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국민다워야 하고 신문이 신문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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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국민다워야 하고 신문이 신문다워야”
  • 유수원<편집인>
  • 승인 2015.04.2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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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잘 굴러가게 하는 요체(要諦)는 무엇일까.

공자(孔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를 강조했다.

‘임금은 임금다워야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고, 아비는 아비다워야 하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는 정명(正名)사상은 ‘자신이 처한 입장에 따라 행동하고 생각하는 것’이 <정치>이고 <질서의 근간>이 된다고 가르친다.

‘옆집 개가 죽어도 대통령을 탓하는 나라’·‘노인을 제집 강아지만 못한 것으로 취급하는 나라’·‘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불태우는 나라’ 등 <개판 5분전 대한민국>이란 개탄이 쏟아지는 난국 극복의 지혜를 ‘동양의 고전(古典)’ 논어가 제시한다.

임금은 임금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자기 맡은바 책임을 다할 때 국가가 잘 돌아간다는 정명론(正名論)은 <개판 5분전 대한민국>에게 귀감이 되는 공자사상이다.

<개판 5분전 대한민국>의 실제상황은 어떠한가.

미국에서는 공립학교뿐만 아니라 사립학교에서, 유치언생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교에 등교해서 하는 첫 일과(日課)는 <국기(國旗)에 대한 맹세(Pledge of Allegiance)>다.

교실에 걸려있는 성조기를 향해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나는 모두가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 자유와 정의를 누리는 나의 나라 미국(美國) 합중국 국기(國旗)와 공화국에 단결하고 충성할 것을 맹세합니다.”

미국 초·중·고등학교에서 등교 후 첫 일과로 시행되는 <국기에 대한 맹세>는 국가에 대한 감사와 충성을 다짐하고 서약하는 것이다.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항소법원이 <국기에 대한 맹세> 중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라는 문구가 정교(政敎)분리를 규정한 헌법에 반(反)한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004년 미국 대법원은 ‘<하나님의 보호하심 속에>란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자발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는 것은 종교강요를 금지한 수정헌법 제1조를 부당하게 확대해석한 것이다’며 사실상 합헌판결을 했다.

여러 인종과 민족적 전통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아도 <국기에 대한 맹세>를 통해 <미국>이란 이름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도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있다.

노무현 정부 복지부장관 유시민은 “국기에 대한 경례는 군사 파시즘과 일제(日帝)의 잔재”·“야구시합하는데 왜 애국가를 부르나…”·“공개적 장소에서 국가 상징물 및 국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게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 운운하며 ‘좌파의 정체성’을 과시했다.

해산된 통진당 의원 이석기는 “태극기는 국기가 아니다”며 무장폭동을 획책하다 9년형(刑)을 선고받고 ‘무상급식’ 교도소 생활을 즐기고 있다.

주사파 이석기의 후예들이 지난 16일 세월호 추모 문화제를 빌미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쇠고기 난동’을 재현했다.

20대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다 태극기에 불을 붙인 뒤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흔들어 보이기까지 하는 망동(妄動)을 연출했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상징하고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국기(國旗)이다.

일제(日帝)시절 만주국을 경영하던 일군 수뇌부에 폭탄을 투척했던 윤봉길 의사는 태극기 앞에서 항일의거를 맹세했었다.

6·25 전란 중 9·28 서울수복 당시 중앙청에 걸린 인공기(人共旗)를 내리고 태극기를 올리던 해병특공대의 쾌거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한 장면이 되었다.

세월호 참사추모를 빙자해 태극기를 불태우는 이벤트까지 벌이는 반역(反逆)이 횡행하는 것은 방치할 수 없는 국기(國基)문란이다.

태극기를 훼손하는 반역자가 대한민국의 국민일 수 있을까.

그의 입에서 진심어린 <국기에 대한 맹세>가 나오도록 해야한다.

국민이 국민다우려면 먼저 신문이 신문다워야 한다.

미국의 건국선조들은 언론의 4부(府) 기능에 주목했다.

제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은 초대 대통령 워싱턴에게 편지를 보내 ‘어떤 정부도 감시자가 없으면 안된다. 신문의 자유가 보장되는 한 항상 감시자를 갖게 된다’고 설파했다.

