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를 이탈한 신문사는 문 닫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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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를 이탈한 신문사는 문 닫아야 한다.
  • 김종서
  • 승인 2009.11.07 17:1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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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취재국장
전직 시의원 이춘부씨가 대표로 있는 ‘일간 대구경북신문사’에서 최근 본사를 상대로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및 4억8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한 적이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중재위는 정정보도와 손배 청구 요건이 안 된다고 조정했다.

직권 조정안에서 다만 ‘시 예산 2천만 원을 지급 받은 DK신문사에서 행사가 취소되면서 예산을 반납했으니 “예산 낭비는 안 했다“며 행사 이후 일어난 사실을 보도해 주도록 직권 중재했다.
본보는 중재위의 직권 안을 존중하여 그 내용을 사실대로 보도해 주기로 결정했다.
이 씨가 본사 상대로 낸 중재안은 이렇다.

지난 9월25일 DK신문과 포항축협이 공동 주최로 종합운동장에서 ‘영일촌 한우 축제’ 행사를 개최키로 하고 시로 부터 2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 받았다.
그런데 행사 당일 집단 민원 발생으로 인해 시가 행사를 전격 취소 시켰다.
취소 이유는 포항 지역의 수백 명의 영세 식육업자들이 신문사에서 주최한 한우고기 축제 행사가 자신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자 서둘러 그 행사를 취소시킨 것이다.
이 씨 신문사에서는 이날 행사장에 전국을 떠돌며 장사를 하는 잡상인 수십 명도 불러들어 70여개의 천막을 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는 행사로 인한 집단 민원이 발생하다 보니 행사를 취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신문사가 주최한 행사가 지역 영세 식육업자들의 거센 반발이 따르고, 전국을 떠도는 잡상인들까지 끌어들여 행사를 개최하려한 행위는 처음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시 직원들은 이날 행사장에 출동해 잡상인 철거 작업에 나섰다가 몸싸움이 벌어져 시청직원이 다쳐 병원으로 후송되는 불상사 까지 벌어졌다 한다.

신문사가 주민 혈세를 지원 받아 개최하려한 행사가 이 모양이 됐으니 주민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본보는 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섰다.
본사 취재기자가 이춘부씨 신문사의 당시 이길용 부사장에게 전화 인터뷰를 하여 사실 확인에 들어갔다.
당시 이 부사장은 시로부터 예산 2천만을 지원 받았으며, 행사를 위해 방송사 광고비로 500만원을 썼고, 잡상인들이 장사를 하지 못한 대가로 1천만 원을 배상으로 물어 주느라 다 써버렸다고 말했다.

행사 취소로 인해 시 예산을 낭비됐음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다.
그런데 DK신문사 대표 이 씨가 본보를 상대로 허위 보도 운운하며 신문사 명예가 실추돼 광고 영업에 막대한 피해가 따르게 됐다며 4억8천만 원이라는 거액의 손배 청구 및 정정 보도를 중재위에 요청한 것이다.
이씨의 그 같은 자세는 너무나 부당하고 어떻게 보면 뻔뻔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씨의 주장은 시 예산은 받았지만 행사 취소 이후 바로 시에 반납 했으니 예산을 낭비한 게 아니라는 논리다.

만약 본보가 사실 보도를 하지 않았다면 이씨가 시 예산을 서둘러 시에 반납했을 것인지 물어 보고 싶다.
우리 사회가 도덕과 윤리가 경제 논리에 밀리고, 진실이 왜곡, 호도되는 경향이 비일비재하여 불신풍조가 만연하는 혼탁한 사회로 전락됐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진실과 정의는 살아 있다.
만약 필자가 이씨의 신문사 명예를 고의적으로 실추 시키려 했다면 사실 보도 논조가 아니라 신문사의 시시콜콜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여 폭로성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언론은 항상 약자 편에 서야 하는 동시에 법치를 중시하고 공익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우선시 해야한다. 그것이 바로 언론의 정도로 알고 있기에 품격 있는 취재와 보도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씨가 진정 자신의 신문사 명예를 소중히 여긴 것이라면 당초부터 혈세를 지원받아 지역 영세 상인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겨 줄 수 있는 행사는 하지 말았어야 했었다.

게다가 명예를 소중하게 여겼다면 영리만 추구하려는 행사는 더더욱 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실 보도를 한 신문사에 허위 보도 운운하며 정정 보도를 요구한 것이나, 4억8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배상 청구한 행위는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뒷얘기지만 이 씨가 요청한 중재안에 대해 중재위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는 후문도 있다.
사이비 언론이 뭔가.

지역사회 균형 발전에 이바지 하는 보도 논조에는 관심이 없고, 정도를 이탈하여 개인 사익에 눈이 먼 신문을 말한다. 사주 개인 권위 세우는 도구로 이용하고 사업 보호와 영리 추구에 악용되는 신문사를 보고 사이비 언론이라 말하는 것이다.
신문사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획 했던 행사가 지역 영세 상인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왔다면 자성하는 것이 도리이다.

비판성 기사를 게재한 타 신문사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비판에 재갈을 물리는 억압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어 더더욱 삼가 할 일이다.
언론이라는 매체를 악용해 이중적 잣대로 진실을 호도하고 공익적 비판을 억압하려는 사주가 있다면 우리사회가 바로 설수가 있겠나.
이씨 신문사가 주최한 한우고기 행사에서 시 예산을 낭비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양심을 속인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적해 주고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본보의 지적 보도에 따라 이 씨 신문사에서 바로 주민 혈세 2천만 원을 시에 고스란히 반납했다는 사실은 정말 다행한 일이고, 늦게나마 바람직한 처신을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본보(경북제일신보) 또한 언론의 사명을 충실히 수행 했다고 자부한다.
만약 언론의 사명을 다할 각오가 서 있지 않은 신문사 사주가 있다면 비판을 더 받기 전에 스스로 문을 닫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 현명한 처신의 판단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지역 사회와 주민을 위해 취해야 할 언론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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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al 2009-11-11 16:29:42
포항에는 역시 김종서국장님 최고여, 시의원들의 병은 못고치는 모양이군. 현직에 계실때 그분의 권세는 경찰,판검사, 구케의원,대통령보다 권세가 더 막강했다던데? 헌직에 물러나서도 그병을 못고치는 시의원? 면서기들은 물론이고 읍면동장,시청과장,국장들마져도 시의원나으리님들께 눈도장을 찍어야하고 줄을서야 하니? 김종서국장님 옛날부터 강자에게 강함을 약자에게 한없는 약함을 보여주시던 그모습 정말존경합니다.

헌법재판소 2009-11-09 12:33:36
..

박재호 2009-11-09 10:03:01
거침없는 패기와 용기로 구석구석 정확한 보도를 통하여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
주시는 경북제일신보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날카로운 분석과 비펀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시는 김종서 기자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지금까지 해오신 것처럼 정론직필의 자세로 책임있는 언론의 모범이 되어주시고
밝은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등대가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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