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대구 달성군의 비슬산 참꽃축제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표의 구두소리가 토함산을 휘감아 돈 듯한 ‘놀라운 결과’가 경주에서 빚어졌다.
4.29 경주 재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악수하는 사진 한 장 달랑 내건 무소속의 정수성후보가 거당적인 지원을 받은 정종복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정종복 후보의 장밋빛 공약도 박풍(朴風)에 젖어드는 경주의 표심(票心)을 되돌릴 수 없었다.
‘놀라운 투표율’로써 ‘박근혜의 힘’이 연출된 이튿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상경(上京)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시 참여정부평가 포럼 강연에서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해외신문에서 그렇게 나면 곤란하다는 겁니다”며 야유성 발언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서너차례 폄하했다.
쉽게 풀이하면 독재자의 딸이 야당지도자로서 거들먹거리니 볼썽 사납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발언으로 이재오 전의원도 자주 주목을 받았다.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한나라당은 망한다”, “유신시대의 역사적 과오에 대해 박근혜는 사과해야 한다”며 공박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20년 동안 사과는 셀 수 없을 만큼 했다. 몇 번을, 몇 년을 더 해야 하냐”며 응수했다.
주권자인 표심의 관찰력은 종합적인 안목을 보여주고 있다. 소위 민주화 사업자들의 일방적 비난에 동의하지 않는다. 많은 국민들은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였을 때 ‘멕기가 벗어진 넥타이 핀, 허옇게 헤어진 허리띠, 허름한 세이코 시계’를 차고 있었다는 것은 기억한다.
또 한일 국교정상화로 들여온 달러로 경부고속도로·포항제철을 세워 번영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것도 알고 있음은 물론이다. 노전대통령처럼 1억원 넘는 시계를 선물로 받는 탐욕은 없었다.
‘독재자의 딸’이 ‘선거의 여왕’이 되는 것이 포퓰리즘(대중 영합주의)이 아닌 것 만은 확실하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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