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결국 3연임 좌절 포항시민들 환영 분위기 ‘사필귀정’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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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 결국 3연임 좌절 포항시민들 환영 분위기 ‘사필귀정’ 논평
  • 김종서 취재국장
  • 승인 2024.01.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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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에 맞대응하다 꼬리 내린 후추위 기겁
범대위 7인 사외이사 최 회장과 동반 사퇴해야
섭외부 인사 개편해야 포항시민과 상생 복원 가능

<속보>=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차기 회장(CEO) 후보군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이다. (본보 지난 2일자 관련기사 1면 보도)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3일 제4차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회의를 열어 지원서를 제출한 내부 후보를 대상으로 1차 심사를 통해 다음 단계인 '평판 조회 대상자'로 8명을 선정했으나 최 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27일 비엔지니어 출신 처음으로 포스코그룹 9대 회장에 취임하여 재임 임기를 다 채우고 약 5년여 만에 오는 3월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그간 최정우 회장과 포항시민들 간의 갈등은 장난이 아니었다. 지난 임기 동안 포스코 55년 역사에 최악의 악연 회장으로 남게 될 정도다. 관심사는 퇴임 전에 포항시민들과 얽혀 있던 묵은 감정을 풀고 갈 것인지 주목된다. 많은 포항시민들은 최 회장 3연임 후보군 제외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항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 논평했다. 범대위는 현 사외 이사들도 최 회장 후원자 역할을 했다며 함께 사퇴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민들과 최 회장 간의 갈등은 상상을 초월했다. 상생이 무너졌고, 심지어 포항시민들과 맞고소를 하는 등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5년 했으면 많이 한 게 아니냐 하는 여론도 있다. 국민기업 포스코를 향한 포항사람들의 애정이 남다른 탓도 있다.

꼬인 진짜 배경에는 포스코 포항 본사 행정실 섭외부의 상당수 직원들이 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특정인들과 카르텔을 구성하여 여론을 왜곡 호도하여 상생이 무너지는 요인이 됐다는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 회장 3연임 계획 자체가 과욕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열린 이사회에서 전례대로 거취 문제를 결정해야 옳았고,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5년간이나 회장직을 역임한 CEO의 자세가 아니었다는 비판이 있다.

포스코 창업자 박태준 명예회장 서거 12주기 추모식 참배도 앞당겨 묘소를 찾는 행보는 예의에 어긋났다는 평가도 받았다. 일부에서는 말썽이 됐던 사외이사들과 해외여행 기간에 이미 3연임 계획안을 짜놓고 벌인 어색한 행보가 결국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국민연금과 충돌 사건도 총선 밑에 현 정부에 간보기 반박을 했다가 맥없이 무너졌다는 해석도 있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사람으로 꼽혔다. 투자도 호남에 집중됐고, 현 정부 실세는 물론 언론과 여야를 넘나드는 거대 카르텔을 구성하는 전문가로 활동했다는 평가도 있다. 3연임에 뜻을 둔 것도 그 배경 때문이란 관측이다. 반면 낡은 설비 투자에 인색했고, 심지어 박태준 창업자가 국가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제철장학재단의 초·중·고 지원책을 다 끊어 포항에 야박한 경영 방식을 가했다.

포항 출신 김정재 의원도 일조했다는 여론이다. 김 의원은 소속만 국민의힘이지 최 회장에게는 문재인 정부 사람 행세를 해온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련 지역 민원 문제에도 김 의원은 최 회장 편이었다.

이러한 최 회장이 갑자기 3연임 포기 배경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포스코 홀딩스 지분7.72%) 측과 대충돌 사건을 꼽는다. 국민연금 측의 회장 선임 절차 문제점 지적은 정부 의중이 반영된 것인줄 알면서 발칵 하며 새벽 1시에 반박 보도자료를 낼 정도로 정면 승부에 나선 것이다.

힘이 빠진 정부인지 간을 본 꼴이 됐다. 그러나 바로 꼬리를 내렸다. 예사롭지 않은 쓰나미를 감지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정권 교체 이후 최 회장에게 물러나라는 신호가 적지 않았다. '재계 5~6위' 포스코그룹 회장을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동행 한 번 시키지 않았다. 이는 이념이 다르고 또 포스코가 국민기업이고 월급 받는 CEO로 취급한 데다 물러나라는 신호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과 정치권 배경을 업은 알박기 뱃심으로 임기까지 버틴 셈이다.

후추위는 최 회장이 회장 후보군에 빠졌다는 발표를 하면서 이유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은 김학동 현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이 거명되고,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도 후보군에 들었다. 또 외부 인사로는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이 유력하게 거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월 안에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에 포스코그룹 10대 회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한 포스코 전문가는 “윤석열 정부가 정치권에 기반이 약한 반면 반정부 세력들이 뿌리가 깊고 방대하다는 사실을 파악한 현 정부가 반격 시기 조절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검찰 조직을 안고 있는 현 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강한 힘을 안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최 회장의 3연임 욕심은 무모 그 자체였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정우 회장이 3월에 퇴사하면 포스코홀딩스 경영 방식은 물론 6개의 상장사와 166개의 계열사에 대한 인사 체계 또한 확 바뀌면서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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