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포스코의 재 도약은 정치권 눈치에서 벗어나야 극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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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포스코의 재 도약은 정치권 눈치에서 벗어나야 극복된다”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15.02.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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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 취재국장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포스코의 핵심 보직인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젊은 소장으로 동시에 교체하는 정기임원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올해 정기인사는 주주총회 이후에 단행했던 예년에 비해 약 2개월 앞당겨 실시됐다”며 “제철소장을 동시에 교체해 조직의 긴장을 높였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CEO 승진 코스로 꼽혀온 제철소장을 모두 교체하고 3단계 밑에서 끌려 올려 계열사간 이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권오준 회장 체제 구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포스코 관계자는 “니켈 합금제조 SNNC의 김학동 대표가 포항제철소장에 임명된 것은 ‘계열사 대표’에서 ‘제철소장’으로 임명된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제19대 포항제철소장에 취임한 김학동 소장은 “혹독한 철강산업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새로이 짜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반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권오준 회장의 경영방침에 맞춰 ‘위대한 제철소’ 구현으로 ‘POSCO the Great’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포항제철소 제선부장·품질기술부장을 역임했던 김 소장은 “포항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겠다”고 강조해 포항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소장의 의욕 찬 발걸음에 많은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달 29일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년 공식적인 실적발표회를 통해 실적 변동에 대한 이유와 향후 전망을 밝혀왔다.

그러나 손익 구조의 30% 이상 변경 사유가 발생해 지난 2월 5일 공식적인 실적 발표회 이전에 실적을 공시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잠정 발표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2013년) 대비 7.3% 증가한 3조2천135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전년대비 5.2% 증가한 65조98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58.9% 급감한 5천567억원에 그쳤다.

포스코는 철강산업의 장기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어려운 여건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이고 있다.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가 수익성 중심의 재무구조 조정에 나선 성과이다”고 포스코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 취임 이후 기술기반 솔루션마케팅 등 고부가 가치제품 판매에 주력한 것이 수익성 강화 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순이익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이 권오준 회장 체제의 재무구조 조정성과를 퇴색시켰다.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 이후 약 2천억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것이 그것이다.

포스코의 순이익이 큰 폭 감소세를 보인 것은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을 반영한데다 투자지분의 평가액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사업다각화를 내세워 인수합병한 회사들이 정상 경영 유지 여부가 재계의 주요 관심사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속담처럼 마구잡이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포스코는 수많은 자(子)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철강 호황시절 5조원 이상의 유보자금과 차입금을 동원해 벌인 인수 합병이 부메랑이 되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조선회사인 현대중공업이 해상구조물 수주사업에서 3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협력 업체들도 흔들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협력사 가운데 하나인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은 지난해 1천890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 경영난 해소를 위해 모기업인 포스코에서 2천900억원을 지원 받았다.

플랜텍은 해양 플랜트 모듈, 화공 플랜트, 철강을 비롯한 각종 산업설비 등을 설계·제작하는 업체이다.

당초 제철소 내 철강설비의 설계 및 제작 등 엔지니어링 업무를 맡아 우량 자회사로 평가받았던 포스코플랜텍이 성진지오텍과 합병한 이후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포스코는 계열 매출이 많은 우량자회사를 합병시켜 성진지오텍의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겠다는 복안이었으나, 시너지 효과는 실종되고 ‘돈 먹는 하마’로 돌변했다.

2010년 정준양 회장 시절 포스코는 부채비율(기업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1000%가 넘는 성진지오텍의 회장 지분 32.87%를 1천6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시세의 두배 가까운 고가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MB정부 실세 개입설이 불거졌다.

포스코플랜텍은 2010년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나 2013년 성진지오텍과 합병 이후 6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포스코플랜텍은 영업이익 창출을 통해 부채를 축소해야 하지만 저가수주 물량이 많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지난해 8월부터 300명씩 한달간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모기업 포스코의 2천900억원 자금지원으로 자금난에서 벗어난 포스코플랜텍은 이번에 고강도 구조조정이라는 자구책을 내놓았다.

1천여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300명을 퇴직시키기로 포항 본사와 울산 사업장에서 동시 진행 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포스코플랜텍의 구조조정 단행 계획에 포스코 계열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포스코가 이 지경이 된 배경에는 정준양 전 회장과 MB정부 실세 개입이 사실이라면 그들의 탐욕이 청구금 자금으로 설립하고 국민들 성원으로 키워온 포스코의 경영난을 초래한 것이다.

‘포항의 자족기능’ 포스코에 위해(危害)를 가한 것은 포항 시민에 위해와 다를 바 없다.

두 번 다시 정상배(政商輩)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포항 시민들의 감시’가 절실해졌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체제가 포항·광양제철소장을 동시에 교체하면서 소장보다 나이 많은 임원들은 모두 나가라는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보인다.

고강도 구조조정은 임원들의 추진력과 체력을 함께 요구하는 난제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임원진 앞에 놓인 당면 과제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도의 기술력으로 경쟁우위에 있었던 자동차 강판시장에까지 중국산이 밀려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시장에 수입된 중국산 자동차용 강판 수입량은 18만6천t. 4년새 수입량이 3.8배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업체들은 한국지엠 등에 물량공급을 대폭 늘려가고 있다.

포스코는 무게는 줄이면서 강도를 높이는 차세대 제품을 개발해 ‘중국산 공세’를 저지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산 자동차 강판’의 위용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또 한번의 도약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않는 가운데 효율적 구조조정과 제품경쟁력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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