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길고양이 학대·살해범들 잇달아 실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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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길고양이 학대·살해범들 잇달아 실형 선고
  • 김윤희 기자
  • 승인 2022.09.23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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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면 폐양식장서 고양이 해부한 20대, 1년4개월 선고
한동대 등 길고양이 10마리 학대·살해범 2년6개월 선고
▲ 동물권행동 단체인 카라가 지난 8월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포항 고양이 학대살해범 실형 선고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 동물권행동 단체인 카라가 지난 8월 대구지법 포항지원 앞에서 포항 고양이 학대살해범 실형 선고를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포항의 한 폐양식장에서 길고양이들을 학대하고 죽인 2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등)과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1년4개월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포획틀을 이용해 잡은 길고양이 16마리를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의 한 폐양식장에 가두고서 흉기 등을 이용해 학대하고 죽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렇게 학대하고 죽인 고양이들의 모습을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또한 A씨는 자신의 범행을 신고한 시민에게 연락해 협박하고, 시민 소유 물건을 전기톱으로 파손한 혐의도 받았다.

A씨와 변호인은 범행 당시 A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으나, 사건 경위나 방법,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른 형사 처벌이 없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특수재물손괴 혐의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A씨가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겠다고 한 점 등을 종합해 이 같이 판결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동대학교 등 포항 전역에서 고양이를 학대하고 죽인 30대 남성에 대한 선고도 지난 21일 오후 2시 포항지원에서 열렸다. 

길고양이 10마리를 잡아 학대하고 죽인 남성에 대해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3단독 김배현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기소된 A(32)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한동대학교에서 고양이 3마리를 학대하고, 2020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포항지역에서 길고양이 7마리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이 죽인 고양이 사체를 나무나 노끈 등에 매달아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지도록 했다.

사건 현장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포항시를 사칭한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A씨가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무등록 오토바이를 운행했으며, 길에서 습득한 번호판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무단 부착하기도 한 혐의까지 추가됐다.

김 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을 비롯해 A씨에게 적용된 절도, 재물손괴, 공기호부정사용, 부정사용공기호행사, 자동차관리법 위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등 7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특히 동물학대의 경우 우발적 범행이라기보다 치밀한 계획과 뚜렷한 목적에 따라 반복 진행됐으며, 단순히 동물에 대한 범행을 넘어 다수의 사람들을 겨냥해 정신적 충격과 공포감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수법의 잔혹성과 생명경시의 잠재적 위험성 등을 비롯해 여러차례 절도와 재물손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비춰봤을 때 죄책에 상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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