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박근혜 '정면충돌'…경주발 '압력-폭로'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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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박근혜 '정면충돌'…경주발 '압력-폭로' 확전
  • 뉴시스
  • 승인 2009.04.0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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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의 '선거 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한나라당 내 계파간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경주 지역 4·29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친박 성향 정수성 예비후보가 지난달 31일 "이 전 부의장이 29일 이명규 의원을 보내 사퇴를 권유했다"고 폭로하면서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것.

이 전 부의장은 1일 기자들과 만나 "그냥 이 의원에게 가서 들어보라고 했을 뿐"이라며 "이 의원은 정 후보하고 처음 만났는데 무슨 말을 했겠느냐"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오히려 증폭되는 모양새다.

친박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라며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정면 비판했다. 언행이 신중한 편인 박 전 대표의 평소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언급이다. 그만큼 이번 파문을 바라보는 친박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방증인 셈이다.

반면 친이계의 안경률 사무총장은 "이 전 부의장이 다른 일도 바쁠텐데 사퇴를 종용했다는 얘기는 안 맞다고 본다"며 "이명박 정권이 경제 살리는 일에 올인하고 있는 마당에 계파 논쟁이라는 것이 박 전 대표에게 과연 좋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의장이 의혹에 중심에 서 있고, 박 전 대표가 직접 비판에 나섰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재오 전 의원의 귀국과 당협위원장 교체, '박연차 리스트' 수사를 비롯한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만큼 계파 갈등이 확전일로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사퇴 종용에 대해서는 정 후보가 빠른 시일 내에 상세한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29일 당시 정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밝힐 경우 논란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파문으로 양측의 소통 창구가 상당 기간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하던 이 전 부의장이 논란과 결부되면서 양측간 신뢰 손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전 부의장은 지난 2월말부터 친박계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하면서 양측의 대화 통로 역할을 자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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