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파크 조성 “헛돈 쓰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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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조성 “헛돈 쓰는 것 아닌가”
  • <기동취재팀>
  • 승인 2009.09.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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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곡리일대 연오랑·세오녀관 건립추진… 투기 부추겨
전직 시청간부, 주변땅 주거지로 용도변경 로비설

포항시가 거액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테마파크 조성이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고 예산낭비를 가져오는 전시성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시가 250여억 원을 들여 남구 동해면 임곡리 일대 9만9천여㎡의 부지에, 신라마을 및 태양관, 연오관, 세오관 등을 포함한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 조성을 계획하고 토지매입비만 117억원을 계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1997년에 400여억원을 들여 포항시 환호동에 136만 9천여㎡에 달하는 공원 부지를 취득해 51만6천㎡의 시민공원을 만들고 남은 유휴부지가 85만㎡나 있다는 것.
이처럼 비싼 예산을 들여 조성한 넓은 부지를 두고 또 다시 100억 원이 넘는 시민 혈세를 퍼부어 부지를 매입하고, 더구나 접근성이 떨어진 곳에 테마파크를 만드는 것 자체가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되말리는 시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곳 건너편 임곡리 및 입암리 일대에는 D사 등 2개사가 18홀 규모의 골프장 2개에 대한 도시계획시설을 신청해 놓은 상태에 있고, 그 주변 지역에 대해서는 전직 구청장 출신 Y모씨가 주거 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기 위해 시를 상대로 각종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D사는 98만㎡에 달하는 골프장 허가를 위해 편입한 부지가 수필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형식적으로 골프장 허가를 신청해 놓고 실제로는 땅장사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D사 관계자는 “현재는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토지사용승락서로 시설 변경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 부지를 매입할 단계가 아니다”며 “추후 골프장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대상 부지를 사들일 예정이며 골프장 사업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특히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 조성 기본계획 수립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임곡리 지역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접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경사도가 심하고 동측으로 일출을 볼 수 없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예정지에서 볼 수 있는 포스코의 공업화 이미지가 테마파크와 상충되고 호텔 등 숙박시설 또한 적어 관광객을 유치하기에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환호 공원의 경우 북부해수욕장과 가까워 숙박시설을 이용하기가 편리하고 공원 인근 바다(공유수면)를 매립해 32만 7천㎡에 달하는 마리나 리조트를 건립한다는 계획도 있어, 이와 연계하면 테마파크 부지는 이미 확보된 환호공원 부지를 사용함으로써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고, 인근에 형성된 관광시설을 활용하면 이곳이 훨씬 더 이용가치가 있다는 것.

따라서 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용 예산이 적어 주민 숙원 사업인 도로망 확장 등을 하지 못한다고 불평하면서, 테마파크 같은 전시성 사업에는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더구나 기본 용역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시의회 보고도 없이 주민 숙원사업에 긴급히 사용돼야 할 시장 재량 사업비를 동원한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의원들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는 것.
임곡리 일대를 주거 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전직 구청장 Y모씨는 “시가 올해 6월에 발표되기로 예정돼 있던 관리 계획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이곳이 주거 지역으로 풀릴지는 알 수 없으며 시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 포항시 관계자는 “용도 지역 변경 등으로 민원이 접수된 건은 5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임곡리 등 특정지역이 주거 지역으로 지정될 예정이라는 것은 잘못 전해진 소문에 불과할 뿐 관리 계획 발표가 나기 전에는 사실 관계를 전혀 알 수 없으며, 토지 매입자가 자칫 이러한 소문에 휘말려 투기바람의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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