 초상화는 ‘김일성 수령’이 아닌 ‘벤자민 플랭클린’·‘조지 워싱턴’·‘링컨’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새겨진 1달러는 북한돈 7000원. 이 돈으로 쌀 1kg을 살 수 있다고 알려졌다.

5달러화(貨)에 새겨진 링컨은 미국 흑인노예를 해방했듯이 북한 주민들을 굶주림에서 해방시킨다.

미화(美貨) 100달러에 새겨진 벤자민 플랭클린은 제일 힘이 쎈 ‘할아버지’로 신분상승 기호품·전자제품을 살 수 있게 한다.

세 할아버지가 새겨진 미국달러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 할아버지가 새겨진 북한 화폐 5000원을 압도한다.

북한 주민들은 달러화(貨)에 새겨진 3명 할아버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 돈만 있으면 쌀도, 고기도 사고, 심지어 출세까지 할 수 있음을 숙지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하면 미국돈을 더 벌 수 있을까’하는 일념을 갖고 장마당을 다닌다.

북한 노동당 정권은 반미(反美)하는데, 북한 주민들은 친미(親美)를 한다.

정권과 주민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탈북 여성 시인 김수진은 그의 수기에 “백년을 떨어진 곳에서 백년을 앞선 곳으로…. 북한에서 꿈꾸던 사회주의, 공산주의는 대한민국에 있었다”·“건강검진을 받을 때 이때까지 본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설비들 앞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렸다”고 적었다.

대외경제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처럼 개방하면 연간 6~7%대 고속성장을 하게 되어 20년 뒤에는 북한의 1인당 GDP가 7~9배로 증대된다.

그러나 북한이 개방 않으면 1인당 GDP는 2014년 1252달러에서 10년 후인 2024년엔 오히려 6% 가량 축소돼 1178달러로 쪼그라든다.

지난 4일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차관보(동아시아 담당)는 “북한의 변화가 꼭 정권교체의 형태로 가야할 필요는 없다”·“미얀마의 군부독재가 스스로 개혁·개방에 나서 국제적 경제지원과 개발자금을 얻어낸 것처럼 북한도 미얀마의 사례처럼 평화로운 과정을 거쳐 변화할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나서기를 예상하는 것은 돼지가 날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김정은은 북한의 2인자이고 고모부인 장성택을 “건성건성 박수친다”며 즉결 처형했다.

걸음걸이도 김일성의 8(八)자 걸음을 따르고 머리 스타일도 김일성처럼 치켜올리는 기행(奇行)과 광기(狂氣)를 보였다.

김정은에게서 합리적 개혁·개방을 기대한다는 것은 넌센스이다.

1990년 몽골 체제 전환을 결단했던 오치르바트 전 대통령은 “삶의 질을 높이려는 국민들의 욕망은 어떤 억압으로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물에 던져버리는 충격요법을 썼을 때 수영을 더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처럼 기업사유화 등 시장경제를 빠르게 밀어 붙였다”고 회고했다.

1990년 몽골의 1인 GDP는 300달러. 2014년 4000달러를 상회하는 성장을 이뤘다.

김일성 3대 세습정권은 북한을 우리 민족사에 가장 중국에 종속적 위성국가로 만들었다.

수나라·당나라를 격퇴했던 고구려의 기개는 간 데 없고 북한의 동력을 움직이는 기름까지 중국 송유관에 의존하고 있다.

‘백두혈통 김씨왕조’는 민족사에 가장 치욕적인 굴종을 기록하고 있다.

북한 체제를 바꿀 주체는 장마당에 생계를 의존하는 북한 민중들이다.

김씨 왕조를 지원하는 햇볕정책은 되레 통일을 저해하는 분단유지 정책이었다.

민족사에 가장 무능한 정권 ‘김씨왕조’를 무너트리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30대 최고존엄 김정은이 자연수명이 다하도록 권력을 유지할 것 같지는 않다.

북한 민중의 각성을 유도하는 것이 인터넷일까 풍선일까.

시장(市場)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

북한의 장마당이 김씨 세습왕조(王朝) 독재정권을 이길 것이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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