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대한민국' 제작진은 중졸의 트럭 운전기사 임성모(57) 씨가 명문대 학생 등 쟁쟁한 출연자들을 모두 물리치고 44대 퀴즈 영웅이 돼 상금 4천만 원을 획득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임씨는 앞서 같은 프로그램에서 두 번 우승에 도전한 바 있으며 세 번째 도전에서 이 프로그램이 10개월 만에 배출한 퀴즈 영웅이 됐다.
임씨는 가난한 집안 환경 속에서 동생 넷을 공부시키기 위해 일찍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던 임씨는 공부에 대한 미련으로 항상 퀴즈 프로그램을 챙겨보고 신문과 잡지 등 각종 자료를 발췌해 노트에 정리하며 공부했다.
하루에도 십 수 시간씩 운전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야 하는 고된 트럭 운전일에도 그는 신호대기 시간, 잠깐의 휴식 시간 등 짬나는 시간마다 정리한 노트의 내용을 반복해서 외우며 퀴즈영웅의 꿈을 키웠다.
3회 출전하는 내내 가족 이야기만 나오면 눈시울을 촉촉이 적셨던 임씨는 "내가 배움을 포기한 건 괜찮지만 넉넉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두 딸을 대학교에 보내지 못한 것은 평생 한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굴러다니는 백과사전'이라는 뜻의 '굴백사'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퀴즈 영웅이 되기까지 5년간 노트 12권을 정리하며 공부했다.
그는 "발해부터 조선시대까지 왕 이름은 기본이고 각 나라의 대표적인 강 길이에, 올림픽, 월드컵의 주최국과 마스코트까지 모두 외웠다"고 말했다.
'퀴즈 대한민국'에 이어 '1 대 100'과 '우리말 겨루기'의 우승에 도전하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퀴즈영웅 등극으로 저학력 출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금이나마 허물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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