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리 방파제’는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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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리 방파제’는 “모래성”
  • <기동취재팀>
  • 승인 2009.11.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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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4개월만에 침하… 부실공사 흔적 뚜렷
수십억원을 들여 축조된 이가리 방파제 일부구간에 균열이 일어나면서 침하돼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최근 축조한 북구 청하면 이가리 소재 방파제 일부 구간의 파손으로 부실공사라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 조사가 요구된다.
시가 지난 7월에 사업비 4억원을 들여 경북지역의 중견 건설업체인 H건설사가 축조한 방파제 10m구간에 균열이 생겨 파손되는 등 부실 공사를 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방파제를 보강하기 위해 주변에 쌓아둔 TTP(일명 삼발이) 및 돌덩이 수백t이 관리 소홀로 인해 바다에 밀려 들어가, 인근 어촌의 소형 어선들이 입.출항하는데 불편이 따르는가 하면 좌초 위험까지 안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익명을 요구한 방파제 축조 한 전문가는 “방파제 축조 공사를 한 지 4개월도 안 돼 균열이 생겨 파손된 것이라면 여러 가지의 원인으로 분석이 가능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기초공사가 부실 공사일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업자가 이익을 더 남길 목적으로 했거나 아니면 레미콘 회사에서 콘크리트 강도가 낮고 방파제 공사에 부적합한, 값이 싼 제품을 몰래 투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콘크리트 강도 조사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현상은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하고 공사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관계 기관의 허술한 감독도 한몫하고 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포항시가 문제의 H건설사에 또 다시 6억원 상당 들어가는 방파제 8m 축조 추가 공사(무량장 27m 포함)를 하도록 계약하고 지난달 28일 착공한 것으로 드러나 건설업자와 시 관계자의 결탁 의혹이 따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최근 축조한 방파제가 파손된 것에 대해 신속하게 진상 조사를 통해 부실 여부를 가려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방치해 놓는가 하면, 이번 문제가 불거지기 전(前)이지만 H건설사에 또 다른 추가 공사를 맡긴 것은 각종 의혹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부실 공사로 인해 방파제가 파손됐다면 그 건설사에 추가 공사를 맡길 수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전국 관급 공사에 1~2년 이상 참여 할 수가 없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가리 방파제 파손 원인이 부실 공사로 밝혀질 경우 추가로 발주된 방파제 공사 에 대한 계약 취소 여부 등 적지 않은 논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항 이동에 따른 불편을 해소키 위해 주민 숙원사업으로 벌인 이 방파제 공사가 준공한 지 4개월만에 파손되고 어선 입출항까지 불편을 겪자 인근 어민들은 부실공사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를 하고 있다.

이곳 어민들은 “주민 혈세 수억원을 들여 준공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방파제가 균열이 생겨 파손된 것은 부실공사가 분명하다”며 “공사 감독을 어떻게 해서 이 모양이냐. 또 삼발이(돌)가 축항 입구를 가로 막아 배가 다니기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자칫 충돌로 인한 어선 좌초의 위험도 있는데 포항시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실 공사라는 의혹에 대해 시공사 관계자는 “파손된 원인을 파악중에 있어 부실공사라는 섣부른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 보강 역할을 하는 TTP가 없는 상태에 센 파도에 방파제가 침하 된 것 같다”며 “시와 결탁한 일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포항시 관계자는 “방파제 축조 연결 공사를 하면서 보강해 둔 TTP를 철거한 상태에서 갑자기 불어 닥친 너울성 파도에 의해 다져놓은 사석(돌)에 침식이 일어나고 이를 견디지 못한 방파제가 내려 앉았다”며 “바람이 약해지면 입항을 번거롭게 하는 돌을 치우고 파손된 방파제를 제거하는 새로운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가리 방파제 축조 공사는 총 480m에 사업비 76억원을 들여 오는 2011년까지 완공할 예정에 있는데 축조되지 않은 잔여 구간 62m를 남겨두고 H 건설사가 추가 공사를 계속 하고 있다.
<기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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