제퍼슨은 정보전달·여론형성의 전통적 언론기능을 확장시켜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역할을 추가했다.

감시와 견제기능을 강조해 <펜(언론)은 칼(권력)보다 강(强)하다>는 관용어가 생겨났다.

4부(府)의 기능수행을 강조하는 말이 정론직필(正論直筆)이다.

언론사 자체가 권력자와 협력하거나, 언론인 자신들이 스스로 권력자가 되려고 하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사실을 왜곡하면 직필(直筆)이 되지 못하고 곡필(曲筆)이 된다.

언론은 자신의 타락을 감추고 정론직필을 강변한다.

한국 주류언론의 곡필이 독자들의 직필 댓글 반발에 직면해 탁상공론(卓上空論)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실장은 ‘왜 하필 부패한 대륙 中南美 순방인가’란 칼럼을 싣고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비판했다.

“부패없는 북유럽 순방이라면 모른다. 대통령이 방문한 나라들이 부패인식지수 94위(콜롬비아), 85위(페루), 69위(브라질)라는게 썩 유쾌하지가 않다”·“칠레 대통령은 ‘며느리 게이트’에 침묵해 지지율이 31%까지 곤두박질쳤다” 등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편승해 ‘부패인식지수 43위 한국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우리보다 심한 나라도 많다는 위안을 얻어올까 겁날 정도다’며 순방외교를 비꼬았다.

“동아일보 논설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 없는 논설이 많다. 중국은 부패지수 100위인데 어쩌면 좋은가…”·“이걸 글이라고 끄적여 논 것인가. 먹고 살기 위해 중남미 시장도 열심히 찾아가서 교역을 해야 하는건 당연한 건 아닌가”·“박 대통령의 외국순방이 도덕공부하고 청렴연수하려 간게 아니다”·“부정부패 권력자를 방문한 것이 아니고 국가를 방문한 것이다” 등 논지가 분명한 댓글들이 달렸다.

주류 언론의 논설실장의 ‘가방끈’이 독자들의 ‘가방끈’보다 짧은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겨날 정도로 설득력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1일 페루리마의 라스팔마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한국 훈련기 공동생산 기념식에 우말라 페루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페루에서 나흘이나 머물며 훈련기 생산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억 달러 규모 국산 다목적 훈련기 FA-50 수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부패인식지수’ 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미 항공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국익도모’ 강행군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칠레 바첼레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협력 협정을 체결하고 연간 52억 달러 시장에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 진출을 개척했다.

주류 언론들은 정경유착의 진수를 보여준 성완종을 ‘성공한 기업가’로 둔갑시켰다.

22일자 동아일보는 ‘통큰 成회장 마지막엔 빈털터리’라는 제하의 ‘미담기사’를 게재했다.

‘성완종 어천가’ 부르기 각축이 있었다.

성완종은 국민세금 1조원 이상을 날린 ‘악덕기업인’이다.

성완종이 이끌던 경남기업의 법정관리로 금융권·협력업체·개인투자가들이 부담해야 할 손실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1600여곳 협력업체 대부분이 영세한 규모이어서 도미노 도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경유착 과실을 즐기던 모래배는 적자누적도 특혜로 해결하려고 집요한 로비를 벌였다.

성완종은 자살하면서도 원한의 대상과 의리의 조력자를 구별했다.

망자(亡者)의 유서에 공신력이 따른다는 일반적 정서를 계상하고 ‘앙숙 리스트’를 남겨 사실관계 존부(存否)를 떠나 대한민국의 지축을 흔들고 있다.

팩트가 생명인 언론도 찌라시 대열에 합류해 국무총리를 낙마시켰다.

일류국가로 가기 위해 ‘언론개혁’이 절실하다는 ‘시대적 과제’를 남겼다.

국민이 국민다워야 하고, 신문이 신문다워야 ‘일류국가 대한민국’이 가능하다.

‘만사돈통’ 성완종의 자살로 드러난 ‘수준이하’를 하루빨리 쇄신해야 한다.

대통령도 대통령다워야 팔로우십이 배양된다.

국기(國基)를 뒤흔드는 좌익들을 솎아내고, 부패한 정치 모리배들을 발본색원하는 등 법치(法治)를 구현해야 한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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