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음주·아빠 흡연이 자녀의 알레르기 질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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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음주·아빠 흡연이 자녀의 알레르기 질환 부른다
  • 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 승인 2016.05.0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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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정욱 건강증진의원장
최근 부모 재산에 따라 자식의 경제적 지위가 금·은·동·흙수저로 결정된다는 ‘수저 계급론’이 청소년과 젊은이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모 도움 없이는 자립하기도 어려운 데다 가난이 대통령 되는 사회라는 열패감이 깔려 있다.

■환경, 유전으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 증가

금쪽같은 자식들에게 가난을 몰려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앓고 있는 지긋지긋한 만성질환을 자녀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은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봄이 와서 그런지 꽃가루 알레르기로부터 기관지천식, 아토피피부염,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에 이르기까지 각종 알레르기로 질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그럼 이러한 알레르기는 과연 부모로부터 유전돼서 생기는 것일까? 아니면 점점 더 심각해지는 환경의 유해함 때문에 생기는 것일까?

여기엔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다.

1960~1970년대만 해도 알레르기 질환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있어도 증상이 미약했다.

하지만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이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도시 공간, 미세먼지나 황사와 같은 나쁜 공기, 패스트푸드나 첨가물 등이 많은 식생활 등 환경과 위생상태의 변화에 따라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하게 되었다. 분명 환경의 영향이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질환은 무조건 환경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이 유전과 관련이 있다.

즉 알레르기가 쉽게 나타나는 체질이 있고 이는 유전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에 따라 다양한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레르기와 유전의 연관성에 대해 밝혀졌다.

먼저 이란성 및 일란성 쌍둥이와 관련하여 알레르기를 살펴보았다.

이란성 쌍둥이들의 7%가 동일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일란성 쌍둥이들은 64%가 동일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었다.

일란성 쌍둥이들은 DNA가 정확히 동일하여 이란성 쌍둥이들은 2만 5천개의 DNA유전자 중에서 약 절반만 같다.

이 결과 역시 알레르기와 유전자 간의 연관성을 확인시켜 준다.

그 확률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엄마 아빠 둘 중에 한명만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엔 자녀의 50%가, 엄마 아빠 둘 다 알레르기 환자라면 자녀의 75%가량이 알레르기 질환에 걸린다.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10~15%의 자녀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 자녀의 성별에도 영향

알레르기의 유전에는 부모와 자녀의 성별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사우샘프턴 종합병원의 면역학 교수이자 알레르기 내과 박사인 하산 아르샤드 박사 연구팀이 23년간 1,456명의 환자 집단을 분석한 결과, 어머니의 유전자는 딸에게, 아버지의 유전자는 아들에게 더 잘 전달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아빠가 천식을 앓았을 때 아들이 천식을 앓는 경향이 2배 높았다.

반면 엄마가 천식을 앓는 경우에는 아들보다 딸이 천식을 앓는 경우가 2배나 더 높았다.

또 아토피는 어머니에게서 딸에게,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유전되어 발병 위험을 50%나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한 가지 종류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에게 또 다른 알레르기가 생기기 쉽다는 것을 알아냈다.

알레르기가 없는 아이에게 꽃가루 알레르기가 생길 확률은 약 30%인데 반해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가질 확률은 78~80%에 이른다.

▲Tip 01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연령별 다른 양상

대한소아과학회가 서울 소재 4개 대학 병원 소아 알레르기 클리닉 환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아토피 피부염이 가장 많았고 (53%), 천식(38%), 아토피 비염(9%) 순으로 나타났다.

2~4세 아이들에게는 천식(48%), 아토피 피부염(36%), 알레르기 비염(16%) 순으로 나타났으며 4~6세 아이들은 천식(41%), 알레르기성 비염(38%), 아토피 피부염(21%) 순이었다.

■부모의 음주 흡연이 알레르기 질환에 영향

그렇다고 알레르기 질환에 유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팀이 발표한 ‘부모 음주 흡연에 따른 소아 알레르기 질환 연구’에 따르면 출산 전후 부모의 습관과 생활환경 또한 알레르기 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출생부터 만 6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출산 전후 부모의 환경과 과거력 등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질환별로 상세히 보면 먼저 천식의 경우 엄마가 음주를 하는 경우 아기가 천식으로 진단받을 확률이 1.79배 증가했다.

부모가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경우 아빠의 흡연은 천식 위험을 2.17배 올렸다.

천식에는 또한 모유수유 여부가 영향을 주었는데, 완전 모유 수유에 비해 혼합수유의 경우 천식진단이 1.79배, 부유수유의 경우 1.99배 뛰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만 0세 때 간접흡연에 노출되었을 때 1.33배 발병률이 높아지고,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을 때는 2.84배 증가했다.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에는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와 상관관계가 있었다.

■알레르기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

지금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부모들에겐 참으로 호의적이지 않는 연구결과들이다.

