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림 원인 각양각색…무심코 지나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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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떨림 원인 각양각색…무심코 지나치지 마세요
  • 허 정 욱 건강증진의원장
  • 승인 2018.06.16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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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증상 정확히 파악…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5가지

파킨슨병 ‘안정떨림 ’주로 생겨
가만히 있을때 떨림증상 심해
본태떨림,손 떨림 유발 큰 원인

글씨쓰기 등 특정 작업 때 떨림
정신과적 질환에 의해 떨리기도
위장관운동개선재 약물도 유발

손 떨림은 이를 유발하는 원인별로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다

손이 떨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순히 긴장한 탓일 수도 있고 반대로 심각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손 떨림이 한손에만 나타나는지 아니면 양쪽에서 나타나는지, 어떤 행동을 할 때 심해지는지 등 몇 가지 힌트로 원인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 먼저 파악해야 할 5가지 증상

손 떨림의 원인을 진단하려면 손 떨림 증상을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5가지를 소개한다.

<주의 깊게 봐야 할 5가지 증상>
1. 손과 함께 다른 신체 부위도 떨리지 않는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턱, 혀, 머리, 다리 등에도 떨림이 있는지 살핀다.

2. 손 떨림이 한쪽 손에서 관찰되는지 양쪽 손에서 대칭으로 관찰되는지 확인한다.

3. 안정떨림인지 활동떨림인지 확인한다. 안정떨림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발생하는 떨림이다. 움직임이 시작되면 떨림이 사라진다. 반대로 활동떨림은 몸을 움직일 때 발생하는 떨림이다.

4. 손 떨림의 빈도가 얼마나 잦은지 확인한다.

5. 손 떨림의 진폭이 얼마나 큰지 확인한다. 진폭이 큰 사람은 새가 날개 짓 하듯 크게 손을 휘저으며 떨기도 한다.

■ 손 떨림 주요 원인 7가지
1. 파킨슨병 - 뇌 신경전달물질 부족으로 근육 경직이 생기는 질환 
▸안정떨림이 많음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비비는 듯한 손 떨림
▸한쪽 손에서 먼저 증상이 생기고 이후 반대 손에서도 증상이 나타남.

파킨슨병은 몸동작에 관여하는 뇌의 신경절달물질 ‘도파민’이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손 떨림이 동반되는데 몸을 움직이지 않고 안정된 자세에서 손이 떨리는 ‘안정떨림’이 주로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환자의 75% 이상은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 떨림 증상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단, 안정떨림과 활동떨림이 동시에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또한 떨림이 비대칭적으로 한쪽 손과 팔, 다리에서 시작해 반대쪽 손과 팔, 다리에도 나타난다.

정 교수는 “왼쪽이나 오른쪽 팔, 다리에서 증상이 생기고 몇 개월 혹은 1~2년 뒤 반대편에도 나타난다”며 “하지만 한쪽의 떨림이 유난히 심하다”고 말했다.

일부 환자는 엄지와 검지를 맞대고 비비는 듯한 손 떨림 동작을 보인다는 특징도 있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환약을 쥐고 굴리는 형태의 떨림이다.

손 떨림 외에 몸이 전반적으로 굽고, 걸을 때 한쪽 발을 끌거나, 팔 한쪽을 눈에 띄게 덜 흔들 경우 파킨슨병일 확률이 높다.

정선주 교수는 “파킨슨병이 생기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있는 모든 관절이 굳어 몸이 굽는다”며 “건강한 사람은 걸을 때 팔을 30~50도 간격으로 흔드는데 이런 증상이 없고 팔을 로봇처럼 몸에 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표정이 점차 없어지기도 한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성분의 약을 먹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회복된다.

2. 본태떨림 -  소뇌의 운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생기는 떨림
▸활동떨림이 대부분▸자세떨림과 의도떨림 동반 ▸머리 떨림과 목소리 떨림 많고 일부는 몸통 떨림과 다리 떨림도 있음​

본태떨림은 손떨림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소뇌의 운동 조절 능력 기능이 떨어져서 생긴다.

정선주 교수는 “전체 인구의 약 0.7%, 65세 이상 노인은 4.6%가 겪을 정도로 비교적 흔하다”고 말했다. 팔을 뻗고 있는 자세를 취했을 때, 특정 물체에 손을 갖다 댈 때 떨림이 심해지는 자세떨림, 의도떨림이 동반된다.

