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노인 용변 치워준 버스운전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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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용변 치워준 버스운전사 ‘감동’
  • <하효진 기자>
  • 승인 2009.08.2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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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고속 홈페이지 ‘고객의 말씀’에 훈훈한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치매에 걸린 노인이 버스 안에서 실수로 갑작스럽게 본 용변을 깔끔하게 치워준 버스운전사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는 것.
25일 금호고속홈페이지에는 지난 11일 김모(광주 남구)씨는 금호고속 홈페이지 게시판에 ‘저는 금호고속을 이용하는 직장인 여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금호고속 버스 운전사가 버스 안에서 베푼 친절에 감동한 사례가 실렸다.

김씨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금호고속 버스를 이용해 광주로 가던 도중 아버지가 갑자기 용변을 보고 말았고 이에 당황한 김씨는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때 버스를 몰던 운전사가 그 상황을 알아채고 다른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버스를 세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 운전사는 버스 안에 있던 물과 화장지를 들고 김씨의 아버지와 버스에서 내려 한적한 곳으로 가 용변 탓에 지저분해진 김씨 아버지의 뒤처리를 깨끗하게 해줬고 다시 버스에 올라타 다른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고 방향제를 이용해 주변과 좌석 시트까지 말끔히 정리하고 김씨를 대신해 다른 승객들에게 죄송하다는 말까지 해 진한 감동을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광주에 도착해 너무 고마운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 운전사에게 이름을 물었지만 “나는 금호고속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게시글에서 “그때는 아버지 때문에 버스 번호판을 볼 겨를도 없이 돌아왔는데 고마운 마음을 전할 길이 없이 이렇게 글을 남긴다”고 밝혔다.

금호고속이 확인한 결과 이 운전사는 김영순(57) 승무사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86년 금호고속에 입사해 23년째 버스를 운전하는 김 승무사원은 평소에도무사고 안전운행은 물론 선행을 몸소 실천해 다른 사람의 본보기가 되는 모범 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남다른 세차 실력으로 승객들에게 항상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등 그동안 무사고 포상과 친절사원상을 여러 차례 받기도 했다고 금호고속은 밝혔다.
김씨는 “부모를 보는 것 같아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인데 외부에 알려져 얼굴을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럽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도 모두 그렇게 하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하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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