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절차없이 변경 아쉬워
급식과 교육내용 불균형 노출
복지정책 소외계층 없게 해야
지난 10월 포항시는 사립유치원 전면 무상급식, 어린이집 무상보육 전면시행, 중·고등학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복 등 3무(無) 교육복지를 본격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복지정책은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이다.
‘공교육 비용은 국가책임’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과도 일맥상통하기에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이다.
그러나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다.
본 의원은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경북도와 경북교육청이 초·중등학교의 무상급식을 읍면지역에서 동지역까지 확대하면 상대적으로 포항시는 교육경비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이 비용을 어떻게 사용할지 사회적 논의를 거쳐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얼마후 아무런 공론화 절차도 없이 3무(無)정책이 발표됐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3무(無)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론화 절차를 거쳤다면 국공립유치원생이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포항시는 올해 9월 1일을 기준으로 국공립유치원은 56개, 사립유치원은 57개가 있다. 재학원생수는 국공립 1천311명, 사립 7천148명이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대로라면 사립유치원에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해 원생들의 급식을 현물로 지원하게 되지만, 국공립유치원생은 제외된다.
많은 학부모들께서 국공립유치원은 급식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국공립유치원에 지원되는 누리과정 6만원과 방과후과정비 5만원을 합한 11만원 중 재량으로 쓸 수 있는 6만원 가량을 대부분의 국공립유치원들이 급식비로 우선 지출하고, 나머지 5만원으로 교육과정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립유치원(누리과정 22만원, 방과후과정 7만원 합계 29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최상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여건에 대해 지역사회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해야 했지만, 포항시는 민감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말았다.
이번 포항시의 정책은 포항의 아이들이 어느 유치원에 다니느냐에 따라 급식과 교육내용에 불균형을 만들 수도 있다.
동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무상급식에서 제외되었던 불합리한 정책이 또다시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립유치원 무상급식에 투입되는 29억원은 현재 동지역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위해 지원되는 비용 중 경북도와 경북교육청의 동지역 초·중등학교 부담으로 인해 감소되는 비용이다.
이 비용을 사립유치원에만 투입한다면 보편적 복지에 투입되던 비용을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게 되는 결과도 초래하게 된다.
포항시는 지금이라도 사립유치원 무상급식을 포항지역 유치원 무상급식으로 변경해야 한다.
계획된 예산 29억원을 사립유치원생수로 단순 계산하면 원생 1인당 한해 40만5천710원 가량의 무상급식 혜택을 봅니다.
여기에 국공립유치원생수를 곱하면, 연간 5억4천만원 가량만 추가로 투입하면 포항지역 유치원은 모두 무상급식을 할 수 있다.
포항은 거의 대부분의 국공립유치원이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다.
방학기간이 길고, 이미 실시하고 있는 학교급식과 물류비용이 연계되며, 100명 이하 소규모 초등학교의 병설유치원은 이미 무상급식을 하고 있어 포항시 부담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유치원 무상급식 시범사업을 국공립유치원이 먼저 해보는 것도 정책의 순서로 여겨질 정도이다.
포항시의 3무(無)는 대화 없고, 소통 없고, 고민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3무(無) 정책 중 무상급식 뿐만아니라 무상교복 또한 조례도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더 큰 문제는 포항사랑상품권 연계 등과 같은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없다는 것이다.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고 고민했다면 좋은 일을 하고도 아쉬움의 평가를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3무(無)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포항지역 유치원생 모두가 무상급식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공립유치원도 무상급식 정책에 포함시켜 줄 것을 주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