손뿐 아니라 머리나 목소리가 떨리는 증상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일부는 몸통과 다리도 떨린다. 정 교수는 “증상이 심해 글씨 쓰거나 식사 하거나 옷 입는 등의 일상생활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본태떨림을 진단하는 특정 검사법은 아직 마련된 게 없다.

따라서 소변 검사, 혈액 검사,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다른 원인 질환이 없는지 파악하고 떨림 양상 등을 자세히 관찰해 의사가 진단한다.

본태떨림이 있는 환자의 73%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교감신경을 안정화하는 ‘프로프라놀롤’이나 ‘프리미돈’이라는 약물을 주로 쓴다.

증상이 심하면 소뇌의 운동회로를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뇌심부를 자극하거나 일부 손상시켜 재생을 유도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정 교수는 “수술하면 환자의 90% 이상이 큰 효과를 본다”고 말했다.

3. 생리적 떨림 - 흥분하거나 피곤할 때 나타나는 떨림
▸자세떨림을 보임 ▸양손에 생김
정선주 교수는 “건강한 사람에게 떨림이 나타나는 경우”라며 “화가 나 흥분하거나 피곤하거나 불안해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손이 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신 후 카페인 성분에 의해 교감신경이 흥분되고 손이 떨리는 것도 생리적 떨림에 속한다.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4. 심인성 떨림 - 정신과적 질환에 의해 생기는 떨림
▸안정떨림, 활동떨림 모두 보임 ▸증상이 변화무쌍함▸갑자기 생겼다가 갑자기 사라짐
▸특정 사건을 겪은 후에 발생하는 경우 많음
불안증 등 정신과적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손 떨림이다.

배우자의 외도 등 충격을 가져다 준 특정 사건을 겪은 후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손 떨림 강도가 매우 다양하다. 정선주 교수는 “떨림이 갑자기 생겼다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고 빈도도 환자별로 다르다”고 말했다.

단, 숫자를 거꾸로 세게 하는 등 정신을 다른 곳으로 집중하게 했을 때 손떨림이 사라지기도 한다.

떨림 자체를 완화하는 약물을 쓸 수 있지만, 상담 등을 통한 정신과질환 치료를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

5. 작업특이성 떨림 - 특정 작업할 때만 떨림, 원인 불분명
▸글씨 쓰기, 악기 연주하기 등 특정 동작을 할 때 나타남
필기구를 쥐고 글씨를 쓸 때, 휴대폰으로 문자를 작성할 때, 악기를 연주할 때 등 특정 작업을 할 때만 손이 떨리는 것이다.

정선주 교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글씨 쓸 때만 손이 떨리는 것을 ‘글씨 떨림’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심한 사람은 이로 인해 은행 일이나 부동산 일 등을 아예 보지 못해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을 입는다”고 말했다.

본태떨림처럼 교감신경을 완화하는 약물 치료를 하거나 보튤리늄 독소 주사치료를 한다.

6. 약물 유발성 떨림
▸활동떨림, 안정떨림 등 다양하게 나타남
▸일상이 어려울 정도로 증상이 심할 수 있음
다양한 약물이 손 떨림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약물이 위장관운동개선제인 ‘레보설피리드’와 ‘메트클로프라미드’이다.

정선주 교수는 “특히 레보설피리드 처방이 늘어나 주의해야 한다”며 “레보설피리드는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해 손 떨림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노인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다행히 원인 약물을 중단하면 떨림도 사라진다.

7. 그 밖의 내과질환 - 갑상선기능항진증, 요독증, 간경병증
일부 내과질환에 의해서도 손 떨림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요독증, 간경변증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체내에 과도하게 생성되는 질환으로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미세한 손 떨림이 생길 수 있다.

겨울에도 더위를 자주 느끼고, 맥박이 빨라지고, 대변 횟수가 증가하고 불안함·초조함을 자주 느끼고, 눈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있으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일 확률이 크다.

요독증은 당뇨병 등에 의해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서 체내 요독이 원활히 배출되지 못하는 질환이다.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병증도 손 떨림을 유발할 수 있는데, 역시 체내 독성물질을 분해해야 하는 간이 제 기능을 못 해 독성물질이 쌓이고, 이것이 뇌세포 기능을 떨어뜨리는 게 문제가 된다.

세 가지 질환 모두 혈액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간단하게 진단이 가능하며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손 떨림도 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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