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찍어치기 타법 대반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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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찍어치기 타법 대반전 노린다
  • 정리=김기환 기자
  • 승인 2010.04.1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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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호’ 홈런은 하라감독에게 주는 ‘무언의 항의’
지난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0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8회 말 대타로 출전해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절치부심. 타격감 유지를 위해 특타까지 자처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이승엽이 기다리던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렸다고 ‘스포츠 서울’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시즌 1호 홈런이라는 의미 외에도 지난 14일 한신전에서 보여준 이승엽의 스윙은 슬럼프 탈출을 알리는 완벽한 스윙이 동반됐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전했다.

첫 홈런을 터뜨린 후 이승엽은 일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홈런이 나왔다는 것은 이승엽의 타격감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는 의미다. '이승엽 표' 스윙은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도 특유의 찍어치기로 타구에 회전을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점이다. 지바롯데 시절 그를 일본 최고의 타자로 성장시킨 SK 김성근 감독은 "(이)승엽이의 다운스윙은 엄청난 폭발력을 갖고 있다. 하체가 단단하기 때문에 타이밍이 조금 늦다 싶어도 타구를 담장밖으로 날려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터뜨린 홈런을 예로 들며 "타격감이 무척 안 좋았지만. 제대로 찍어쳤기 때문에 맞는 순간 넘어간다는 것을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 날 이승엽의 스윙이 바로 '그 때 그 다운스윙'이었다.

'차세대 미스터 자이언츠'로 손꼽히는 다카하시 요시노부에 밀려 대수비나 대타로 출장하는 신세지만. 이승엽은 무던히 칼을 갈았다. 이날 역시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도쿄돔에 나와 특타를 하는 등 '반드시 찾아올 기회'를 노렸다. 그 기회는 '8회'에 찾아왔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각종 국제대회에서 이승엽은 모두 8회 경기 흐름을 단번에 끌고 오는 홈런을 때려냈다. 그 강렬한 인상 덕에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줬고. 타격감은 시즌까지 이어졌다.

이승엽은 "오랜만의 홈런을 쳐서 기쁘다. 항상 준비하고 있고. 몸 상태는 좋은 편이다"며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단순한 미소가 아닌. 하라 감독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려는 비장함이 묻은 미소였다.
한편 이승엽(34)의 시즌 첫 홈런포에 소속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다쓰노리(52) 감독도 적지않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 <스포츠닛폰>은 15일 '거인에 광명, 13타수 1안타였던 대포에 대망의 일발'이라는 제목으로 이승엽의 홈런을 보도하며 하라 감독이 "이승엽에게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후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승엽에 대해 냉정한 평가로 일관했던 하라 감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이승엽에 대한 언급은 다소 이례적이다. 앞으로 이승엽의 기용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정리=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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