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 올리기 겁나네”…설 코앞 과일값 강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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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상 올리기 겁나네”…설 코앞 과일값 강세 여전
  • 정혜진 기자
  • 승인 2024.02.0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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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소매가격 17.5% 상승…배 17.1% 올라
다른 과일도 도미노 현상…귤·단감 등 강세
정부, 설 물가 잡기 총력, 과일 공급 확대키로

설 명절을 앞두고 정부가 역대급 할인 지원으로 물가 안정에 나섰지만, 치솟은 과일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차례상에 올리는 대표과일인 사과와 배의 가격은 1년 전보다 15% 이상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키우는 모양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소매가격은 10개에 2만9187원으로 전년(2만4849원)보다 17.5% 상승했다. 사과 한 개에 3000원꼴인 셈이다. 배(신고·상품) 소매가격 역시 10개에 3만5408원으로 1년 전(3만226원)보다 17.1% 비쌌다.

이는 사과와 배 생산 시기에 잦은 강우와 각종 병해충, 냉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1월 상순 기준 사과 도매가격은 10㎏당 6만9143원으로 평년보다 104.9%나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 가격 역시 15㎏ 기준 7만1578원으로 평년 대비 50.4% 올랐다.

가격이 훌쩍 뛴 건 사과 배뿐만이 아니었다. 샤인머스켓, 파인애플 등 다른 과일들의 가격도 작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최근 강추위와 이상기후로 하우스 관리비용 등이 증가한 데다가 사과와 배 같은 명절 필수 과일 가격이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샤인머스캣이나 만감류 등 대체 과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감귤(상품) 10개 가격은 5213원으로 지난해(3407원)보다 53.0%나 껑충 뛰었다. 평년(2966원)보다는 75.8%나 급등한 가격이다. 단감(10개) 가격도 1만9792원으로 전년(1만2404원)보다 59.6% 비싸졌다. 국산 과일을 대체하기 위한 샤인머스캣(2㎏·2만5304원)과 파인애플(1개·8249원)은 각각 8.2%, 20.9% 가격이 올랐다. 

비싸진 과일 몸값 탓에 올해 차례상 비용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국물가정보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구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8만1500원, 대형마트 38만58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설 때보다 각각 8.90%, 5.79%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aT가 발표한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이 27만8835원으로 전년보다 1.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업체는 2.1% 하락한 34만3090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차례상 비용은 31만963원으로 지난해보다 0.7% 하락에 그쳤다.

정부의 역대급 대책에도 과일 가격 강세에 힘입어 좀처럼 설 장바구니 물가가 잡히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일을 제외한 소고기, 돼지고기, 계란 등 축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설 명절 전까지 '설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설 차례상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설 명절을 앞두고 역대 최대 규모인 590억원을 투입해 할인을 지원하고, 할인 지원 비율을 2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사과와 배 계약재배 및 농협 물량 7만4000t을 공급하기로 했다. 특히 앞으로 일주일 동안 정부 공급 물량의 60% 이상인 4만4000t을 시중에 풀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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