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회 지방선거 앞두고 예산 나눠먹기 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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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의회 지방선거 앞두고 예산 나눠먹기 하면 안된다.
  • 김종서
  • 승인 2009.12.0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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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서취재국장
포항시가 각종 문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미 매입한 유휴 부지를 활용하지 않고 수백억 원을 들여 신규 부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종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포항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중에 목적사업을 달성하고 남은 노는 땅들이 시내 곳곳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박물관 및 중앙 도서관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땅을 구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입장 같다. 그러나 시민들은 접근성 등 공익증진을 위해 새 땅을 물색하는 것인지, 일부 임야 지주들에게 떼돈을 안길 의도를 깔고 있는지 등을 헤아리기 어렵다.

문제는 환호공원 등 접근성이 뛰어난 시유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동해면 일대에 연오랑 세오녀 테마파크 부지 매입지로 117억원을 책정한 것이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재정 상태에서 과연 타당한 것인가를 가려 보아야 한다.

전국 곳곳에 조성한 대하드라마 세트장 테마랜드가 흉물화 되었다.
대중들이 즐겨 보았던 대하드라마 촬영장의 인기도 길어야 3년. 대중들의 기억이 희미해지면 거들떠 보지도 않는 퇴물이 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포항 주변에서 회자되는 ‘연오랑 세오녀’설화(說話)테마가 전국적 관심을 끈다는 것은 예측이 불허되는 사안이다. 대중의 관심 밖 테마랜드는 유지 보수비·관리비만 잡아먹는 흉물이 될 소지가 크다. 부지 매입비로 117억원을 책정한 것은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예산의 표본으로 비쳐진다.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은 처음부터 끝까지 숫자의 범벅이다.
일반 국민이나 시민들은 아무리 들어다 봐도 숫자 뒤에 깔려있는 공무원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는 의원들의 전문성도 떨어져 견제 기능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 예산 심의가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의원들끼리 나눠먹기 할 수 있도록 집행부가 밥상을 차려주는 경우도 흔하다고 한다.
타협과 야합의 예산이 편성된다는 것이다.
민선 4기 막판에 급행성 예산이 편성된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포항시의회는 집행부의 예산안에 대해 완급을 철저히 가리는 등 준엄한 눈으로 심의해야 할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최근 포항시의회는 내년 당초 예산과 추경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매년 그랬듯이 형식만 갖추는 겉핧기 심사를 하는 것인지 두고 볼일이다.
내년 8월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칫 선심성 예산 나눠먹기식 심사는 더더욱 해서 안된다. 시의원들의 겉핥기 심사는 결국 주민들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도 성남시가 3천222억원 들여 만든 신청사가 ‘호화청사’논란을 빚은 것을 계기로 주민의 혈세를 펑펑 쓰는 ‘철없는 지자체’들의 한심한 예산 집행사례들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지자체들이 ‘대박’의 꿈에 젖어 눈먼 사업을 추진하다가 ‘쪽박’을 찬 대표적 사업이 ‘대규모 드라마 세트장 건설’과 각종 박람회다.

강원도 횡성군은 지난 2004년 SBS대하드라마 ‘토지’촬영을 위해 도비와 군비 39억원들여 ‘횡성테마랜드’를 조성했다 한다.
세트장 조성이후 2005년 8만 3천명에 달하던 방문객이 2007년 3만 1천명으로 급감했고 2008년에는 방문객이 아예 없어 운영을 중단했다 한다.

엉터리 수요 예측과 엉터리 예산 쓰기의 합작에 주민혈세 4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강원도 횡성군의 시행착오가 빚어지는 가운데 재정 자립도 23%에 불과한 충북 제천시가 ‘태조왕건’세트장 건설에 용감하게 나섰다가 망신을 당했다.

사유지에 12억원을 들여 세트장을 만드는 명분은 관광객 유치.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 세트장 보수비로 한해 4천만원씩 지출하면서 공무원 3명, 희망근로자 2명을 배치했다.
세트장 안에서 도토리묵을 팔던 식당은 폐업한지 오래고, 화장실도 고장팻말과 자물쇠가 걸려 있다고 한다.
‘혈세먹는 하마’ 꼴불견 전시 행정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충북 괴산군의 경우를 살펴보면 주민들의 혈세를 쌈지돈 쓰듯 마구 뿌린 낭비성 예산 집행의 대표적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괴산군은 지난 2005년 “전체 군민(郡民) 4만명이 함께 지어 먹을 수 있는 세계 최대 솥을 만들겠다”며 초대형 가마솥을 제작했다.

군민을 대상으로 ‘고철 모으기 운동’을 펼치고 군예산 5억원을 들여 지름 5.68m, 높이 2.2m로 무게만도 45t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솥을 만들었다.
쌀 50가마를 넣어 밥을 지어보니 밑부분은 타고 윗부분이 설익었다. 밥을 한번 제대로 짓지 못하고 애물단지로 전략했다 한다. ‘개그콘서트’의 소재가 될법한 일들이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전국 지자체들의 시행 착오를 일별해 보는 것은 포항시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일들이 없는가를 살펴보자는 뜻이다.
낭비적 예산을 절약해 잘 사용한다면 소년소녀가장들은 물론 독거노인돕기등으로 불우한 이웃을 더욱 많이 돌볼 수 있고 많은 일자리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포항시의회의 존재 이유는 시민들을 대신해서 시민이 낸 세금을 지키는 일을 맡기 위해서다. 시의원들은 포항시 예산을 적재적소에 아껴 쓰도록 감시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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