그렇다면 알레르기가 있는 엄마 아빠가 알레르기를 물려주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앞서의 연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비록 아이가 알레르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엄마 아빠가 몇 가지 사항을 지킨다면 알레르기 발생의 위험률 낮출 방법이 있다.

첫째 모유수유다.

모유수유의 장점은 워낙 많지만 특히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

인제대 의대 소아과 김우경 교수팀은 지난 2002년 9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출산한 산모 125명과 그 자녀 12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80명의 자녀 중 21%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났다.

이는 비알레르기 산모의 자녀 45명 중 3명(6.7%)에게서 알레르기 질환이 발병한 것과 비교할 때 높은 수치다.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산모 중 분유를 먹였거나 모유수유가 3개월 미만에 그친 산모의 자녀 25명 중 절반이 넘는 13명(52%)이 알레르기 질환을 보인 반명 이들 중 모유수유를 6개월 이상 한 55명 가운데는 7.3%만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했다.

모유수유가 알레르기 질환 예방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셈이다.

둘째 금연이다.

엄마 아빠의 흡연이 천식 발병률을 높이고 아기가 간접흡연에 노출될수록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이 높아지므로 예비 엄마 아빠의 금연은 필수가 됐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을 앍고 있다면 더더욱 금연을 해야 한다.

셋째 금주다.

엄마의 음주가 천식 발병을 높이므로 임신 때부터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금주는 알레르기 질환의 일차 예방에 중요한 부분이다.

넷째는 집먼지 진드기로부터 아이들 보호하기다.

집먼지 진드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 원인 인자이다.

우리나라 알레르기 환자 중 약 80%가 집먼지 진드기에 양성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집먼지 진드기는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을 먹고 살며 이를 먹고 난 배설물과 사체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각질이 많이 떨어지는 침대 시트, 이불, 천 소파, 베개, 인형 등에 많이 산다.

진드기를 100% 박멸하지는 못하지만 줄일 수 있는데 일주일에 1회 이상 이불이나 인형을 60도 이상의 고온으로 세탁하고, 침구는 수시로 햇볕에 말리고 털어준다.

카펫은 깔지 않는 게 낫고 소파는 천 소재보다는 가죽으로 된 제품을 고른다.

진드기는 따듯하고 습한 곳(습도 80% 이상)을 좋아하는데, 특히 겨울철에 습관적으로 틀어놓는 가습기는 세균의 온상이 될 뿐 아니라 진드기의 번식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집먼지 관리를 임신 중이나 출생 직후에만 하는 것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생후 10년간 지속적인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다섯째, 아이가 어릴 때는 실내에서 애완동물 키우지 않기다.

애완동물의 털 뿐 아니라 동물의 타액, 비듬, 눈물, 대소변 등 모두가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여섯째 식생활에 신경쓰기다.

알레르기 체질의 발현에는 식생활도 큰 관련이 있다.

식품에 포함된 식품 첨가물이나 잔류농약이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식사를 제 때 하지 않고 인스턴트식품이나 과자 등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우 쉽게 알레르기 반응이 발현된다.

지나친 육류의 섭취도 알레르기 체질이 쉽게 되는 원인이므로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의 식재료로 골고루 다양하게 먹도록 하자.

일곱째 일상생활에서 예방에 주의하기다.

요즘 같은 봄철, 황사나 꽃가루가 많거나 안개가 심할 때, 미세먼지 주의보나 오존주의보가 떨어졌을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을 하게 되면 마스크를 필이 착용해야 한다.

또 피부나 목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을 기르면 천식환자의 가래배출과 아토피의 피부건조에 도움이 된다.

새집에 입주할 때는 미리 버닝아웃(난방을 하루 8시간 이상, 30도 이상, 일주일 이상)하거나 자주 환기하도록 하고, 새 책에서도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으므로 신학기가 되면 책을 며칠 동안 바람이 드는 곳에 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금수저는 못 물려줄망정 알레르기는 물려주지 말아야겠다. 우리가 엄마, 아빠로서 노력할 방법이 있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다.

이에 한국건강관리협회경북(대구북부)지부 건강증진의원 허정욱 원장은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며, 건강을 물려주는 것은 금수저를 주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므로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금연, 금주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한 건강함을 선물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Tip 02 알레르기 면역치료 : 알레르기 완치의 방법

알레르기 치료의 목적을 그 때 그 때 증상을 ‘완화’하는 게 아니라 ‘완치’를 목표로 둔다면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그런데 최소 3년의 시간과 연간 100만~15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니 신중하게 고려한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 항원 추출물을 조금씩 투여하여 몸이 이 항원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주사가 아닌 혀 밑에 치료제를 머금고 있는 설하면역요법을 많이 쓴다.

▲검진문의
경북지부(대구북구검진센터)
053-350-9000,
http://gb.kahp.or.kr
대구지부(대구동구검진센터)
053-757-0500,
http://daegu.kah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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