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3인·이낙연 탈당에 친명-탈당파 ‘네 탓’ 공방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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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3인·이낙연 탈당에 친명-탈당파 ‘네 탓’ 공방 격화
  • 정혜진 기자
  • 승인 2024.01.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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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전직 당대표가 야권 분열…탈당 아닌 정계 은퇴가 답”
이낙연 “김대중·노무현 정신 사라지고 1인 방탄정당 변질”
▲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의원 김종민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편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에 잔류한다. 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

지난 11일 이낙연 전 대표와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3명이 연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며 민주당의 분열이 현실화했다.

민주당 의원 129명은 탈당을 규탄했고, 친명(친이재명)계와 탈당파는 분당 사태를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이번 사태로 당 내홍은 격화할 전망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공식화했다. 그는 민주당 탈당과 동시에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원칙과상식'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과 협력하기로 했다. 

친명계 의원들은 전직 당대표가 야권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며 "탈당 말고 정계 은퇴가 정답"이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의원 129명은 집단 성명을 내고 "탈당과 신당 창당에는 아무런 명분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하는 이 엄중한 상황 속에서 민주당의 분열은 윤석열 정권을 도와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을 주도한 강득구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는 탈당이 아니라 정계 은퇴를 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안 되겠거든 탈당말고 은퇴하는 것도 정답"이라며 "폭주보다는 멈춤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것이 아름다운 뒷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연이은 탈당 선언과 관련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이 더 단단하게 뭉쳐야 하는데 야권 분열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탈당 후 누가 이익을 볼 건지 생각을 하면, 탈당과 신당 창당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는 어려워 보이지 않나"라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서도 "국회의원 다섯 번에 당대표, 국무총리까지 민주당과 함께 궤적을 같이 해오신 분께서 탈당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용민 의원은 전날 '원칙과 상식'의 탈당에 "원칙과 상식? 공천과 탈당!"이라며 이들의 탈당을 평가절하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은 당내에서 기득권을 누릴 만큼 누린 정치인"이라며 "이들의 행태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치를 포플리즘이라고 비난했던 보수세력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깎아내렸다. 

반면 이 전 대표와 비명계는 사당화 논란과 방탄 정당이란 오명을 씌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부재가 분열을 막지 못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며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저격했다.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의원은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우리 진영은 무조건 옳고 당신 진영은 무조건 틀리다는 것은 내로남불"이라며 "이래 버리면 국민들이 어느 한쪽으로 힘을 모을 수 없기 때문에 옳은 건 옳고, 그른 건 그르다고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재명 대표가 전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상대 죽여 없애는 정치 안 된다'고 밝힌 데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소속의 이원욱 의원은 최근 이재명 대표와 정성호 의원이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문자로 논의한 것을 두고 "최순실 국정농단과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 의원과 이 대표 간의 병상에서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을 보면서 진짜 경악스러웠다”며 “당의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징계에 대한 절차와 가이드라인까지도 이 대표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당직도 없는 사람"이라며 "국회의원이라는 점, 가깝다고 하는 것 가지고 모든 것을 그렇게 논의할 수 있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당 지도부는 일단 통합을 강조하며 탈당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당에서 함께 뭔가 변화도 만들고 필요하면 우리 당이 어떻게 나가는 게 좋을지를 같이 고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 총선기획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 폭주를 멈추기 위해 당이 단결, 통합해야 할 엄중한 시기"라며 "이 전 대표에게 다시 한번 호소한다. 민주 진영의 총선 승리를 위해 신당 창당을 중지하고 민주당에서 함께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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