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용 고등어추어탕에 농약 넣은 전 부녀회장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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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용 고등어추어탕에 농약 넣은 전 부녀회장 구속
  • 안경희 기자
  • 승인 2018.04.24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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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한 냄새 나자 맛보던 부녀회장 쓰러져…대형사고 막아

속보=포항에서 마을행사용 음식인 고등어추어탕에 농약을 넣은 A(68·여)씨가 경찰에 구속됐다.

포항남부경찰서는 마을 공동취사장에 조리해 둔 고등어추어탕에 농약을 넣은 혐의(살인미수)로 이 마을 전 부녀회장인 A씨를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1일 오전 4시께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1리 마을공동취사장에 몰래 들어가 미리 조리해 둔 고등어추어탕에 농약(150㎖)를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고등어추어탕은 매년 호미곶면 10여개 마을이 공동으로 여는 돌문어 수산물축제를 맞아 지역 노인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전날 끓여 둔 것이다.

농약 투입 사실은 이날 오전 5시께 부녀회장 B씨 등이 행사장으로 가져가기 위해 작업장에 들어섰다 역한 냄새를 느끼고 맛을 보던 중 B씨가 구토와 함께 어지럼증을 일으켜 경찰에 신고됐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다행히 이상 증상이 없어 귀가 조치됐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분석하고 탐문수사를 통해 A씨를 사건발생 14시간만에 붙잡았다.

또 경찰은 A씨 집에 보관 중이던 잔여 농약과 범행 시 농약을 담아 옮기고 현장 주변에 버린 용기(드링크병) 등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은 감정을 통해 A씨가 보관 중이던 농약이 고등어추어탕에 놓은 농약과 동일 성분임을 확인했다.

특히 A씨는 최근 부녀회장 교체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알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부녀회장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재선됐으나 지난달 갑자기 사퇴했다.

경찰은 A씨가 이 과정에서 부녀회원 및 지역주민들과 알력이 생겨 독극물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상주 농약사이다와 청송 농약소주 사건 이후 농약제조업체에서 무색무취한 농약에도 악취 성분을 첨가하고 있어 이번에 대형 인명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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