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화 속의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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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화 속의 개
  • 김태영 기자
  • 승인 2017.12.30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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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해 무술년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

■고구려 무용총 수렵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림이다. 중국 집안 지역에 있는 무용총의 '수렵도'인데, 5세기 후반 고구려 무사들이 훈련 삼아 호랑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다.

무사들은 말을 탄 채 달려가는 호랑이를 향해 화살을 겨눈다.

북방 고구려 사람들의 거친 기상이 물씬하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 개를 발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기마 인물과 호랑이에 시선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중앙의 검정 말 아래를 보면 검은 개가 무사와 함께 호랑이를 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배도

■액운 막아주는 개 문배도조선 민화의 한 종류로 개를 그린 '문배도'(門排圖)다. 

문배도는 문에 붙이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액운을 막아준다고 믿었다.  
선의 민화에는 동물이 다양하게 등장했는데, 호랑이, 사자, 개, 용, 잉어 등이 주인공이었다. 

민화에는 모두 액을 막고 경사가 오기를 바라는 믿음이 담겨 있었으나 차차 장식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김홍도 풍속화첩 중 ‘점심’

■민초들 점심 ‘느긋한 개’조선 민초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논밭인지 작업장인지 알 수 없으나, 모두 흡족하게 먹고 마시고 있다. 

총각 하나는 술병을 들고 어른들의 시중을 기다리고, 갓난아기도 엄마 젖을 빨고 있다.

그리고, 개도 있다. 

물론 순서는 좀 기다려야 한다. 

저 선량한 사람들은 개도 배불리 먹일 게 틀림없다. 

개는 그것을 아는 듯 보채지 않고 점잖게 기다린다.  

신윤복의 ‘이부탐춘’

■개 짝짓기만 시선 고정
'이부탐춘'은 '과부가 봄빛을 탐한다'고 옮길 수 있겠다. 높다란 담장을 넘어오는 매화나무에 하얀 꽃이 만발했으니 봄이 한창이다.

그러나 과부는 매화 따윈 관심도 없다. 눈 앞에 펼쳐진 개들의 짝짓기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  두 여인이 소나무에 걸터앉아 개 한 쌍이 교미하는 걸 바라보고 있다.

한 마리는 담장 아래 개구멍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다. 과부는 소복을 하고 있으나 다리를 복잡하게 꼬고 입술은 알듯 모를 듯 미소를 흘리고 있다.

옆의 계집종은 놀란 표정으로 손은 자기도 모르게 마님의 종아리를 꼬집고 있다.

이쯤 되면 과부가 탐하는 봄빛은 그냥 봄빛이 아니다.

높다란 담장 안에 펼쳐진 질펀한 '춘정'을 즐긴다고 옮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이암의‘모견’

 

■젖빠는 새끼 ‘모견흐뭇’이게 과연 개의 표정인가 싶다.

새끼들이 어깨에 기대고 젖을 빠는 모습을 바라보는 어미 개의 얼굴이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 여인과 다르지 않다. 

조선중기의 화가 이암(1507~1566)이 그린 ‘모견도 ’(어미개와 강아지)다. 옛사람들은 집에 이런것을 걸어두고 그림과 같은 평화와 복을 기원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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