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충도 포항상의회장 사퇴 촉구론 지역 경제계 확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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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충도 포항상의회장 사퇴 촉구론 지역 경제계 확산 주목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2.10.23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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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시장과 거리 두기는 포스코 최 회장 의식 의도된 계산 의혹
포항시 태풍 피해 복구에 미온적인 태도도 포스코 의식 의심 받아
친동생 시장 선거 낙선 앙금 市행사에 참석 않겠다는 속내 드러내

포항상공회의소 문충도 회장 사퇴 논란이 확산되면서 지역 경제계가 아주 시끄럽다. 추대된 문 회장이 상의 안팎에서 중도 사퇴론에 휘말린 것은 상의 100년사에 보기 드문 일로 평가된다. 문 회장이 잘했다면 사퇴하라는 말이 나올 리 만무하다는 여론도 있다. 포항에는 워낙 왜곡된 말이 많은 곳이라 의심도 들긴 한다. 정치인들까지 거짓말로 주민을 기만 선동하는 내로남불이 판치고 있어 상대적으로 억울한 피해자도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문 회장 사퇴 논란에 대해 심층 취재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 포항상공회의소 전경.

경북도내 23개 일선 시군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포항상의 회장이 중도 사퇴 논란에 휘말린 것은 지역 경제인들의 수치다. 더욱이 경북도 상의협의회 회장까지 맡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문제가 있다면 사회 모범을 보여야 하는 경제 단체답게 중도 사퇴를 유도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 상공인은 “상의는 시와 긴밀한 협조 관계가 유지돼야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문 회장은 기대와 달리 공사(公私)에 대한 구분이 흐리고 사익(私益)에는 밝아 보이나 회장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이 부족하다는 업계 평가가 있다. 무엇보다 시와 관계 개선에 나서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혹자들은 시장이 감정싸움하지 말고 포용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런 주문은 위험한 발상이다. 왜곡된 지역의 심각한 갈등 요소 병폐를 더 키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문 회장 사퇴 논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도 누구의 탓이 아니다. 문 회장 본인 탓이고 본인이 자청했다는 것이 상의 주변의 중론이다.
상공인을 대표한 회장쯤 되면 공적인 일에 보폭이 넓어야 하고 사익보다 공익을 위한 사명감이 남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문 회장의 그런 점이 부족하여 쌓인 논란이란 것이 업계 주장이다.

주민 생존권이 달린 포스코 홀딩스 본사 서울 유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 시장과 주민들이 최정우 회장을 상대로 반발하는 마당에 문 회장은 침묵하다시피 했다. 상의 회장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포스코가 상의 회원사이고 연간 수백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는 문 회장 개인 사기업이 포스코에 있다 해도 상의 회장 자격으로 공사(公私)를 구분한 역할을 해야 했다. 그때 이미 상의 회장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고, 사퇴론 시발점이 됐다.

이강덕 시장과 협치도 그때 이미 물 건너 보냈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그 당시 시장에 출마한 문 회장 친동생(문충운 환동해본부장)까지 나서 포스코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주민 여론을 악화시켰다. 또 문 회장 동생 측은 이강덕 시장 가정사를 들추는 네거티브까지 무자비하게 자행했다.
처음에는 과열된 선거판이라 그렇겠지 했다.

그러나 문 회장도 ‘상의법을 위반’ 하면서 동생 선거 운동에 가담하여 말썽이 됐다. 경제인들을 상대로 “동생이 시장 공천을 받을 것 같으니 도와 달라”는 선거 운동을 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문 회장은 “선거 운동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경제인들은 “문 회장이 정치인들 같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경선에서 동생은 떨어졌고, 이 시장이 당선됐다. 선거가 끝나면 대부분 정치인들은 서로 화해하고 털고 넘어간다.

그런데 문 회장 형제들은 달랐다. 이 시장과 화해는커녕 끝까지 대립각을 더 세웠다. 동생 측은 이 시장이 선거법 위반을 했다며 고발을 유도했고, 또 문 회장은 모 기관장이 주선한 모임에서 이 시장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으로 포항시 행사에서 경제 행사가 아니면 참석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그것이다. 이런 마당에 이시장이 문 회장과 마주 앉아 지역 주요 현안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는가. 다름 아닌 상의 주변에서 우려하는 여론이다.

그뿐만 아니다. 특히 지난 11호 태풍 힌남노가 덮쳐 주민 9명이 숨지고 수조원의 피해가 발생하여 지역이 초토화 됐을 때 과거 회장들 같으면 시와 협력하여 대책 논의에 들어가고 성금 모금에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 회장은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선 이상 된 포항시의 의원들까지 상의 태도에 의아해하고 있다. 

이에 문 회장은 “최선을 다해 왔으나 음해하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생수 5천만 원 상당을 구입하여 수해 복구 현장에 돌렸고, 1억 원의 성금도 기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상임의원들이 물러나라면 당장 물러나겠다”며 “도 의장회 회장직을 맡고 있어 도지사 허락을 받아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임시 총회를 열어 거취 문제를 물어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 상임의원은 “판단력이 없는 것인지 눈치가 없는 것인지, 자리 지키기 술수를 부리는 것인지 헷갈린다”며 “스스로 결단해야 할 문제를 상임의원들에 거취를 묻겠다는 것은 억지다. 또 관계없는 도지사까지 개입시킨 것은 비겁하다”고 말했다. 또 한 상공인은 “거취를 물으면 면전에 대고 물러나라는 상임의원이 누가 있겠냐”며 “이 마당에 생수 타령하지 말고 사퇴론이 왜 나왔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얻고 판단하라”고 톤을 높였다.

사퇴 논란 확산으로 의혹은 가중된다. 문 회장 형제가 이 시장과 감정을 돋우고 포항시에 비협조적인 이유가 포스코 최 회장을 의식하여 치밀하게 계산된 개인 기업 보호용 도발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부 상공인들은 정황적으로 보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의혹이라고 했다. 문제는 내년 3월 포스코와 협약한 홀딩스 본사 포항 이전 문제를 앞두고 포스코 충성맨 문충도 회장이 최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 회장 사퇴 논란이 있기까지 책임이 없지 않은 상공의원들이 지역 사회와 상의 위상 정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향후 추이가 크게 주목된다. 한편 포항상공회의소 회원사는 약 800개 업체이고 그중 상공의원 54명에 20명이 상임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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