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영(29)이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챔피언에 등극했다.

여배우가 드레스 대신 트렁크를 입고, 여우주연상 트로피 대신 복싱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시영은 팔짝 팔짝 뛰며 기뻐했다.

이시영은 3월 17일 오전 11시 경북 안동시 안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48kg급(2분 4라운드) 결승전에 출전, 성소미(16)를 상대로 3회 RSC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시영은 이번 대회 48kg 출전자 중 최고령이다.

이시영의 상대인 성소미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수영 금메달리스트 정다래의 ‘동현이’로 이름을 알린 복싱 유망주 성동현의 친동생으로 전남 순천 청암고 1년생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져도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이시영은 홍수환 관장과 함께 몸을 풀다가 “홍코너 홍수환 스타체육관 이시영”이란 소개와 함께 링에 올랐다. 이시영은 다부진 표정으로 상대를 매섭게 바라봤다.

이시영은 강하게 돌진, 긴 리치를 활용해 원투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169cm의 큰 키에서 뻗어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위력적이었다. 이시영의 스트레이트를 피한 성소미가 클러치를 시도했지만 정확하게 얼굴에 스트레이트를 꼽았다.

이시영은 2회에는 성소미를 강하게 압박해 스탠딩 다운을 얻어내기도 하는 등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이시영은 3회에도 경기를 압도해 또 한 차례 스탠딩 다운을 얻어 3회가 끝나자 RSC승을 거뒀다. 이시영의 선전에 객석에선 함성이 터졌다. 홍수환 관장은 “잘한다. 우승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시영은 오른손이 심판의 손에 이끌려 높이 들리자 팔짝 팔짝 뛰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주최측은 이시영에 쏠린 관심을 고려해 경기가 끝나자마자 시상식을 가졌다.

경기가 끝난 뒤 이시영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홍 관장은 “정말 잘했다”며 등을 두드렸다.

지난해 이시영은 여자 복싱선수가 주인공인 단막극에 캐스팅되고 그 이후로 복싱을 시작했다. 현재 드라마는 무산됐지만 복싱을 계속 놓지않고 지난해 11월 사회인 복싱대회인 KBI 전국 생활체육 복싱대회 48㎏급에도 출전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2월 서울지역 아마복싱대회인 제47회 신인 아마추어 복싱전에 출전해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시영은 당초 주연을 맡은 영화 ‘위험한 상견례’의 개봉 일정 때문에 이번 대회 출전이 불투명했다. 하지만 대회에 맞춰 매일 땀을 흘린 이시영은 출전을 강행했다.

지난 14일에는 안동에서 계체를 통과한 뒤 서울로 가서 영화 시사회에 참석했다. 다음 날 안동으로 내려와 대회를 준비하고 16일 경기를 마친 뒤 다시 서울에 올라가 영화 홍보를 위해 라디오에 출연했다.


■ 전국복싱대회 우승 후 바뀐 이시영의 ‘이색’ 프로필
이시영 프로필이 화제다.
제7회 전국여자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 대회서 우승한 이시영은 이제 ‘복서’로도 이름을 날리게 됐다.

주요 포털 등의 프로필 수정 내용을 살펴보니, 수상 내역에 복싱선수권 대회 성적만이 명시된 것.

이를 발견한 팬들은 “전국체전에도 나가서 권투선수로서도 명성을 떨치기 바란다”며 “배우로도 복싱선수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기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