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직접 전화걸어 100만$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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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직접 전화걸어 100만$ 보내라”
  • 뉴시스
  • 승인 2009.04.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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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박연차 진술확보… “130명 동원 환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친형 건평씨의 '권력형 비리'로 인해 구속되면서 외부 활동을 중단한 채 칩거에 들어간 가운데 5일 오후 선진규 봉화산 정토원장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큰스님, 태고종 총무원장인 운산 큰스님 등이 노 전 대통령 방문을 마치고 사저를 나서자 노 전 대통령이 배웅을 하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구속 기소)이 2007년 6월 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를 보낸 뒤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도와줘서 고맙다”는 답례인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또 “돈을 보내기 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100만 달러를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뒤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와 골프장 직원 130여 명의 명의를 이용해 원화를 100만 달러로 환전했다. 1인당 1만 달러 이상을 환전할 경우 환전한 사람의 신상 명세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되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박 회장은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청와대로 보내 정상문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에게 1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전달했으며, 박 회장 자신은 노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청와대에 출입한 기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 및 정황을 토대로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넨 100만 달러가 뇌물이라고 보고, 돈의 전달 과정에 관여한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10일 오전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 APC의 자금 500만 달러를 송금받은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를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자택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날 오전 체포했다. 검찰은 연 씨를 상대로 노 전 대통령이 500만 달러 송금 과정에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한 뒤 연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2007년 12월∼2008년 1월 연 씨와 함께 박 회장을 만나 500만 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LG전자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는 노 씨는 금명간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박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측 간 금품 거래가 일부 확인됨에 따라 연철호씨에게 건네진 500만 달러(50억 원)의 정체를 규명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씨와 노 전 대통령 측은 이 돈을 ‘순수한 투자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요구해 받은 돈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다만 “APC 비자금 계좌도 관련돼 있어 자료 분석 결과에 비춰 진행하고 있다”며 좀 더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검찰은 또 지난해 태광실업에 대한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박 회장에 대한 구명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 회장은 박 회장과 오랜 친분을 이어왔으며 세무조사 당시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과 함께 대책회의를 가진 의혹을 사고 있다.

검찰은 또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이 박 회장에게서 백화점 상품권 5000만 원어치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주 안 최고위원을 소환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안 최고위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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