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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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
  • 유수원
  • 승인 2009.05.1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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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정신의(精神醫)가 ‘배신(背信)’이라는 책을 썼다. 널리고 널린 배신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다시 창궐하고 있다. 아름다운 연애를 증오로 종식시킨 배신에서부터 국민의 소중한 한 표로 모신 대통령의 배신까지 ‘믿음과 의리를 저버림’을 당대 최고의 명사들을 인터뷰해서 전격해부 했다고 한다.

첫머리에 김용철 변호사가 등장한다. 김용철씨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삼성그룹 법무팀의 핵심으로 재직했다.

그는 “삼성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검찰·재경부·국세청을 관리했다. 나는 떡값배달에 관여했다”고 폭로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반항의 DNA가 있다면서 “사육되기 싫어서 삼성비리에 대한 내부고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속했던 삼성그룹의 입장에서 보면 배신이지만 사회나 국가라는 더 큰 집단의 입장에서 보면 불의를 고발한 선행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김씨는 삼성근무 7년동안 연봉·성과금·스톡옵션등 102억원을 받았다.

퇴직 후에는 3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매달 2200만원씩 8억원 가량 받았다. 고문료가 끊기자마자 폭로에 나섰다.

많은 사람들은 ‘삼성공화국’을 개혁하기 위한 폭로이기보다는 ‘빨대’가 제거되자 비리를 까발린 배신행위로 치부했다.

최근 ‘바보 노무현’이 ‘영악한 노무현’으로 비쳐져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낀다.

7년전 대선(大選) TV토론때 끔찍이 아꼈던 부인에게 600만달러를 받은 것의 모든 총대를 메라고 하는 듯한 언행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아들과 딸에게 집을 사주는 것, 즉 ‘자연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돈이라며 수뢰성을 회피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란 체통을 헌신짝 처럼 버리고 국민과 지지자들에게 “이제 나를 버리시라”고 말했다. ‘버릴 대통령’을 모셔온 국민들의 꼴이 말이 아니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지는 싸움에 번번히 나섰다는 ‘바보’에 열광했던 ‘노사모’들이 ‘생계형 범죄’라며 긴급구조에 나섰다. 천박한 언행에 경악했던 일부 보수층들은 동정심을 유발하는 ‘수동적 공격’을 경계하고 있다. 보수신문들도 덩달아 “노무현을 용서하라”는 칼럼을 실었다. 기소하지도 말고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땅의 정치에서 지우자고 주장했다. 국가적 체면을 생각해서 ‘덮자’는 것이다.
뉘우치지도 않는 사람을 용서하자는 것이 앞뒤가 맞는 소리일까. 사태전개가 참으로 궁금하다.
유수원(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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