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수돗물 시내전역 확산 “市, 미온적 대처” 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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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은 수돗물 시내전역 확산 “市, 미온적 대처” 주민들 분노
  • 최종태 기자
  • 승인 2019.08.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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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간수치 음용기준” 의례적 변명 … 불안 심리 해소못해

수돗물 검사항목, 대구시처럼 확대해야
포항시 남구 오천읍 등 시내 전역에  검붉은 수돗물로 인해 정수 필터 변색과 교환 주기가 급속히 단축된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등 시내 전역에 검붉은 수돗물로 인해 정수 필터 변색과 교환 주기가 급속히 단축된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등 일부지역에서 시작된 검붉은 수돗물 파동이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포항시의 미온한 대처로 피해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정수필터가 변색되고 악취가 나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시의 늑장 대처로 행정당국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오천 부영아파트에서 시작된 수돗물 관련 민원은 상대동,해도동,죽도동,대이동, 청림,제철동,동해면 등 포항시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14일 현재 포항지역 수돗물 필터 변색에 따른 주민 신고는 433건 접수됐는데, 오천읍이 408건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 25건은 상대동과 죽도동 등이다.

특히 오천읍 부영아파트(1차~5차)에서는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가 변색됐다는 피해신고가 있따르고 있다.

주민들은 “1분간 수돗물을 틀고 물티슈를 갖다 댄 결과 확연하게 얼룩이 나왔다”면서 “욕조에 수돗물을 받았다가 물을 빼면 적갈색의 얼룩이 남았다"고 말했다.

피해가 늘어나자 시는 수돗물 원수에 미량 포함된 망간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고 해명했다.

시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고성능 필터가 아닌 가정에서 흔히 쓰는 물티슈로 수돗물을 걸러도 금방 검붉은색 수돗물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주민들은 공급되는 수돗물 자체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 소홀한 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포항시가 망간 수치가 수돗물 음용기준을 넘어서지 않았다는 의례적인 입장만을 밝힐 뿐 구체적인 수치 등을 발표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해주지 못하고 있다”며 “망간뿐만 아니라 구리·아연·알루미늄 등 법으로 규정된 먹는 물 수질검사 항목 59개의 검출 수치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수돗물 이상 사태 발생 초기에 학교 급식 중단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시는 두 달이 지나도록 손을 놓고 있다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지난 10일 뒤늦게 수질검사를 시행함으로써 비난을 사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해 민원이 확산되자 포항시는 뒤늦게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수돗물 이상 신고 창구를 개설하고 외부 전문기관에 원인분석을 의뢰키로 했다.

시는 수돗물 민원이 접수된 35건에 대해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구리·망간 등 6개 항목에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수돗물 검사항목 확대하라
하지만 포항 수돗물의 검사항목이 타 도시에 비해 지나치게 적어 검사결과에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수돗물 파동을 계기로 포항 수돗물의 검사항목 확대 등 수질 검사 메뉴얼의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포항시는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인 환경부의 지정을 받아 운영하는 방식으로, 최대 59개를 분기별로 검사하고 있다.

반면 인근 대구시는 법으로 규정된 먹는물 수질검사항목 59개 이외에도 환경부 감시항목 25개 항목과 대구시 자체 감시항목 91개를 추가해 모두 175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어 큰 대조룰 보이고 있다.

노후 수도관 교체 시급
한편 시는 낡은 수도관이 누수는 물론 수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수도관 교체사업을 실시해오고 있지만, 예산부족으로 사업이 지체되고 있다.

노후관으로 분류되는 수도관은 650㎞에 달하고, 이들 관로를 모두 교체하는데는 2035년까지 15년의 오랜 시간이 걸리며, 1천 830억여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정도로 사업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시는 당장 오는 2024년까지 493억원을 들여 노후 수도관(82㎞) 교체작업을 실시하고, 52개소의 블록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수율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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